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2014년 4월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빌드2014’ 컨퍼런스 첫날에 윈도우폰8.1 업데이트를 꺼내보였다.

 

MS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성과가 부진한 분야가 스마트폰이다. 따라서 운영체제에서 커다란 변화가 기대되었다. 여기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인 음성비서 기능을 선보였다.

 

윈도우폰 8.1


MS OS그룹 윈도폰총괄 부사장인 조 벨피오레는 기조연설자로 나서 새로운 음성인식 기능인 코타나(Cortana)를 소개했다. 그는 이 기능을  “빙 검색엔진에 기반해 인터넷 전체를 이해한다”며 “당신의 질문에 대답하고, 당신이 원하는 걸 알려주고 추천해주는, 완벽하게 개인화된 디지털 비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코타나는 애플 아이폰의 시리와 비슷하다. 음성으로 휴대폰과 대화할 수 있고 사용자의 질문에 맞춰 각종 정보를 알려준다. 코타나는 X박스 콘솔게임 ‘헤일로’에 등장하는 컴퓨터 인공지능비서 캐릭터이다. MS는 이 기능을 미국에서 베타서비스하며 이후 2014년 하반기 미국, 영국,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할 예정이다. 2015년부터 서비스 국가를 확장할 계획이다.

 

사용법은 간단해서 윈도우폰 기기 라이브타일 인터페이스 가운데 ‘코타나’란 이름의 앱을 실행하면 된다. 사용자가 저장한 모든 정보와 애플리케이션 관련 정보에 접근해서 각종 기능을 음성으로 제어한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 자주 방문하는 장소, 자주 연락하는 친구목록 등을 기억해서 관리하기도 한다. 애플이나 구글의 비슷한 기능에 비해 출발이 늦은 만큼 더욱 개인에게 밀착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의 데이터 이용량을 관리해주는 '데이터 센스'는 기능도 있다. '와이파이 센스'는 지정한 친구의 무선랜 접속 정보를 공유해서 비밀번호를 물을 필요 없이 접속해 준다.

 

이 밖에도 윈도우 PC와 윈도우폰의 연결성을 강화했다. 테마의 색상을 바꾸면 모든 윈도우 단말기의 관련 테마 색상이 변한다. PC에 저장한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윈도우폰에도 동기화된다. 윈도우 모던 UI와 윈도우폰에서 앱이 모두 작동한다.

 

하지만 이런 기능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무료화' 선언이었다. ‘빌드 2014’에서 MS는 화면 크기가 9인치(22.8센티미터) 미만인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대해서는 라이선스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또한 요즘 주목받는 사물인터넷(IoT) 기기 전용 윈도OS도 무료로 배포한다.

 

이것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그 중에서도 운영체제를 주요 수익원과 기반으로 삼는 MS로서는 획기적인 사건이다. 그동안 MS는 자사의 주력 운영체제에 대해서 파격적 할인을 해 준 적은 있어도 '공짜'라고 선언한 바는 없었다. 여기다 윈도우8에서 없애 버렸던 시작 메뉴를 윈도우 8.1 업데이트에서 다시 복원시키겠다는 발표까지 했다. 이런 방향전환의 의미에 대해서 이미 평론가와 업계전문가들이 몇 가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모바일 운영체제 경쟁에서 열세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보급률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윈도폰 점유율은 2013년에 3.2퍼센트였다. 구글 안드로이드의 78.4퍼센트, 애플 iOS의 15.6퍼센트에 비해 너무 낮다. 규모의 경제에서 뒤질 뿐만 아니라 좋은 앱생태계 구축을 하기에도 모자란다. 이런 양상은 태블릿PC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윈도우의 점유율은 2.1퍼센트에 불과하다. 안드로이드의 61.9퍼센트, iOS의 36퍼센트와 비교해보면 이미 경쟁이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외국언론은 MS가 모바일 운영체제 뿐만 아니라 오피스 같은 대표적 제품도 무료로 할 예정이라 전망했다. 무료를 앞세워 시장을 장악한 안드로이드의 전략을 따른다는 의미다. PC매거진은 “안드로이드와 iOS의 양강 구도로 굳어져가는 모바일 시장에 마지막 베팅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광고수입을 기반으로 하는 구글과 달리 MS는 광고수익이 아닌 직접적인 운영체제와 솔루션 수입이 많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종합적인  소프트웨어와 관리 서비스가 주수익원이다. 어디선가 수입을 올려야 하는 데 무조건 구글을 따라간다는 것은 납득이되지 않는다.

 

MS가 차세대 수익원을 '눈에 보이는 운영체제'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옮기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있다. 경쟁사들이 운영체제와 사무용 솔루션까지 무료로 풀고 있는 상황에서 점유율이 떨어진 상태로 계속 유료를 고집하기 보다는 당장 사용료가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팔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업계전문가는 "PC를 처음 만든 IBM은 컴퓨터 하드웨어가 점점 수익이 나지 않는 분야가 되자 과감하게 기업 솔루션을 파는 회사로 변신해서 지금까지 굳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예를 들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운영체제와 오피스가 무료로 제공되는 추세를 맞아 새로운 영역에서 차세대 수익모델을 구축하려는 의도다. 윈도우폰과 윈도우 태블릿, 윈도우PC라는 하드웨어 위에 MS가 제공하는 클라우드라는  하나의 솔루션을 얹어 수익을 내려고 할 것이다"고 해석했다.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체제와 각종 솔루션을 어떻게 운영하면서 새로운 시장변화에 대처할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