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발명가 에디슨이 탄소 송화기를 발명하고, 벨이 전화기를 만든 이래,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어주는 마이크는 가장 역사가 오래된 센서다. 그만큼 구조도 간단하기 만들기도 쉽다. 기술수준이 떨어지는 어떤 나라라도 마이크를 손에 넣기는 쉽다. 스마트폰 역시 애초에 마이크가 없으면 휴대폰 기능조차 하지 못한다.



하지만 바로 이런 점 때문일까. 마이크는 그다지 유용한 센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다른 센서들이 검출되는 신호의 정확도와 질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때 마이크 기술은 거의 정체했다. 애당초 사람은 시각에 비해 청각의 민감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열악한 화질의 영상은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지만 소리는 적당히 품질을 떨어뜨려도 잘 알아듣지 못한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마이크는 점점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소리를 입력받는 정도의 역할에서 벗어나 활용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폰에는 음성으로 입력을 할 수 있는 도구와 옵션이 기본 장착되어 있다. 아이폰의 시리는 음성을 마이크로 입력받아서는 해석해서 명령을 수행한다. 구글에서는 사용자가 마이크에 음악을 들려주면 데이터 베이스와 대조해서 어떤 음악인지 판단한다. 그리고는 곡명과 가사를 표시해주기도 한다. 위치기반 데이터처럼 주위의 소리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대충 어떤 위치에 있는지 추측할 수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미묘한 어조와 강세의 변화를 정확히 입력받아야만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마이크가 점점 고급 부품이 필요해지게 된다.

소리는 시각에 비해 상당히 감성적이다. 확실하지 않으므로 그만큼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고양이 울음소리, 아이의 웃음소리,엔진의 폭음 등은 그 음질이 좋을 수록 더 많은 상상력을 가져다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청각을 대표하는 마이크의 발전은 어떻게 전개될까?

마이크 - 가장 간단하지만 가장 감성적인 센서.

우선 지금의 모노센서를 넘어 스테레오 방식으로 발전되는 흐름을 예상한다. 스테레오 입력 역시 매우 쉽다. 간격을 떨어뜨려 마이크를 두 개 설치하면 된다. 데이터 용량은 늘어나지만 그만큼 정확한 소리의 위치와 변화를 알아낼 수 있다. 나아가서 입체음향이란 말처럼 다중 채널 사운드 입력을 지원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이란 작은 플랫폼이라고 해서 마이크에 대해 더이상의 요구가 없을 리는 없다.



인간이 듣기 힘든 고주파나 저주파 영역을 수신하는 마이크 기술도 생각해볼 수 있다. 각종 동물과 자연이 내뿜는 소리를 수신하고 해석해서 위험을 알려주거나 정보로 바꿔어 준다면 어떨까? 스마트폰만 있으면 박쥐의 소리를 수신해서 알아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잠수함의 소나처럼 돌고래의 바닷속 울음소리를 받아들여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센서기술은 굳이 한번에 한가지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결합되고 융합된다. 예를 들어 카메라 기술과 마이크 기술이 결합되면 시각과 소리를 함께 분석해서 물체를 인식하는 기술이 생길 것이다. 코끼리의 윤곽과 발자국, 울음소리의 패턴을 통해 스마트폰이 동물원 코끼리를 정확히 식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터치스크린 - 촉감과 위치, 압력까지 인식하는 피부같은 센서. 
 



최근에 와서 가장 큰 진보를 이룩한 센서가 있다면 바로 터치스크린이다. 초기의 터치스크린은 감압식이었다. 스크린 앞에 위치한 디지타이저가 무엇인가로 눌리는 압력을 감지한다. 누르는 것이 손가락이든 막대기든 그런 것은 상관없다. 그저 압력을 느끼면 해당 좌표를 검출해내고 반응하는 것 뿐이다. 이 방식은 정밀도가 좋고 기술이 안정된 대신에 멀티터치를 지원하기 어렵고 부드러운 터치감 구현이 힘들다. 2천년대 초반에 유행한 PDA가 대부분 이런 방식을 썼다.

이후 전자기유도 방식의 스크린도 등장했다. 이것은 지정된 자력을 뿜는 펜끝에만 반응하는 것으로 필기를 하는 공책과 펜에 가장 가까운 방식이었다. HP의 TC1000시리즈를 비롯해서  태블릿PC들이 많이 채택한 방식이다. 손에는 일체 반응하지 않고 필기감이 좋지만 역시 장치가 비싼 데다가 펜을 잃어버리거나 고장낼 경우 입력이 아예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아이폰 등으로 인해 유명해진 전자기유도 방식이 현재의 대세이다. 손가락에 흐르는 미묘한 전기를 감지해서 반응하는 이 방식은 멀티터치가 가능하고 쓸어주는 수준의 부드러운 터치가 가능하다. 그래서 현재 테블릿에까지 널리 쓰인다. 하지만 정밀도가 떨어지고 필기입력이 힘든 단점이 있다. 요새는 전자기유도 방식과 절충한 방식도 나와서 갤럭시노트 등에 쓰이고 있다.



터치스크린은 단지 화면조작의 수단이 아니다. 이것은 인간의 촉각을 대신하는 새로운 센서이다. 닌텐도DS의 게임 닌텐독스에서도 보듯이 화면상에 보이는 개를 쓰다듬을 수도 있고, 애인의 얼굴을 만지는 기분을 구현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은 터치스크린을 통해서 촉감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촉감센서는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이것을 논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촉각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촉감은 ‘건드리고 만지는 것’에서 시작한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그것을 눈이나 귀로 즐기는 면도 있지만 만지고 논다는 면도 강하다. 만진다는 것만큼 존재감이 확연한 감각은 없다. 보통 눈으로 보고 귀로 듣더라도 믿지 못하는 사람이 많지만 직접 만질 수 있는데 믿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촉감은 곧 원초적인 즐거움과 존재감을 가져다 준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최근 발매된 게임기인 소니의 PS VITA의 센서는 주목해볼 가치가 있다. 여기에는 종래의 터치패널과 더불어 후면의 터치센서가 더해졌다. 손가락을 다중으로 사용해서 엄지로 앞면을 누르면서 동시에 검지로 후면을 만질 수 있다. 이것은 평면적인 멀티터치를 넘어서 보다 입체적인 터치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에서 영향을 받은 휴대 게임기가 도리어 한단계 앞서고 있는 모습이다.


터치패널은 점점 압력의 단계를 감지하거나 보다 복잡한 멀티터치, 제스처를 구분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촉감을 보다 세밀하게 느끼는 쪽인 것이다. 이것이 발전하면 스마트폰은 터치센서를 통해 아픔이나 간지러움 같은 인간의 감각을 받아들일 수 있을 지 모른다. 간지러움을 태우면 눈물을 흘리며 부르르 떠는 스마트폰을 보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 이것은 게임을 비롯해 다양한 앱에 사용가능하다.

* 전체참조 : 스마트폰에 적용된 센서, 미래전망은? (디지에코 - 이슈앤 트랜드) , 필자 : 안병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