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건강, 보도태도에 문제있다.
2011. 2. 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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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와 잡스이론(종결)
오늘은 IT 자체보다는 우리 사회에 대해 한마디 하려고 한다.
현대에 있어서 이른바 '시스템' 이 발달하면서 개인의 역할은 점점 축소되는 편이다. 탁월한 개인이 모든 것을 만들고 통제하고, 발전시킨다는 것은 스토리로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안정을 모토로 하는 조직에서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변수일 뿐이다. 하다못해 스포츠인 현대 축구에서도 더이상 펠레나 마라도나 같이 빛나는 영웅보다는 개개인이 승리를 위해 헌신하는 조직축구를 최고로 친다.
그런 가운데 시스템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사람이 있다. 이제는 점점 전설이 되어가는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다. 그의 건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보도는 그가 IT 업계뿐만이 아닌 전세계적인 화제의 대상이자 영웅이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하지만 단지 그렇게 좋게 평가하기에는 너무도 심한 면이 있다. 그래서 나는 평론가로서 그 문제를 초기에 한번만 다루고는 일체 언급을 삼가해왔다.
사람이 어차피 자기를 중심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정도를 넘어선 자기중심의 사고방식은 불쾌감을 넘어서 대체 사람이 모여사는 사회란 것이 어떤 의미가 있나하는 반성까지 하게 만든다.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낸 후부터 나오는 여러 의견과 목소리 속에는 참으로 어이없는 생각들까지 있으니 말이다. 우선 뉴스를 보자. (출처)
잡스의 건강문제가 대두되었지만 비밀주의에 철저한 애플도 그렇고 잡스도 사생활은 보호받기를 원하기에 공개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실확인의 길이 어려운 언론은 대통령의 공식일정 가운데 있는 잡스에 주목했다. 여기서 실마리를 찾으려는 것이다.
한때 내셔널 인콰이어지는 잡스가 6주밖에 살지 못한다는 보도를 냈다. 진실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어나는 가운데 잡스의 앞모습 사진도 공개되었다. 내셔널 인콰이어지의 다소 과장된 보도보다는 덜하지만 어쨌든 아주 건강한 모습은 아닌 듯 싶다.(출처)
언론이 이른바 말하듯 국민에게는 어느정도의 알 권리가 있다. 또한 아무 유명해진 공인에 대한 취재도 어느 선까지는 자유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겠다. 어째서 스티브 잡스의 건강에 대한 보도와 반응에는 온기가 느껴지지 않을까. 단순한 진위를 따지려는 목적이라지만 정작 이 뉴스에는 이미 죽을 병을 겪었고, 현재도 죽음의 공포, 고통과 싸우고 있을 잡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스티브 잡스의 건강, 보도태도에 문제있다.
내가 아는 바로 보통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은 사람은 그 심리상 몇 가지 단계를 거친다. 첫번째는 믿지 못하는 불신이다. 오진이라는 것이다. 그 단계를 지나면 분노를 느낀다. 어째서 나에게만 이런 일이 벌어지냐는 것이다. 세번째는 슬픔이다. 왜 나는 이토록 불행한가. 라는 자기연민에 빠진다. 그리고 네번째로 체념과 수용의 자세가 된다. 사람에 따라 각 단계의 기간 차이는 있지만 거의 동일한 과정을 거친다.
스티브 잡스는 실제로 시한부 생명이 아닐 수 있다. 그냥 치료만 잘 받으면 금방 완쾌하는 가벼운 증상악화 정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만일 심각한 악화로 인해 목숨을 장담하지 못한다고 해도 언론에게 이렇게 대접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멀리서 망원렌즈로 잡은 사진으로 머리카락이 얼마나 빠졌으며 몸이 꽤 홀쭉해졌으니 하는 분석을 하는 모습이 너무도 눈에 선하다. 이것은 내가 생각하기에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스티브 잡스는 분명 지금 보통의 자연인이 아니다. 그는 애플2와 맥,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든 전설적 인물이며, 현재도 애플의 혁신을 주도하며 전세계 IT를 리드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람이다. 존엄성도 갖고 있으고, 인성도 있으며 인권도 있는 인간이다.
스티브 잡스는 미국의 패권과 함께 쇠퇴하는 달러화나 브라질의 커피단가, 북해산 브랜트 유같은 경제변수가 아니다. 무엇보다 소중한 한 사람의 목숨이다. 인터넷의 누군가는 잡스의 건강을 논하며 가지고 있는 자기가 가진 애플 주식 걱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잡스는 또한 멸종위기의 희귀동물이나 티비쇼의 주인공이 아니다. 매일의 생활을 진지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를 대상으로 우리는 동물의 왕국에서 늙은 사자가 언제 죽냐 이런 다큐멘터리를 찍고 보는 게 아니다.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사람 목숨이 구경거리나 가쉽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적어도 나는 그런 사회를 원하지 않는다.
관심이 있으니 보도를 하는 건 맞다. 그러나 얼핏 본 어떤 글처럼 옆집 아저씨가 죽든 말든 상관도 안하는 우리가 멀리 떨어진 낯선 스티브 잡스의 건강에 왜 이리 관심이 있을까? 경제변수라서? 아니면 희귀한 구경거리라서? 제발 그 안에 쾌유를 빌고 걱정해주는 마음이 있을 최소한의 자리라도 있으면 좋겠다. 차가운 카메라 렌즈같은 언론의 보도를 보며 문득 느끼는 감정이다.
