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10월 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윈도우10 디바이스 미디어 행사를 열었다. 스마트폰, 태블릿, 엑스박스, 서피스 등 MS 윈도우를 중심으로 연결된 하드웨어의 새로운 제품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본격 행사 전에 MS는 화제를 모으고 있는 증강현실 기기 ‘홀로렌즈’와 관련된 프리젠테이션을 먼저 공개했다.


한때 잠시 지나간 3D 입체영상을 넘어서 평면스크린을 넘은 사용자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모바일 업계는 VR(가상현실)기기를 개척하고 있다. 오큘러스 리프트가 PC게임 업계와 손잡고 새로운 게임을 시도하는 중이고 삼성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한 삼성 기어를 내놓은 바 있다. 또한 구글은 카드보드와 유튜브에서 360도 동영상을 지원하면서 VR기기를 발전시키고 있다.  





홀로렌즈는 좀 다른 접근법이다. 똑같은 스코프 형태를 얼굴에 착용하지만 현실 광경 위에 덧붙이는 증강현실(AR)기기이다. 센서와 연동되어 현실영상에 덧입혀진 그래픽이 움직이면서 사용자는 현실과 가상이 섞인 세상을 체험하게 된다. 



그동안 일부 대상자에게만 제한적으로 공개했던 홀로렌즈는 사실성과 가능성에 대해 극찬을 받았다. 이번에 추가로 선보인 프리젠테이션과 통해 보다 높은 사용자경험을 증명했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공개된 개발자 에디션에서 아쉬운 점도 보여주었다. 홀로렌즈의 가능성과 한계점을 알아보자.




가능성 - 증강현실을 이용한 멋진 게임개발이 가능


MS는 이번에 홀로렌즈를 사용하는 게임 데모를 공개하고 직접 시연해 보였다. ‘프로젝트 엑스레이’라는 이름의 이 게임은 내 거실을 뚫고 침입한 외계 로봇을 직접 레이저 무기를 써서 퇴치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시연자는 홀로렌즈  헤드셋을 착용하고 손에는 홀로렌즈 조작기를 든다. 이후 홀로렌즈 조작기를 레이저 발사기의 영상이 감싼다. SF영화처럼 디지털 기기가 치명적인 무기로 변하는 순간이다. 



이후 거실 벽을 뚫는 영상과 함께 외계 로봇이 침입한다. 그리고 뚫린 구멍을 통해 작은 외계로봇을 내보낸다. 로봇들은 시연자를 향해 에너지 탄을 을 쏘며 공격하고 시연자는 레이저 발사기에서 빔을 쏘며 대응한다. 



조작 중에 소용돌이 모드를 사용하면 외계 로봇이 조작기 쪽으로 끌려와서 붙어버린다. 단지 적을 부수는 것만이 아니라 포획해서 이용할 수 있는 조작법을 쓸 수 있다.



벽을 뚫고 나타난 조그만 로봇이 전부 처치되자 포털을 통해 중간 보스가 침입한다. 시연자는 홀로렌즈 조작기를 에너지 방패로  변신시켜 상대의 빔 공격을 막고는  에너지를 모아 큰 위력의 무기를 발사해서 파괴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게임을 적 로봇들은 이동하는 시연자의 위치를 인식하고 맞는 공격을 했다. 또한 시연자의 다른 위치에서 쏘는 빔이 정확히 적을 향해 날아갔다. 증강현실이 실제 현실과 빠르고 정확하게 연동하며 동작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런 게임 내용은 신나는 액션 게임은 물론이고 중후한 RPG(롤플레잉 게임)이나 FPS등에도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증명했다.



한계점 - 개발자 제품의 늦은 발매, 높은 가격 


홀로렌즈는 2015년 1월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그런데 이처럼 시험게임까지 나왔음에도 아직 실제품을 손에 넣을 수 없다. MS는 홀로렌즈 개발자 에디션을 2016년 1분기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예약 대기 신청을 받기로 한 이 제품의 가격은  3천 달러이다.



예약을 위한 자격조건도 비교적 까다롭다. 미국, 캐나다에 거주하면서도 윈도우 인사이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만 예약 대기 순번을 받을 수 있다. 최대 구입 대수는 신청 건당 2개이며 영어만 지원한다.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과 같은 체험형 제품은 컨텐츠가 매우 중요하다. 기술만으로는 신기한 구경거리일 뿐이지만 구체적인 컨텐츠가 풍부하게 제공되면 생태계를 만들면서 각 산업에 걸쳐 파급효과를 만든다. 영화 아바타의 흥행이 한동안 세계적으로 3D영상 붐을 일으켰다는 점을 참고할 수 있다.



그런데 개발자 제품이 당장 내년 1분기에 보급된다면 길게는 1년도 넘게 걸리는 컨텐츠 제작특성상 양질의 컨텐츠는 내후년에나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비싼 가격도 문제이다. 3천달러의 가격은 개인이나 작은 기업이 쉽게 구입할 수준을 넘는다. 


업계전문가는 "컨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만 홀로렌즈가 필요한 게 아니라 즐기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면서 "홀로렌즈 개발자 버전의 가격은 비싼 편이어서 간단히 즐기려는 사람에게도 상당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보다 가격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