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삼성전자]



기업전략은 상당히 고급스러운 영역이다. 제품 자체의 기술 변화가 별로 없는 영역에서는 치열한 브랜드 이미지 전략을 통해 더 많은 이익을 만들어낸다. 반면 기술 변화가 격렬한 영역에서는 새로운 기술도입과 홍보를 통해 더 많은 판매량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생산에 드는 비용과 실제 판매가 사이에서 치열한 계산이 이뤄지고 그에 따라 다양한 제품군이 나오게 된다.

그래도 원칙은 있다. 어떤 방식이든 소비자의 마음을 얻고 사용하면서 드는 만족감을 최대한 올려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소비자는 어떤 제품을 구입하든 이 회사가 이 가격대에서는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는 점을 믿으면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번달 10일 발표될 삼성 샐럭시 S22의 모든 시리즈에 LTPO OLED 디스플레이, X축 진동모터, 유리 재질 뒷면이 적용될 예정이다. 국내매체 더일렉은 업계 소식통을 빌어 이 같은 사실을 보도 했다. 이를 통해 고급스러운 부품 채택을 통해 삼성전자가 그간 비판 받아왔던 플래그십 모델의 지나친 원가절감 기조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LTPO OLED는 버전이 높을수록 가변 주사율이 더 유동적으로 작동해 전력소모 효율이 15~20% 정도 높다. 더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주면서도 배터리 소모도 적다는 의미다. LTPO 버전이 높을수록 가변 주사율이 더 유동적으로 작동해 전력소모 효율이 15~20% 높다. 예전 모델에서는 이 방식은 울트라에만 적용했다. 그걸 모든 S22 라인업에 적용하게 되면 디스플레이 품질이 올라간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갤럭시S22 전체 모델에 예정된 X축 진동모터는 좌우로 진동하는 모터다. 진동 모터는 스마트폰에서 전화가 오거나 버튼을 누를 때 진동으로 사용자에게 신호를 보낸다. 진동 품질을 높이려면 크기가 커져야 하는데 X축은 좌우 길이만 늘리면 되기에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유리하다. X축 진동모터는 갤럭시Z 폴드3와 애플 아이폰 시리즈에 탑재된 바 있다.

[출처: 레츠고 디지털]


외관과 그립감에 영향을 미치는 뒷면 커버 케이스는 갤럭시S21에서 사용하던 글라스틱에서 강화유리인 '고릴라 글래스 빅터스'가 사용될 예정이다. 글라스틱은 유리 질감을 표현한 플라스틱 제품으로 유리보다 저렴하고 무게가 가볍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을 내기 어렵다. 고릴라 글래스는 중량이 다소 늘어나겠지만 그만큼 미관과 촉감에서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

이런 변화가 의미하는 바는 매우 간단하다. 삼성전자가 부품원가를 줄여 마진율을 높이는 것보다 제품 고급화를 통해 판매량 증가를 노리겠다는 의도다. 최근 글로벌 시장의 추세에서 경쟁제품인 아이폰이 계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고급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것에 자극받은 듯 싶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은 지금 고급화로 제대로 경쟁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소비자가 지금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을 사용한다는 만족감이 매우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 애플은 독자적인 AP, 운영체제 등으로 확고한 아성을 구축하고 있다. 그에 비해 삼성은 누구나 사서 쓸 수 있는 퀄컴 스냅드래곤칩, 라이센스만 받으면 탑재 가능한 안드로이드를 통해 중국폰과 경쟁해야 한다.

[출처:레츠고디지털]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삼성의 장점은 디스플레이, 메모리, 외관 마무리 등과 이것을 잘 조합하는 마감 능력 등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프리미엄폰에서조차 원가절감을 노리고 당장 쓸 수 있는 고급부품을 쓰지 않았다는 느낌을 준다면 어떨까? 실망한 소비자가 떨어져 나가면서 점유율을 잃게 되며 그 현상이 지금 일부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부품 변화는 갤럭시S 시리즈가 삼성의 확고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란 점을 다시 각성시키는 좋은 선택이다. 이대로 원가절감을 계속하면 갤럭시 S 시리즈가 중가폰으로 위치가 떨어지게 된다. 이어서 중가폰이던 A시리즈가 저가폰으로 하락하게 될 수 있다. 원가절감이 판매량 감소를 가져오고 그게 다시 원가절감을 요구하는 악순환을 맞게 될 수 있다.

또 하나로 삼성전자가 갤럭시 A시리즈에도 카메라 손떨림방지(OIS) 기능을 전면 확대 적용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삼성 갤럭시 A시리즈는 삼성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의 70%를 차지한다. 전자신문은 삼성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적용했던 이 기능을 중급 스마트폰 전반으로 확대한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부품 고급화를 통해 입지를 다지고자 하는 의도를 확고히 한 셈이다. 사실 그동안 국내 소비자가 이런 지나친 원가절감에 대해 여러차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점유율이 떨어져가는 시점에서 변화를 보이는 건 아쉽지만 그냥 밀고 나가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문제는 미래다. 점유율과 소비자 충성도를 잃으면서까지 실행하는 원가절감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정말로 생존에 직결되는 수준이 아니라면 그런 나쁜 변화는 곧바로 구매감소 내지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진다. 앞으로 삼성이 애플과 지속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서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