사물인터넷



요즘 사물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애플이 사물인터넷을 겨냥한 홈킷을 발표하고, 인텔은 사물인터넷에서 쓸 수 있는 동전만한 작은 컴퓨터를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클라우드 비스인 MS애저에 사물인터넷 기능을 연동시키며 본격적인 시장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그러니까 IoT가 되면 무엇이 좋은 것일까? 그 전에 사물인터넷으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많은 매체보도를 접한 사람 가운데 이런 궁금증을 가진 사람도 많을 것이다. 외국에서는 십대 소년이 스스로 드론을 만들고, 기판을 조립하고 프로그램을 짜서 기발한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코딩교육을 포함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이 사물인터넷이 열어갈 미래를 대비하고 그 안에서 적응하기 위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이런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좋은 과정을 만들었다. 사물인터넷(IoT) & 코딩 미디어 아카데미란 이름으로 열린 이 행사는 기술적 흐름을 단지 보도하고 비판하던 기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사물인터넷 기기를 만들고 프로그램하는 자리였다.


대상이 된 기기는 시가 1만 2천원 정도로 저렴하고도 다양한 기능을 가진 원보드 컴퓨터 아두이노(Arduino)이다. 이 제품은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단일 보드 마이크로컨트롤러로서 스위치나 센서에서 값을 받아들이며 LED나 모터 같은 외부 전자 장치를 제어한다. 쉬운 작동법이 특징이며 윈도를 비롯해 맥 OS X, 리눅스와 같은 여러 OS를 모두 지원한다. 


실제로 이날 강의를 맡은 MS 김영욱 에반젤리스트는 아들과 함께 화분의 성장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자동으로 물을 주는 기능까지 개발하고 있다. 모인 기자들은 글쓰기는 잘하지만 문과 출신도 많고 코딩이라고는 평생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을 이끌고 사물인터넷 기기를 만들어 동작시킬 수 있다면 같은 일을 일반인도 무난하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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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이론 설명이 끝나고 실제 아두이노 기판이 지급되었다. 손가락 3개 정도 크기로 많은 입출력 단자를 가진 기판 형태이다. 이런 저가형 기판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이탈리아에서 만들었다는 '메이드 인 이태리' 란 표기가 눈길을 끈다.


세팅은 간단한 편이었다. 어느 PC에나 달려있는 USB 단자에 아두이노를 연결하고 홈페이지에서 관련 코딩 툴을 내려받아 설치했다. 무료공개 소프트웨어였고 용량도 작은 편이어서 금방 설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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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단계로 외부 단자에 작은 LED를 달고는 프로그램으로 이것을 깜빡 거리게 했다. C언어를 이용한 코딩은 상당히 쉬운 편이었다. 물론 기초 코딩 지식이 없다면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난이도 자체는 결코 어렵지 않았다.


첫번째 단계를 넘어 자신감이 약간 생기자 본격적인 과정에 들어갔다. 흔히 '빵판'이라고 불리는 만능기판 위에 전선으로 아주 간단한 회로를 만들고 그 위에 부품을 얹었다. 스위치를 누르면 LED가 켜지는 부분부터는 약간씩 어려워졌지만 짧은 시간 제한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뿐  단계적으로 하면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 약간의 도움을 받자 자리에 있는 기자 전부가 성공해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직접 회로를 만들고 프로그램을 하며 기능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생활에 필요한 수준까지 만들기 위해 코드나 회로 배치에 변화를 가해 보다 창의적인 기능을 구현하는 것도 가능했다. 스피커를 연결해서 간단한 화음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쳐 초음파 센서를 연결해서 거리를 측정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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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는 초음파센서로 측정한 거리를 이용해 거리에 따라 다른 음을 스피커로 내는 과정까지 모두 성공해냈다.


예전 같으면 이런 기기들이 무척 복잡하고 센서가 비싸서 실제로 유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요즘 이런 기기에 연결하는 부품의 가격은 매우 싸다. 조도센서는 개당 40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센서들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창의력만 있다면 이런 센서를 이용해서 독창적 기능을 만들고 다시 클라우드를 통해 스마트폰 앱에 연결해 푸쉬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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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체험해본 아두이노 코딩은 사물인터넷 시대를 앞둔 지금 어째서 창의력이 가장 중요한 지 깨닫게 해주었다. 저렴한 아두이노 같은 기판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컴퓨터를 이용한 코딩 도구는 무료이며 센서와 부품은 굉장히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다. 따라서 남은 것은 해보겠다는 노력과 창의적 아이디어 뿐이다. 


이날 참석한 모든 기자가 겨우 몇 시간 정도를 들여 실제로 잘 동작하는 사물인터넷 기기를 만들고 프로그램 코딩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아마도 이 글을 보는 독자라면 더욱 빠르고 쉽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이렇듯 먼 곳에 있지 않고 우리 생활 속에 있다. 그리고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