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옵티머스 3D, 성능에 맞는 컨텐츠는?
2011. 2. 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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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디지털 세상(한국IT)
흔히 근대의 산업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혁신을 꼽으라고 하면 컨베이어 벨트로 연상되는 '분업'을 든다. 포드 자동차의 포드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이 분업은 매우 간단하다. 나사 조이는 사람은 작업시간 내내 나사만 죄고, 용접하는 사람은 계속 용접만 하는 것이다. 자기 전문분야만 할 수 있으니 좋고, 전체적으로 한 사람이 수공예로 모든 걸 만드는 것에 비해 획기적으로 시간이 적게 든다.
IT업계에서 개척기에는 분업이란 게 통하지 않는다. 아무 것도 없는데 자기 일만 하겠다고 제품을 내놓아봐야 아무도 사지 않는다. 그래서 초기 개인용 컴퓨터에서는 각 회사들이 하드웨어를 조립하고, 운영체제도 만들고, 심지어 그 안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그러다 점자 관련산업이 발전하자 나름 그 안에서도 표준화가 진척되고 분업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오늘날 부품업체는 부품을 주로 만들고, 운영체제 업체는 그것 위주로 만들며, 조립업체는 그걸 사다가 패키지로 묶어 소비자에게 공급한다. 각자가 자기 영역만 잘하면 되니 훨씬 쉽고 효율적이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은 충분히 그 업계가 성숙될 때의 일이다. 이런 시스템에 익숙해진 나머지 개척기에 불과한 상황인데 분업시스템처럼 행동하는 업체들이 있다. 이들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한쪽만 덜렁 내놓고는 매상이 오르지 않자 당황한다. 따지고 보면 아주 당연란 일인데 말이다.
예를 들어 3D티비 시장만 해도 그렇다. 영화 '아바타'로 인해 관심이 폭증한 것을 기회로 시장을 만들어내려는 것까지는 좋다. 그런데 국내 대기업들은 아직 컨텐츠조차 걸음마 단계인데 하드웨어만 비싼 고급제품을 내놓으며 막상 그 안에서 볼 내용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 분업을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님에도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스마트폰에서 밀리고 있던 엘지가 단단히 결심한 모양이다. 듀얼코어를 채택한 옵티머스 2X를 비롯해 이번에는 안경없이 3차원 화면을 볼 수 있다는 옵티머스 3D를 발표했다. 더구나 이 제품은 성능도 탁월한 모양이다. 다음 뉴스를 보자. (출처)
옵티머스 3D에 있는 프로세서칩의 속도가 다른 경쟁제품보다 탁월하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막상 이 뉴스를 보면서 쓴웃음이 나온다. 정작 이 제품에서 중요한 컨셉은 빠른 처리속도가 아닌데 말이다.
가장 비슷한 예로 닌텐도에서 출시예정인 게임기 닌텐도 3DS를 보자. 이것 역시 안경없이 3차원 영상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그런데 닌텐도는 이 제품에 엄청나게 빠른 처리속도의 칩을 탑재하지 않았다. 또한 하드웨어 사양을 일부러 강조하지도 않았다.
대신 닌텐도가 강조한 것은 3차원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들어선 게임의 활용성과 재미였다. 또한 많은 협력사의 게임발매 계획과 함께 자사가 가진 전통적인 마리오와 젤다 시리즈 등의 3차원화를 발표했다. 단지 3차원이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3차원이니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어떤 재미가 있다라는 것이 중요하다.
LG 옵티머스 3D, 성능에 맞는 컨텐츠는?
이번 옵티머스 3D를 둘러싼 뉴스를 보면서 내가 떠올린 몇 가지 의문을 말해본다.
1) 스마트폰에 3D기능을 넣는다는 발상은 좋다. 그런데 과연 그 기능을 즐기게 해줄 어떤 혁신적 수단을 생각하고 있는가? 그 안에서 볼 3차원 영상과 사진은 어디서 언제부터 구할 수 있을까? 설마 제품을 파는 시점에서 사용자끼리 알아서 만들고 보라는 것일까?
