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현재 활성화된 유일한 메타블로그, 다음뷰가 크게 바뀌었다. 이전의 다음뷰는 텍스트와 숫자, 열린 편집자란 참여시스템을 기반으로 확산이란 기능에 충실했다. 하지만 바뀐 다음뷰는 그래픽과 디자인, 엄정한 다음의 선정시스템을 기반으로 콘텐츠 내용에 충실하게 바뀌었다.




많은 지적과 의견을 참고해서 만든 다음뷰의 이번 변화에 대해서 많은 목소리가 들린다. 특히 다음뷰의 방향에 앞날이 걸린 블로거의 경우에는 다소 격한 반응까지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은 자기 블로그의 이해관계에 따른 개인적인 분석이다. 물론 그런 개인적 반응이 모여서 전체적인 평가를 만든다. 하지만 정작 다음뷰의 개편을 냉정하게 분석해보려는 시도가 부족한 듯 싶다.



다음뷰의 이번 개편은 전체적으로 좋은 콘텐츠로 채운 온라인 잡지 형태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그것을 위해서  콘텐츠의 선정과 노출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그동안 다음뷰의 커다란 단점으로 지적된 것이 숫자 위주의 뷰추천과 그에 따른 베스트글, 메인 선정에 공정성이 없다는 것이다. 


1. 추천수를 조작하는 어뷰징 블로그

2. 상업성이 너무 짙은 바이럴 마케팅 블로그.

3. 질낮은 낚시 글

4. 실제로 콘텐츠를 읽지도 않고 추천하는 블로거 추천 품앗이


이런 요소들이 다음뷰 추천숫자의 공정함에 대한 의구심을 만들어왔다. 또한 실제로 추천수가 노출을 만들고 다시 전체랭킹을 결정한다. 그리고 그 랭킹에 따라 직접 현금을 지급한다. 따라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눈에 보이는 추천수만 많이 확보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퍼졌었다.




이번 다음뷰의 변화에서는 이런 부정적 요소들이 작용할 여지를 거의 제거했다. 


1. 글을 읽지 않고 추천할 수 없게 했다. 구독한 블로거의 최신글을 정돈해서 보는 기능을 없앴다. 따라서  블로거끼리 서로 친분에 따라서 추천하는 것을 줄였다. 물론 그래도 완전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글에 들어와 읽을 성의는 있어야 하도록 했다. 

 

2. 사람들이 많이 본 글이나 공유 많이 된 글이란 순위를 걸었지만 추천수에만 의존하지 않음으로서 내용이 부실한 마케팅글이 노출될 여지를 줄였다. 바이럴 마케팅 글이 우연히라도 좋은 위치에 노출되지 않게 함으로서 베스트글 선정 로직을 악용할 여지를 줄였다.




3. 특별히 선정된 블로거를 고정필진으로 만든 에디션이 생겼고 카테고리에 대한 개편이 이뤄졌다. 개편의 방향은 콘텐츠 수준의 향상과 독자가 원하는 수요를 반영한다는 목표이다.


기계적인 랭킹에 따른 차등지급 시스템인 뷰애드가 없어졌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다음이 개편으로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다음뷰를 고급 콘텐츠 매거진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 열린 편집자가 선정하는 '베스트'를 없애고 다음뷰가 직접 데스크가 되어 좋은 글을 선정하는 '픽' 시스템을 만들었다.


4. 큰 의미에서 분석해보자. 다음뷰를 이용하는 모든 블로거는 다음뷰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개인 콘텐츠 프로바이더(CP)이다. 다음뷰는 데스크가 되어 그것을 보다가 독자에게 유익하다고 판단한 콘텐츠를 시각적으로 정돈해서 큐레이션한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좋은 글을 쓰는 블로거는 에디션을 통해 계약을 맺고는 고정 CP로 대가를 지불하고 그 콘텐츠를 이용한다. 블로거가 개인사업자, 다음이 기업 구매자가 되는 B2B 개념이다.




5. 이런 방식은 자칫 기존에 알려진 블로거만의 특혜란 인상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매주마다 좋은 글을 쓰는 블로거에 대한 선정과 시상식을 통해서 새로운 CP를 확보하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경쟁을 유도한다.



다음뷰 개편,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다음뷰의 개편 내용과 그 의도는 위와 같다. 그러면 이번에는 한번 생각해보자. 다음뷰의 변화가 의도를 포함해서 실제로는 어떤 순작용과 부작용을 가져올까?


1. 우선 다음뷰에 참여하지 않고 글만 읽는 독자의 경우에 바뀐 시스템은 상당히 좋다. 잘 정돈되고 시각적으로 매우 우수해진 글을 읽을 수 있다. 또한 다음뷰의 선정 자체가 엄격해져서 짜증나는 마케팅글이나 낚시글을 거의 읽지 않고 잡지를 보듯 독자에게 유익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2. 그런데 블로거는 콘텐츠를 만드는 생산자이지만 동시에 블로거 세계를 가장 좋아하고 그 글을 즐겨읽는 독자일 경우도 많다.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로서 가장 활발한 존재인 것이다. 이럴 때 자칫 다음뷰의 개편된 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 있다. 블로거 끼리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오히려 시스템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3. 필진 제도를 채택한 에디션은 고급 블로거에게 지향할 목표를 준다. 또한 안정적으로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 독자의 요구에 따른 공동테마 위주의 투고 시스템은 콘텐츠 프로바이더가 최종수요자인 독자를 중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좋은 점이 있다.


4. 에디션과 다음뷰 공통으로 우려되는 부작용도 있다. 우선 콘텐츠의 지나친 연성화이다. 다소 딱딱하거나 이론적인 부분을 다루는 블로거의 글은 철저히 배제될 수 있다.


내 경우를 예로 들면 같은 IT콘텐츠 안에서도 독자는 당연히 딱딱한 IT평론과 트렌드 글보다는 당장 실생활에 유용한 스마트폰 활용법을 더 좋아하고 원한다. 당연하다. 하지만 데스크인 다음이 만일 균형을 잡아주지 못하고 당장 인기있는 콘텐츠 위주로만 갈 경우 어떤 일이 생길까?


그것은 9시 TV뉴스에서 정치와 사회 경제뉴스가 줄어들고 연예와 생활 상식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와 같다. 당장의 호응은 더 높겠지만 장기적으로 미디어의 공익적 면을 외면하고 사회적 역할을 못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좋은 미디어라기 보다 좋은 오락매체일 뿐이라는 평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5. 다음뷰를 독자와 함께 만들고 본다는 참여 의식이 없어질 수 있다. 열린 편집자나 블로거 사이의 추천, 덧글은 부정적인 영향도 많았다. 그렇지만 일방적으로 선정당하는 것이 아니라 선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다음과 어느정도 피드백이 이뤄진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렇지만 변화된 현재 시스템은 뷰 추천숫자나 소셜공유 숫자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 다음이 철저하게 데스크 위치에 있고 독자는 그 결정과 논의에 참여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추천이나 공유 이외에 좋은 글 선정과 노출에 대한 참여를 유도하는 별도의 어떤 시스템이나 배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총평하자면 이번 다음뷰 개편은 변화에 대한 용기있는 시도라는 점에서 평가받을만 하다.


어떤 선택을 하든 장단점은 존재한다. 어쨌든 주사위는 이제 던져졌다. 새로 개편한 다음뷰가 제대로 콘텐츠의 고급화와 함께 블로그를 통한 큐레이션의 성공사례가 되길 바란다. 그것이 나 개인의 유불리를 떠나 한국 메타블로그의 성공을 위해 진심으로 바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