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걸어보면 이젠 추위도 한풀 꺾였다. 낮동안의 따스함으로만 보면 어느새 봄이 성큰 따가온 것 같기도 하다. IT업계도 마찬가지다. 봄이 오는 가운데 특히 애플이 연이은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마치 피어나는 봄꽃마냥 애플 제품에 대한 풍성한 소문과 정보도 무성하다.


(사진출처 : 인가젯)
저가형 아이폰에 대한 기대와 오해가 섞인 이야기들은 이미 이전 포스팅에서 다뤘다. 그 외에도 현재 새로운 맥북 프로의 출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별도로 추후 포스팅할 예정이지만 매킨토시 라인을 이어가는 것 역시 애플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다만 오늘 내가 다루고자 하는 것은 맥이 아니다. 새로운 개념의 태블릿 시장을 만든 기기- 아이패드의 후속작인 아이패드2에 대한 이야기다.

작년 3월에 발표된 후, 갖가지 화제와 물량부족 사태를 낳았던 아이패드가 이제 1년을 맞아 새로운 후속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다음 뉴스를 보자. (출처)

All things D는 22일자 기사로 여러 소식통에서 입수한 자료를 기반으로 애플이 3월 2일에 차세대 아이패드 발표를 위한 키노트를 열 것이라 밝혔습니다. 뉴욕타임즈도 별도의 소식통을 인용해 같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NYT는 며칠 내로 정식 초대장이 신문사와 기술 블로그 앞으로 배포될 것이라 밝혔습니다.



애플 특유의 비밀주의와 여러 보안에 의해 아직 새로운 아이패드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 지 정확한 정보는 알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쓸 것이 필요한 각종 기술잡지들이 온갖 출처에서 뽑아낸 정보를 토대로 분석을 통해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 정보들을 접하면서 때로는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무릎을 치며 감탄하기도 한다.

어쨌든 아이패드2가 조만간 나오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따라서 새로운 아이패드에 대해 내 나름의 예상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아이패드2, 어떤 변화를 품고 나올 것인가?

1) 해상도를 포함한 기본 하드웨어 골격에 혁명적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 애플의 제품은 최초 발표작이 가장 뛰어난 변화와 충격을 준다. 그 후로는 처음의 제품을 보수하고 다듬는 데 상당시간을 소모한다. 애플2와 매킨토시, 아이폰도 같은 노선을 밟았다. 아이패드 역시 마찬가지다.



한때 아이패드2가 현재 해상도의 네 배에 달하는 엄청난 고해상도 일것이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아직 현재 그래픽칩의 기술이 그만한 해상도를 무리없이 모바일에서 구동할 정도가 되지 못한다. 메모리는 좀더 늘겠고 듀얼코어나 쿼드코어를 품고 나올 수도 있다. 이런 것을 포함하더라도 하드웨어의 변화는 크지 않다.

2) 전면 카메라와 후면 카메라를 탑재할 것이다. 이것은 기정사실이나 마찬가지다. 이미 나온 아이팟 터치4세대조차 가진 기능을 아이패드2에도 넣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아울러 화상통화인 '페이스타임'도 착실히 지원할 것이다.


다음으로 가능성이 높은 건 아이폰4에 있는 동영상 녹화+편집을 위한 '아이무비'의 탑재여부다. 아이폰4의 메모리는 현재 아이패드의 2배다. 그 때문에 APU와 운영체제가 같음에도 아이패드에서는 '아이무비'를 쓰지 못했다. 그러나 새 아이패드는 최소한 아이폰4 이상의 메모리 용량과 카메라가 탑재될 것이다. 따라서 아이패드용 아이무비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 다만 맥용 아이무비에 비해 기능이 상당히 간략한 미니앱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3) 디지털 카메라와의 연동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 아이패드는 본래 거실용 컨텐츠 소모기기를 목표로 했다. 그러나 태블릿이란 시장에 진입하면서 모바일 제품으로 분류되었다. 따라서 노트북이 거추장스러운 사진전문가나 일반인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도 했다. 간단히 찍고 보는 용도로 딱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패드는 확장슬롯이 없었다. 외부메모리를 위한 포트도 없다. 별매품인 카메라킷을 써서 다소 복잡하게 연결해야 하는데 경쟁제품인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아주 간단히 연결이 된다. 따라서 아이패드2는 디지털 카메라를 위한 별도의 포트나 옵션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5) 아이폰4에서 들어갔던 센서들이 추가될 것이다. 자이로스코프를 비롯해 어쩌면 와이파이 버전에도 GPS가 들어갈 지 모른다.

6) 각종 멀티터치 기능의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이미 iOS 4.3의 베타버전에서 쓰이고 있지만 아이패드는 단지 두손가락의 제스처만 지원되지 않는다. 세손가락과 네손가락을 이용한 맥북의 터치패드 기능을 지원한다. 한때 홈버튼을 물리적으로 없앤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 가능성은 낮다. 아마도 맥북의 인터페이스와 점점 더 비슷해지는 방향이 될 것 같다.

7) 컨텐즈 생산기능을 강화할 것이다. 주로 하드웨어만 생각하기 쉽지만 전에도 말했듯이 애플의 진짜 힘은 소프트웨어에 있다. 아이패드2는 본격적인 태블릿으로서 넷북에서 하던 대부분의 기능을 흡수할 목적이다.



즉 가벼운 웹서핑과 워드프로세싱, 오피스기능에 이어 포토샵이나 동영상 제작까지 말이다. 위에서 아이무비 만을 예로 들었지만 사실 아이패드 성능에서 좀 더 강화된 아이패드2쯤 되면 아이라이프 패키지 전체가 통째로 들어갈 수 있다. 아이라이프는 맥에 기본적으로 번들되는 패키지다. 동영상을 맡은 아이무비, 즉석 음악작곡과 연주의 개러지밴드, 사진 가공과 분류의 아이포토, 가벼운 화상채팅을 위한 아이채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패드 안에 모든 것이 들어가길 바란다.

이외에도 또 자잘하지만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기능들이 업그레이드될 것 같다.

어쩌면 그다지 새로운 것이 없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다. 사실 그렇다. 카메라 탑재를 제외하면 아이패드 사용자에게는 확실히 끌리는 부분이 없다. 운영체제와 앱을 똑같이 쓸 수만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여기까진 내 예측일 뿐이다. 애플이 또 무슨 깜짝쇼를 계획하고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스티브 잡스가 직접 키노트를 맡고는 발표를 거의 다 마치면서 '아! 또 한가지!' 를 외치며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능을 소개할 수도 있다. 그의 발랄한 멘트와 그 속의 혁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