2) 적어도 일상적으로 3D를 즐기려면 아예 사용자 인터페이스(UI)부터 3차원 전용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인터페이스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전용 인터페이스를 넣어 포팅했을 때 과연 안드로이드의 버전업에 따른 포팅은 빨리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까?
3) 아바타를 비롯한 기존 3D영화나 컨텐츠, 방송을 옵티머스 3D안에서 볼 수 있는 길은 있는가? 아니면 닌텐도나 소니 등과 힘을 합쳐 3D 게임을 서비스할 계획이라도 있을까?
요약하자면 '대체 컨텐츠는 어디 있는가?' 이다. 유감스럽게도 아직 흘러나온 뉴스나 루머 가운데 이런 의문점을 해결해줄 내용은 없다. 위에서 언급한 엄청난 성능이 하나도 와닿지 않는 이유다. 일부러 옵티머스 3D를 구입한 소비자라면 당연히 3D를 정말 좋아하고 보고 싶어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아직 컨텐츠에 대한 배려도 없고, 닌텐도 같은 협력사도 없다. 그렇다고 엘지 자체적으로 3D개발 역량이나 인원도 없다.
유일한 한가지라면 혹시 기존 2D영상을 자동으로 3D로 보여주는 변환 기능이라고 훌륭한 게 들어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도 있다면 벌써 광고했을 것 같은데 아무 말도 없는 것으로 봐서 기대하기 어렵다.
위에서 이야기한 분업이 아무리 좋더라도 개척기에는 통하지 않는다. '나는 하드웨어만 만듭니다. 컨텐츠는 다른 데 가서 재주껏 알아보세요.' 라는 태도는 좋지 않다. 연달아 이어지는 신제품의 사후지원 감당은 고사하고 일단 그 안에서 당장 볼 컨텐츠 만이라도 제대로 지원해줘야 한다.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다. 컨텐츠가 없는 하드웨어를 높은 가격에 살 사람은 거의 없다. 추후로 획기적인 마케팅과 대응을 바란다.
IT업계에서 개척기에는 분업이란 게 통하지 않는다. 아무 것도 없는데 자기 일만 하겠다고 제품을 내놓아봐야 아무도 사지 않는다. 그래서 초기 개인용 컴퓨터에서는 각 회사들이 하드웨어를 조립하고, 운영체제도 만들고, 심지어 그 안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그러다 점자 관련산업이 발전하자 나름 그 안에서도 표준화가 진척되고 분업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오늘날 부품업체는 부품을 주로 만들고, 운영체제 업체는 그것 위주로 만들며, 조립업체는 그걸 사다가 패키지로 묶어 소비자에게 공급한다. 각자가 자기 영역만 잘하면 되니 훨씬 쉽고 효율적이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은 충분히 그 업계가 성숙될 때의 일이다. 이런 시스템에 익숙해진 나머지 개척기에 불과한 상황인데 분업시스템처럼 행동하는 업체들이 있다. 이들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한쪽만 덜렁 내놓고는 매상이 오르지 않자 당황한다. 따지고 보면 아주 당연란 일인데 말이다.
예를 들어 3D티비 시장만 해도 그렇다. 영화 '아바타'로 인해 관심이 폭증한 것을 기회로 시장을 만들어내려는 것까지는 좋다. 그런데 국내 대기업들은 아직 컨텐츠조차 걸음마 단계인데 하드웨어만 비싼 고급제품을 내놓으며 막상 그 안에서 볼 내용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 분업을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님에도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스마트폰에서 밀리고 있던 엘지가 단단히 결심한 모양이다. 듀얼코어를 채택한 옵티머스 2X를 비롯해 이번에는 안경없이 3차원 화면을 볼 수 있다는 옵티머스 3D를 발표했다. 더구나 이 제품은 성능도 탁월한 모양이다. 다음 뉴스를 보자. (출처)
LG 옵티머스 3D에 채용된 OMAP 4의 벤치마크 결과가 나왔는데, OMAP 4430은 삼성 엑시노스 4210과 NVIDIA 테그라 2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옵티머스 3D의 OMAP 4430은 SGX 540과의 조합으로 55.3을 기록해 1위를 기록했고, 옵티머스 2X의 테그라 2와 GeForce3 ULV의 조합은 51.2로 2위를, 그리고 삼성 갤럭시 S II의 엑시노스 4210과 MALI-400MP와의 조합은 49.1로 3위를 차지했다.