현대에 있어서 이른바 '시스템' 이 발달하면서 개인의 역할은 점점 축소되는 편이다. 탁월한 개인이 모든 것을 만들고 통제하고, 발전시킨다는 것은 스토리로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안정을 모토로 하는 조직에서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변수일 뿐이다. 하다못해 스포츠인 현대 축구에서도 더이상 펠레나 마라도나 같이 빛나는 영웅보다는 개개인이 승리를 위해 헌신하는 조직축구를 최고로 친다.
그런 가운데 시스템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사람이 있다. 이제는 점점 전설이 되어가는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다. 그의 건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보도는 그가 IT 업계뿐만이 아닌 전세계적인 화제의 대상이자 영웅이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하지만 단지 그렇게 좋게 평가하기에는 너무도 심한 면이 있다. 그래서 나는 평론가로서 그 문제를 초기에 한번만 다루고는 일체 언급을 삼가해왔다.
사람이 어차피 자기를 중심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정도를 넘어선 자기중심의 사고방식은 불쾌감을 넘어서 대체 사람이 모여사는 사회란 것이 어떤 의미가 있나하는 반성까지 하게 만든다.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낸 후부터 나오는 여러 의견과 목소리 속에는 참으로 어이없는 생각들까지 있으니 말이다. 우선 뉴스를 보자. (출처)
백악관 공식 Flickr 계정은 어제 저녁 있었던 모임에서 스티브 잡스가 오바마 대통령 옆에 앉은 사진을 오늘 공개했다. 이 사진은 오바마 대통령 왼쪽 바로 옆에 앉아 식사하고 있는 스티브 잡스의 뒷 모습과 오바마 대통령 오른쪽 바로 옆에 앉아 있는 마크 주커버그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잡스의 건강문제가 대두되었지만 비밀주의에 철저한 애플도 그렇고 잡스도 사생활은 보호받기를 원하기에 공개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실확인의 길이 어려운 언론은 대통령의 공식일정 가운데 있는 잡스에 주목했다. 여기서 실마리를 찾으려는 것이다.
한때 내셔널 인콰이어지는 잡스가 6주밖에 살지 못한다는 보도를 냈다. 진실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어나는 가운데 잡스의 앞모습 사진도 공개되었다. 내셔널 인콰이어지의 다소 과장된 보도보다는 덜하지만 어쨌든 아주 건강한 모습은 아닌 듯 싶다.(출처)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서 타블로이드 신문 내셔널 인콰이어러지가 지난 8일 공개한 스티브잡스의 사진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잡스는 이날 미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 지역 스탠퍼드 암센터 밖에서 부인과 함께 한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이었다.
언론이 이른바 말하듯 국민에게는 어느정도의 알 권리가 있다. 또한 아무 유명해진 공인에 대한 취재도 어느 선까지는 자유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겠다. 어째서 스티브 잡스의 건강에 대한 보도와 반응에는 온기가 느껴지지 않을까. 단순한 진위를 따지려는 목적이라지만 정작 이 뉴스에는 이미 죽을 병을 겪었고, 현재도 죽음의 공포, 고통과 싸우고 있을 잡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스티브 잡스의 건강, 보도태도에 문제있다.
내가 아는 바로 보통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은 사람은 그 심리상 몇 가지 단계를 거친다. 첫번째는 믿지 못하는 불신이다. 오진이라는 것이다. 그 단계를 지나면 분노를 느낀다. 어째서 나에게만 이런 일이 벌어지냐는 것이다. 세번째는 슬픔이다. 왜 나는 이토록 불행한가. 라는 자기연민에 빠진다. 그리고 네번째로 체념과 수용의 자세가 된다. 사람에 따라 각 단계의 기간 차이는 있지만 거의 동일한 과정을 거친다.
스티브 잡스는 실제로 시한부 생명이 아닐 수 있다. 그냥 치료만 잘 받으면 금방 완쾌하는 가벼운 증상악화 정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만일 심각한 악화로 인해 목숨을 장담하지 못한다고 해도 언론에게 이렇게 대접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멀리서 망원렌즈로 잡은 사진으로 머리카락이 얼마나 빠졌으며 몸이 꽤 홀쭉해졌으니 하는 분석을 하는 모습이 너무도 눈에 선하다. 이것은 내가 생각하기에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스티브 잡스는 분명 지금 보통의 자연인이 아니다. 그는 애플2와 맥,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든 전설적 인물이며, 현재도 애플의 혁신을 주도하며 전세계 IT를 리드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람이다. 존엄성도 갖고 있으고, 인성도 있으며 인권도 있는 인간이다.
스티브 잡스는 미국의 패권과 함께 쇠퇴하는 달러화나 브라질의 커피단가, 북해산 브랜트 유같은 경제변수가 아니다. 무엇보다 소중한 한 사람의 목숨이다. 인터넷의 누군가는 잡스의 건강을 논하며 가지고 있는 자기가 가진 애플 주식 걱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잡스는 또한 멸종위기의 희귀동물이나 티비쇼의 주인공이 아니다. 매일의 생활을 진지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를 대상으로 우리는 동물의 왕국에서 늙은 사자가 언제 죽냐 이런 다큐멘터리를 찍고 보는 게 아니다.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사람 목숨이 구경거리나 가쉽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적어도 나는 그런 사회를 원하지 않는다.
관심이 있으니 보도를 하는 건 맞다. 그러나 얼핏 본 어떤 글처럼 옆집 아저씨가 죽든 말든 상관도 안하는 우리가 멀리 떨어진 낯선 스티브 잡스의 건강에 왜 이리 관심이 있을까? 경제변수라서? 아니면 희귀한 구경거리라서? 제발 그 안에 쾌유를 빌고 걱정해주는 마음이 있을 최소한의 자리라도 있으면 좋겠다. 차가운 카메라 렌즈같은 언론의 보도를 보며 문득 느끼는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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