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나는 단지 소설가이고 IT평론가일 뿐, 예언자가 아니다. 나에게는 지구 멸망을 예언하거나 유명 인물의 죽음을 예측하고, 길흉을 보는 능력 따위는 없다. 그렇지만 나는 상당히 오래 전 하나의 예언을 했다. 갈 데가 없어진 휴대폰의 강자 노키아가 결국 마이크로 소프트와 손을 잡게 될 거란 예언이었다. 작년 9월에 올린 노키아, 스마트폰에 윈도폰7을 쓸 것인가? 란 포스팅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 이 예언에 노키아 휴대폰을 사랑하는 사용자들이 강하게 반발했었다. 그들은 나에게 심비안을 사용해봤냐고 하면서 노키아는 인텔과 제휴하고 있으며 심비안과 미고로 독자노선을 걸을 거라고 장담했다. 그들은 분명 나보다 노키아폰에 있어서는 전문가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들은 업계의 흐름을 읽는 데는 나보다 전문가가 아니었다.

예언이랄 것도 없는 일이었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대안이 없는 노키아로서는 어딘가에서 운영체제를 얻어와야 하는데 아이폰은 애플이 내주지 않고, 안드로이드는 너무 많은 업체들이 이미 들어갔기에 늦었다. 그런데 마침 MS출신의 CEO를 영입했다. 그렇다면 시간문제일 뿐이지 답이 이미 나와있는 거나 다름없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전 드디어 내 예언이 사실로 실현되었다. (출처)

심비안 운영체제(OS) 등 독자 플랫폼 전략을 고수해온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잡았다.

세계 휴대전화 시장 1위 업체인 노키아는 11일 런던에서 열린 콘퍼런스를 통해 MS와 모바일 생태계를 공동으로 구축하기 위해 기술 등을 공유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휴로 노키아는 윈도폰을 주요 플랫폼으로 채택하고 MS의 검색엔진인 빙을 적용하게 됐다. 또 노키아의 지도 서비스 역시 지역 검색과 광고 사업 등을 위해 MS의 빙 및 에드센터와 합친다. 여기에 노키아의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도 MS의 윈도 마켓 플레이스와 통합한다.



이에 따라 노키아는 심비안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인텔과 개발 중인 미고 OS와 윈도폰7을 주력으로 삼게 됐다. 이 같은 결정은 모바일 생태계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독자 플랫폼 전략에 한계를 느낀 노키아의 승부수로 보인다.

문제는 무엇인가? 노키아는 단순 휴대폰 업체가 아니다. 비록 현재의 추세에 따라가지 못하는 수준이긴 해도 심비안이라는 독자적인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가지고 보급해왔다는 점이다. 이 심비안은 나름 상당한 기과 매력을 제공해주기에 매니아들도 있을 정도다. 그런 자체 역량을 포기하고 축소한다는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윈도폰7을 채택한 이상 피할 수 없는 결과다.

그럼 기존에 노키아에서 일하던 소프트웨어 관련 인력은? 노키아는 이들을 나름 재배치하겠지만 부서 통폐합과 대량실직 사태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제 노키아 사원들은 항의의 표시를 보이기도 했다. (출처)




오늘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 간의 파트너십으로 미래가 불투명해진 노키아 직원들은 일하지 않고 회사를 걸어남감으로써 항의했다. 직원들은 사무실들을 비우고 회사 밖을 행진함으로써 새로 결성된 파트너십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으로 큰 감원이 있을 것이라고 오늘 이벤트 현장에서 말했는데, 노키아의 Tempere에서 일하고 있는 실제로 심비언을 위해 일하고 있는 1,500 명의 직원들을 포함한 약 3,000 명의 직원들의 미래가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 애플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우수하고 매니아도 많았지만 낡아버린 맥의 16비트 운영체제로는 32비트 시대를 맞이할 수 없게 되었을 때 말이다. 이때 애플은 외부에서 운영체제를 들여오기로 하고 장루이 가세의 비오에스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NT까지 두루 고려했다. 하지만 결론은 스티브 잡스의 넥스트스텝으로 결정되었다.

원래라면 반발이 있어야 했지만 창립자인 잡스가 들고온 넥스트스텝은 나름 호환모드를 제공하는 형식에다가 기술자들을 포팅 작업에 재고용함으로서 부드럽게 위기를 돌파했고 오히려 깔끔하고 우수한 유닉스 계열 운영체제의 이점을 흡수할 수 있었다.

노키아의 이번 결단은 뒤늦은 감이 있을 정도지만 기본적으로 잘못된 결정은 아니다. 분명히 말해서 심비안은 고급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미래가 없다. 향후 노키아의 라인업은 윈도폰7을 고급기종에 심비안과 미고 등을 보급기종에 넣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심비안 애호가들을 위해서 일부 고급 기종에 듀얼 운영체제라든가 호환모드를 제공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로서 윈도폰7을 내놓고 실적부진에 시달리던 마이크로소프트는 비교적 든든한 하드웨어 파트너를 얻었다. 이제 남은 건 앱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한 매력적인 조건과, 오피스의 지속적인 지원, 엑스박스 게임을 넣어 특색을 갖추는 것등이다. 그것들이 갖춰져야 비로서 나머지 경쟁자인 아이폰, 안드로이드폰과 일전을 치뤄볼 역량이 되는 셈이다.

노키아와 MS의 스마트폰 연합, 성공할까?

그럼 노키아는? 얻는 게 무엇일까? 이 연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양 회사의 이익이 맞아떨어져야 하는 게 노키아는 점유율도 미미한 윈도폰7의 채용으로 무엇을 얻었을까. 답은 바로 다음 뉴스에 있다. (출처)

노키아 CEO 스티픈 일랍은 오늘 MWC에서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부터 자사 스마트폰들에 WP7을 채용하기로 결정한 결과로 수십억 달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노키아는 금요일에 자사 스마트폰들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를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은 노키아의 주가를 14%나 하락하도록 했는데, 금요일 노키아 주가는 $9.36으로 장을 종료했다.

전 마이크로소프트 중역이었던 일랍은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의 보상금은 "설명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한 어떤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같은 보상금은 노키아가 "크게 공헌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일랍은 말했다.


PC용 윈도우로 아직도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MS가 그 많은 돈을 실탄으로 노키아의 새로운 스마트폰 개발과 홍보에 써주는 것이다. 노키아는 재정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그 동안 더 좋은 스마트폰 하드웨어를 연구하는 데 전념할 수 있다. 이것은 매우 좋은 거래임에 분명하다. 노키아가 이대로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소비자에게는 좋은 뉴스다. 하지만 아이폰 외에 다른 스마트폰은 필요없다거나 안드로이드로 충분한데 또 무슨 플랫폼이 하나 늘어나느냐는 불만을 가지는 사람에게는 나쁜 뉴스가 될 것 같다.

어쨌든 노키아와 MS의스마트폰 연합은 나름 양자 대결구도였던 스마트폰 시장에 또하나의 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로서는 어쨌든 선택의 여지가 넓어지는 셈이 아닌가. 기대를 가지고 바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