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엘지, 가전제품을 포기할 수 있을까?
2011. 7. 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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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디지털 세상(한국IT)
흔히 우리가 가전제품이라고 부르는 전자기기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같은 '첨단가전' 제품이 있는가하면, 냉장고나 세탁기 같이 원리가 간단하고 더이상의 원천기술 발전이 어려운 '백색가전' 제품이 있다. 또한 전열기나 전기장판 같은 '전기제품' 도 있으니 전기를 쓴다고 해서 결코 다같이 분류할 수 없다.
전자회사라고 하면 물론 이 모든 제품을 다 만드는걸 꿈꾼다. 아주 작은 회중전등부터 냉장고와 컴퓨터까지 전부 만드는 단일기업이라고 하면 어쩐기 매우 거대한 거물급 기업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몇십년전에는 이런 기업이 꽤 있었다. 한가지 분류의 물건만 만드는 전문기업보다 오히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런데 현대에 들어와서 이 가전제품 분야가 격렬한 변화를 맞고 있다. 원인은 바로 치열한 가격경쟁과 시장변화에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전자왕국이라 불리던 일본 회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 이번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출처)
기술력을 자랑하던 일본업체들이 지금 잇달아 한국과 중국에 밀리고 있다. 그 가운데는 한때 정말로 잘나가던 업체도 있다. 이번에 나온 뉴스는 그래도 다소 충격적이다. 산요가 비록 백색가전인 냉장고나 세탁기에서는 지명도가 적다고는 해도 번듯한 일본 가전 브랜드다. 그런데 그것이 단순한 설비뿐만 아니라 상표까지 중국 업체인 하이얼에 매각되어 쓰이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일본의 퇴조와 중국의 상승 같이 남의 일로만 볼 문제가 아니다. 전세계 백색가전 업계가 피할 수 없는 변화의 징조라고 보고 있다. 그것은 바로 백색가전이 낮은 임금과 생산력으로 경쟁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한국에서 아직도 활발히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 삼성과 엘지에게도 해당된다.
삼성과 엘지, 가전제품을 포기할 수 있을까?
삼성은 한때 엘지에게 백색가전에서 밀릴 당시 이건희 회장이 백색가전 분야에 회의감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할만한 사업은 아니지 않은가? 결국 임금이 싼 동남아나 중국 등에 맡겨야할 듯 하다고 체념섞인 발언이 있었다. 당시 엘지에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나온 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통찰력 있는 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백색가전은 기술의 근본적으로 혁신을 몰고 오기 불가능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메모리 집적도는 18개월마다, 혹은 1년마다 두배로 늘어난다. 컴퓨터의 처리속도는 몇 년만 지나면 열 배로 증가하기도 한다. 분명한 혁신이 일어나고, 따라서 사람들은 기꺼이 비싼 돈을 주고 새 컴퓨터를 구입한다.
반면 백색가전 제품은 다르다. 세탁기가 18개월마다 같은 공간에서 빨 수 있는 세탁물이 두 배가 늘어나던가? 냉장고가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1초만에 물을 얼음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한없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기에 디자인이나 부가기능을 개선해 고급 브랜드를 만드는 전략을 썼다. 지펠이나 하우젠, 트롬 등이 바로 그런 예다. 삼성과 엘지는 이들 고급 가전제품 덕분에 고급 생산자로 남았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파나소닉이 산요의 가전을 포기하고 매각한 것과 같은 상황이 바로 삼성과 엘지에 올 수 있다. 즉 삼성과 엘지가 경영난이라든가 각종 상황에 못이겨 백색가전부분을 전면포기하거나 부분 OEM으로 갈 가능성이다. 만일 이럴 때 중국 업체가 인수해서 생산한 제품이 삼성이나 엘지의 브랜드를 달고 나왔을 때 우리가 이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문제는 그것을 과연 어떤 눈을 보아야 하는가이다. 이제 명백히 첨단기술 수출국이 된 한국인에게는 당장 피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선풍기 등 커다란 제품 가운데 국산이 아예 없고 외제만 있는 그런 현실을 맞을 수도 있다 . 삼성과 엘지는 과연 이런 모든 것을 예상하고도 담담하게 가전제품을 포기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 역시 변화에 대비해서는 어떻게든 외국 가전제품과 당당히 경쟁하려 할 것이다. 백색가전이 무너지고 나면 나머지 가전이 무너지는 것도 한순간이다. 보다 기술력 높고 좋은 제품을 내놓아 경쟁하는 것만이 답이다. 삼성과 엘지, 두 기업의 향후 가전제품을 주의깊게 보아야겠다.
전자회사라고 하면 물론 이 모든 제품을 다 만드는걸 꿈꾼다. 아주 작은 회중전등부터 냉장고와 컴퓨터까지 전부 만드는 단일기업이라고 하면 어쩐기 매우 거대한 거물급 기업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몇십년전에는 이런 기업이 꽤 있었다. 한가지 분류의 물건만 만드는 전문기업보다 오히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런데 현대에 들어와서 이 가전제품 분야가 격렬한 변화를 맞고 있다. 원인은 바로 치열한 가격경쟁과 시장변화에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전자왕국이라 불리던 일본 회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 이번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출처)
일본 최대 전자 업체인 파나소닉이 자회사인 산요의 백색가전 부문을 중국 하이얼에 매각한다. 차이나 파워가 세계 시장을 호령했던 ‘메이드 인 저팬’ 전자업체 주력 사업을 인수한 첫 번째 사례다. 니혼게이자이는 파나소닉이 산요의 세탁기와 냉장고 사업을 연내 하이얼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7월 28일 보도했다.
