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게임, 새롭게 도전하는 방법은?
앞선 글을 통해서 나는 카카오톡 게임의 진짜 문제점을 지적했다. 메시지를 통해서 퍼지는 무차별적인 확산은 다단계 판매와 다를 바 없다. 더구나 그런 판매방식을 통해 이익을 보는 회원은 하나도 없으며 게임제작사와 플랫폼 제작사만 돈을 번다. 소비자는 단지 확산의 이용물이 될 뿐이다.
앞선글 보기 - 카카오톡 게임, 진짜 문제는 어디에 있는가?
하지만 생각해보면 소셜 게임이란 다 그런 거 아닌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소셜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게임이 아는 사람끼리 확산하지 않으면 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 라고 묻는 사람을 위해서 나는 한 가지 비슷한 업계의 예를 들고자 한다. 바로 '소셜 커머스'다.
그루폰으로 시작해서 한국에 한 때 쿠팡 등의 소셜 커머스가 붐을 이룬 적이 있다. 진입장벽도 높지 않은 데다가 소셜이라는 요소에 사람들이 들떠있었던 때였다.
그렇지만 붐이 사라진 후 실적에 실망하고, 소셜 커머스라는 형태가 그저 공동구매 밖에 되지 않는 현실에 실망했다. 현재도 그루폰은 운영되고 있지만 사람들은 더이상 소셜 커머스의 밝은 미래를 입에 올리지 않고 있다.
원인은 무엇일까? 아주 간단하게 단정하자면 그것은 소셜 커머스가 소셜을 빼고 커머스만 하려고 해서다. 사람들끼리 어울리고 친목을 다지는 소셜기능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는 커머스란 장사만 하려고 한다면? 당연히 공동구매와 아무런 차이점이 없게 된다. 그리고 단순한 할인판매가 된 물건은 별 가치가 없는 상품으로 전락한다.
소셜 커머스의 본질은 그런 게 아니었다. 사람들끼리 모여서 평상시에는 친목을 다지다가 필요하게 되었을 때 서로의 신뢰에 기반해서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공유한다. 그리고 그런 상품과 서비스 역시 이런 신뢰로 맺어진 사람들을 위해 홍보 개념으로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한다.
기분좋게 이용한 사용자들이 그 상품이나 서비스를 입에 올리며 판촉효과를 내준다. 이것이 본래의 소셜 커머스가 가져야할 선순환이다. 여기서 소셜이 빠지면 알맹이가 빠진 것이나 다름없다.
카카오톡 게임을 이야기하면서 나는 애니팡이 끼친 순작용과 부작용이 절대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애니팡의 하트시스템은 그 자체로는 나쁘다고 말하기 어렵다. 애니팡 자체는 별다를 것도 없이 그동안 오락실에서 검증받은 퍼즐게임이다.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트시스템은 그것을 카카오톡이란 소셜 메시지 서비스를 통해 확산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
문제는 성공한 애니팡에 이어서 나온 다른 게임들이 고민없이 하트시스템을 고스란히 본떴다는 점이다. 또한 카카오톡도 아무 생각없이 똑같은 시스템만 지원했다는 것이다. 하트시스템은 그냥 초기단계로 머물렀어야 했다. 그것을 기반으로 성공을 거뒀을 때 이런 방식의 장단점에 대한 고민을 좀더 해서 발전을 했어야 한다.
카카오톡 게임, 새롭게 도전하는 방법은?
카카오톡 게임의 본질은 소셜 게임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소셜을 그저 확산수단으로만 보고 있으면 게임만 남는다. 소셜 커머스와 동일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현재 지인으로부터 기계적으로 날아오는 하트메시지와 똑같이 게임과 관련된 모든 것이 관심없는 사람에게는 그저 '메시지 공해' 로 전락한다.
카카오톡 게임이 새롭게 도전하는 방법은 게임을 통한 소셜을 강조하라는 것이다. 사람은 대부분 사람을 그리워한다. 기계적인 하트 말고 오래전 만났던 지인이 정감있는 메시지 하나를 던지면 정말 고마워한다.
예를 들어 무조건 게임에 가입하면 던져지는 하트가 아니라, 메시지를 통해서 일정부분 대화를 했을 때 하트를 준다든가 하는 시스템은 어떨까? 유료 아이템만 강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지인과의 대화점수가 자기 캐릭터를 강하게 해주는 시스템은 어떨까? 생각의 폭을 소셜로 넓히면 지인과의 친목을 다지는 자체가 하나의 게임요소가 될 수 있다.
닌텐도 게임기가 가진 스레치가이 같은 시스템도 생각해 볼만 하다. 무심코 지나치는 사람이 같은 게임을 가지고 있을 경우 그 사람이 공개한 데이터가 뜨면서 같이 게임을 해볼 수 있는 버튼이 활성화된다든가 하는 것이다. 게임을 통해 모르는 사람을 알게 된다든가, 어색하던 지인과 진정으로 친해진다. 이런 것이 진정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소셜 게임이다.
카카오톡 게임이 다단계 게임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도전은 새로운 소셜 시스템의 구축이다. 지금처럼 성의없는 하트 시스템이 아니라 게임마다 다른, 혹은 다양한 소셜 시스템만이 카카오톡 게임을 한단계 더 진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보다 장기적으로 큰 돈을 가져다줄 것이다.
'꿈이 있는 디지털 세상(한국I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터넷 게임, 국가에서 관리할 죄악인가? (361) | 2013.05.02 |
---|---|
구글 글라스, 한국에서 쓰지 못하는 이유는? (348) | 2013.04.28 |
카카오톡 게임, 진짜 문제는 어디에 있는가? (345) | 2013.04.18 |
죽은 뒤 잊혀질 권리, 보장하는 방법은? (337) | 2013.04.16 |
스마트폰 사운드, 극복해야 할 어려움은? (347) | 2013.04.12 |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