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가상인간 지원하는 옴니버스 공개... 메타버스가 돌파구?
요즘 전세계 경제전망에서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인상이 있고나면 주식과 부동산, 암호화폐 등의 자산 가치가 내려간다. 경기침체가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IT기업의 실적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주가가 내려가는 일이 이어진다. 잠시 반등은 있어도 올해부터 큰 추세는 뚜렷한 하강세다.
이런 움직임은 현재 전세계 그래픽 카드 시장의 1강이라 할 수 있는 엔비디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8일(현지시간)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67억달러로 예상치인 81억달러보다 매우 큰 폭으로 내려갔다. 특히 게임 관련 매출액이 1년 전보다 33% 감소할 것이란 엔비디아의 예측이 충격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가라앉으면서 콘솔 게임기 판매가 부진해지고 여기에 칩을 공급하는 엔비디아의 실적이 타격을 받은 것이란 해석이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액까지도 회사의 기대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장중 폭락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가치 하락에 따른 거품이 빠지는 건 논외지만 매출감소에 따른 하강세는 근본적인 펀더멘탈 문제이기에 다소 걱정스러운 측면이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시그라프 특별 연설을 통해 그래픽의 다음 시대를 주도하는 힘과 이를 가속화하기 위한 엔비디아의 확장 도구 범위에 대해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젠슨 황은 "AI와 컴퓨터 그래픽의 결합은 인터넷 차세대 진화인 메타버스를 강화할 것"이라면서 "가장 인기 있는 로봇 형태 중 하나가 될 디지털 인간 아바타로 메타버스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실제와 똑같은 가상인간 구현을 지원하는 ‘엔비다아 옴니버스 아바타클라우드엔진(ACE)’을 공개했다. 옴니버스 ACE는 클라우드네이티브 인공지능(AI) 모델과 서비스를 통해 가상 비서, 가상인간을 쉽게 만들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이런 결과물을 손쉽게 지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삼아서 언어를 이해하고 음성 프롬프트에 응답하고, 환경과 상호 작용하기 위해 필요한 막대한 컴퓨팅 성능을 기업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엔비디아는 옴니버스 ACE를 기반으로 구축된 애플리케이션으로 프로젝트 맥신과 프로젝트 토키오를 소개했다. 프로젝트 맥신은 가상 협업과 콘텐츠 제작 애플리케이션에 비디오, 오디오 기능을 제공한다. 프로젝트 토키오는 아바타가 지능적으로 보고, 인지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기능을 부여하고 추천을 제공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부분이다.
이것은 엔비디아가 다음 도약을 위한 수단으로 메타버스를 주목하고 있으며 여기에 필수적인 인간 아바타 기술 개발을 통해 매출 신장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런데 이 계획이 순조롭게 실현될 수 있을까?
엔비디아에게 메타버스가 실질적인 매출 돌파구가 되기는 아직 쉽지 않을 것이다. 우선 메타버스에서 가장 잘 나가는 업체인 로블록스만 해도 지난 3월부터 고전 중이란 소식이 들려왔다. 여기에 10일 전해진 소식에 의하면 로블록스 코퍼레이션은 2분기 순손실 1억 7,540만 달러를 기록했고 이에 따른 어닝 쇼크가 발생했다.
비관적인 점은 이 회사의 서비스인 로블록스의 하루 평균 활성 사용자(DAU)가 5,22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나 증가했지만 여전히 적자는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사용자가 돈을 쓸만하다고 느끼는 소비처를 찾지 못해서 앱 내 결제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메타버스에서는 단순히 발달한 기술이 돈을 벌어주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돈을 벌 컨텐츠가 나와야 한다는 의미다. 이것은 아바타 서비스를 비롯해 엔비디아가 이번 발표회에서 보여준 모든 기술에 해당되는 심층적인 문제점이다. 엔비디아는 해마다 더 나아진 그래픽 카드를 통해 더 나아진 가상세계와 아바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단순히 더 나아진 기술 자체는 돈이 되지 않는다. 1등 기술을 가졌다고 수익이 1등이 되지는 않는다. 암호화폐에서는 단순히 더 좋은 하드웨어가 더 많은 채굴능력을 가졌기에 더 많은 돈을 주는 구매자가 있었지만, 메타버스는 그렇지 않다. 제대로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콘텐츠와 같이 가야하는데 하드웨어 업체인 엔비디아에게는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다.
흥미롭게도 암호화폐에 투자해서 큰 돈을 벌었던 미국 투자회사인 아크 인베스트먼트가 약 6,500만 달러 규모로 엔비디아 주식을 사들였다. 캐시 우드가 이끄는 이 회사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회사 외적인 악재인 금리인상과 반도체 공급난 등의 악재로 빠진 만큼 현재 주가가 매력적인 가격이라 판단한 것 같다. 메타버스를 주력으로 추진력을 얻으려는 엔비디아가 앞으로 이런 기대에 부응하게 될 지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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