매각 대상은 산요의 동남아 지역 세탁기 및 냉장고 관련 자회사를 비롯한 10개사의 지분이다. 매각 금액은 100억엔 정도로 추산된다. 매각 대상 기업의 연간 매출은 700억엔이며 2000여 명의 직원은 하이얼이 고용을 승계한다.
하이얼은 산요 세탁기와 냉장고 사업 인수 후 일정 기간 산요 브랜드를 사용할 방침이다. 산요는 이번 매각으로 일본과 동남아 가전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하이얼의 산요 백색가전 부문 인수는 지난 2004년 말 레노보가 IBM PC 사업을 인수한 이후 높아진 ‘차이나 파워’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이번 매각은 파나소닉과 하이얼, 모두의 숙원 사업을 풀어줄 전망이다.
매각 대상은 산요의 동남아 지역 세탁기 및 냉장고 관련 자회사를 비롯한 10개사의 지분이다. 매각 금액은 100억엔 정도로 추산된다. 매각 대상 기업의 연간 매출은 700억엔이며 2000여 명의 직원은 하이얼이 고용을 승계한다.
하이얼은 산요 세탁기와 냉장고 사업 인수 후 일정 기간 산요 브랜드를 사용할 방침이다. 산요는 이번 매각으로 일본과 동남아 가전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하이얼의 산요 백색가전 부문 인수는 지난 2004년 말 레노보가 IBM PC 사업을 인수한 이후 높아진 ‘차이나 파워’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이번 매각은 파나소닉과 하이얼, 모두의 숙원 사업을 풀어줄 전망이다.
기술력을 자랑하던 일본업체들이 지금 잇달아 한국과 중국에 밀리고 있다. 그 가운데는 한때 정말로 잘나가던 업체도 있다. 이번에 나온 뉴스는 그래도 다소 충격적이다. 산요가 비록 백색가전인 냉장고나 세탁기에서는 지명도가 적다고는 해도 번듯한 일본 가전 브랜드다. 그런데 그것이 단순한 설비뿐만 아니라 상표까지 중국 업체인 하이얼에 매각되어 쓰이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일본의 퇴조와 중국의 상승 같이 남의 일로만 볼 문제가 아니다. 전세계 백색가전 업계가 피할 수 없는 변화의 징조라고 보고 있다. 그것은 바로 백색가전이 낮은 임금과 생산력으로 경쟁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한국에서 아직도 활발히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 삼성과 엘지에게도 해당된다.
삼성과 엘지, 가전제품을 포기할 수 있을까?
삼성은 한때 엘지에게 백색가전에서 밀릴 당시 이건희 회장이 백색가전 분야에 회의감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할만한 사업은 아니지 않은가? 결국 임금이 싼 동남아나 중국 등에 맡겨야할 듯 하다고 체념섞인 발언이 있었다. 당시 엘지에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나온 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통찰력 있는 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백색가전은 기술의 근본적으로 혁신을 몰고 오기 불가능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메모리 집적도는 18개월마다, 혹은 1년마다 두배로 늘어난다. 컴퓨터의 처리속도는 몇 년만 지나면 열 배로 증가하기도 한다. 분명한 혁신이 일어나고, 따라서 사람들은 기꺼이 비싼 돈을 주고 새 컴퓨터를 구입한다.
반면 백색가전 제품은 다르다. 세탁기가 18개월마다 같은 공간에서 빨 수 있는 세탁물이 두 배가 늘어나던가? 냉장고가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1초만에 물을 얼음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한없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기에 디자인이나 부가기능을 개선해 고급 브랜드를 만드는 전략을 썼다. 지펠이나 하우젠, 트롬 등이 바로 그런 예다. 삼성과 엘지는 이들 고급 가전제품 덕분에 고급 생산자로 남았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파나소닉이 산요의 가전을 포기하고 매각한 것과 같은 상황이 바로 삼성과 엘지에 올 수 있다. 즉 삼성과 엘지가 경영난이라든가 각종 상황에 못이겨 백색가전부분을 전면포기하거나 부분 OEM으로 갈 가능성이다. 만일 이럴 때 중국 업체가 인수해서 생산한 제품이 삼성이나 엘지의 브랜드를 달고 나왔을 때 우리가 이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문제는 그것을 과연 어떤 눈을 보아야 하는가이다. 이제 명백히 첨단기술 수출국이 된 한국인에게는 당장 피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선풍기 등 커다란 제품 가운데 국산이 아예 없고 외제만 있는 그런 현실을 맞을 수도 있다 . 삼성과 엘지는 과연 이런 모든 것을 예상하고도 담담하게 가전제품을 포기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 역시 변화에 대비해서는 어떻게든 외국 가전제품과 당당히 경쟁하려 할 것이다. 백색가전이 무너지고 나면 나머지 가전이 무너지는 것도 한순간이다. 보다 기술력 높고 좋은 제품을 내놓아 경쟁하는 것만이 답이다. 삼성과 엘지, 두 기업의 향후 가전제품을 주의깊게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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