옵티머스 3D의 OMAP 4430은 SGX 540과의 조합으로 55.3을 기록해 1위를 기록했고, 옵티머스 2X의 테그라 2와 GeForce3 ULV의 조합은 51.2로 2위를, 그리고 삼성 갤럭시 S II의 엑시노스 4210과 MALI-400MP와의 조합은 49.1로 3위를 차지했다.
옵티머스 3D에 있는 프로세서칩의 속도가 다른 경쟁제품보다 탁월하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막상 이 뉴스를 보면서 쓴웃음이 나온다. 정작 이 제품에서 중요한 컨셉은 빠른 처리속도가 아닌데 말이다.
가장 비슷한 예로 닌텐도에서 출시예정인 게임기 닌텐도 3DS를 보자. 이것 역시 안경없이 3차원 영상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그런데 닌텐도는 이 제품에 엄청나게 빠른 처리속도의 칩을 탑재하지 않았다. 또한 하드웨어 사양을 일부러 강조하지도 않았다.
대신 닌텐도가 강조한 것은 3차원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들어선 게임의 활용성과 재미였다. 또한 많은 협력사의 게임발매 계획과 함께 자사가 가진 전통적인 마리오와 젤다 시리즈 등의 3차원화를 발표했다. 단지 3차원이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3차원이니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어떤 재미가 있다라는 것이 중요하다.
LG 옵티머스 3D, 성능에 맞는 컨텐츠는?
이번 옵티머스 3D를 둘러싼 뉴스를 보면서 내가 떠올린 몇 가지 의문을 말해본다.
1) 스마트폰에 3D기능을 넣는다는 발상은 좋다. 그런데 과연 그 기능을 즐기게 해줄 어떤 혁신적 수단을 생각하고 있는가? 그 안에서 볼 3차원 영상과 사진은 어디서 언제부터 구할 수 있을까? 설마 제품을 파는 시점에서 사용자끼리 알아서 만들고 보라는 것일까?
2) 적어도 일상적으로 3D를 즐기려면 아예 사용자 인터페이스(UI)부터 3차원 전용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인터페이스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전용 인터페이스를 넣어 포팅했을 때 과연 안드로이드의 버전업에 따른 포팅은 빨리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까?
3) 아바타를 비롯한 기존 3D영화나 컨텐츠, 방송을 옵티머스 3D안에서 볼 수 있는 길은 있는가? 아니면 닌텐도나 소니 등과 힘을 합쳐 3D 게임을 서비스할 계획이라도 있을까?
요약하자면 '대체 컨텐츠는 어디 있는가?' 이다. 유감스럽게도 아직 흘러나온 뉴스나 루머 가운데 이런 의문점을 해결해줄 내용은 없다. 위에서 언급한 엄청난 성능이 하나도 와닿지 않는 이유다. 일부러 옵티머스 3D를 구입한 소비자라면 당연히 3D를 정말 좋아하고 보고 싶어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아직 컨텐츠에 대한 배려도 없고, 닌텐도 같은 협력사도 없다. 그렇다고 엘지 자체적으로 3D개발 역량이나 인원도 없다.
유일한 한가지라면 혹시 기존 2D영상을 자동으로 3D로 보여주는 변환 기능이라고 훌륭한 게 들어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도 있다면 벌써 광고했을 것 같은데 아무 말도 없는 것으로 봐서 기대하기 어렵다.
위에서 이야기한 분업이 아무리 좋더라도 개척기에는 통하지 않는다. '나는 하드웨어만 만듭니다. 컨텐츠는 다른 데 가서 재주껏 알아보세요.' 라는 태도는 좋지 않다. 연달아 이어지는 신제품의 사후지원 감당은 고사하고 일단 그 안에서 당장 볼 컨텐츠 만이라도 제대로 지원해줘야 한다.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다. 컨텐츠가 없는 하드웨어를 높은 가격에 살 사람은 거의 없다. 추후로 획기적인 마케팅과 대응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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