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가 과연 기존의 아이폰-아이팟 터치 라인과 어떤 차별성을 가질 것인가? 이것은 아이패드가 처음 발표된 날부터 지금까지 줄곧 계속되는 논란이다. 스티브 잡스는 거실용 컨텐츠 소비기기라고 하면서 전자책을 특히 강조했다. 아마도 잡스는 이런 규정 하나로 모든 의문이 없어지고 사람들이 자기가 규정한 용도로만 집중해주길 바랬을 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쓰이는 아이패드는 보다 다양한 용도를 가지고 발달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아이팟 터치가 차지하고자 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 같은 곳에서 아이패드가 주목받고 있다.



아이패드는 단순한 화면 크기 말고도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다. 같은 모바일칩을 썼지만 아이팟터치나 아이폰이 배터리 시간을 생각해 클럭수를 다운 시켰다는 의혹이 있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그럴 필요가 없기에 실행속도가 빠르다. 또한 장시간 게임을 할 경우에도 배터리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기본 내장 배터리만으로 아이패드는 10시간 정도를 쓸 수 있다.

또한 화면 크기의 제약이 적기에 기존의 강력한 PC, 콘솔게임의 이식이 비교적 쉽다. 앱스토어가 쉽고 안전한 판매를 보장해주기에 수익성도 좋은 편이다. 아이패드 전용 앱으로 특화된 게임은 아이패드의 판매대수가 늘어남과 함께 더욱 늘어나고 발전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가운데 의외의 언급이 나왔다. 아이패드가 휴대용 게임기는 닌텐도DS, PSP가 아닌 가정용 콘솔인 닌텐도의 Wii보다 강력하다는 개발자의 말이다.(출처: 슬래시기어)

id 소프트웨어 공동창립자 존 카맥은 최근 인터뷰에서 iPad이 Wii보다 더 강력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id 소프트웨어는 iPad 용 퍼스트 퍼슨 슈팅 게임인 Rage HD를 막 출시했다.
그는 iPad이 닌텐도 Wii보다 더 강력하다고 말하고, 이어서 소니 PS3와 마이크로소프트 Xbox 360은 iPad보다 훨씬 강력하지만,그 파워의 대부분이 허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iPad이 어떤 종류의 실제 컨트롤들도 갖고 있지 않지만, iPad은 모바일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라고 말했다.



존 카맥은 전설적인 게임 개발자다. 게임에 관심이 좀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대작 게임인 둠과 퀘이크 시리즈를 만든 사람이기 때문이다. 존카맥은 살아있는 전설인데 그가 최초로 3D FPS를 창안하고 만들어 낸 사람이기 때문이다. 마치 PC에서 스티브 워즈니악이 리눅스에서 리누스 토발즈같은 위치다. 그래픽칩이 뒤지는 옛날 PC에서 3D던전 개념의 게임을 만든 울펜슈타인3D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또한 후속작 둠에서는 네트웍 플레이를 도입해서 지금 같은 네트워크 게임의 이론을 확립했다.

그의 단점이라면 게임의 시스템과 기술만을 너무 중시한 나머지, 잘 짜여진 연출이나 시나리오를 별로 필요하다고 여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로지 기술력만이 게임의 흥행을 좌우한다고 믿는 면에서 성공과 실패를 여러번 겪기도 했다.

어쨌든 게임의 프로그래밍 기술에서는 그의 천재성을 당할 사람이 없는 만큼 이 말은 매우 의미가 깊다. 휴대할 수 있는 아이패드가 고정된 장소에서만 쓰는 닌텐도를 능가한다는 말이기에 충격적이기도 하다. 과연 어떤 점 때문에 그가 이런 말을 하게 된 걸까?



아이패드가 닌텐도 Wii보다 강력한 이유는?

1) 닌텐도 Wii 자체가 사실 강력한 하드웨어가 아니다. 콘솔게임기 가운데 가장 성능이 낮은 편이다. 이전세대 게임기인 게임큐브에서 그다지 많은 진보가 없이, 단지 조작하는 컨트롤러부분 만을 동작인식으로 바꾸어 대성공을 거뒀을 뿐이다. 게임큐브조차도 비슷한 시기의 다른 콘솔 게임기에 비해 성능이 좋은 편이 아니었으니 최신 모바일칩과 그래픽 가속 코어를 쓴 아이패드보다 근본적인 처리속도가 뒤질 수 있다.

2) 아이패드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잘 쓸 수 있는 좋은 운영체제를 가졌다. 위의 언급에서 존 카맥은 이렇게도 말했다. 소니 PS3와 마이크로소프트 Xbox 360은 iPad보다 훨씬 강력하지만,그 파워의 대부분이 허비되고 있다고 말이다.

짐작컨대 여기서 허비된다는 것은 게임에 필요한 처리성능 외적인 것을 말한다. 운영체제의 자체적인 함수처리, 네트워크 관리, 외부 입출력 콘트롤러 관리, 확장기능 관리, 멀티태스킹 처리 등을 말한다. 이런 것에 소중한 처리능력과 램 용량을 할당하다보니 막상 모든 성능을 집중해서 처리해야 할 때 제 성능을 내지 못한다. 이에 비해 아이패드는 최적화가 아주 잘된 처리와 필요할 때 과감히 다른 작업을 종료해버리는 결단으로 인해 파워 허비가 적다.

3) 실제 개발에 필요한 개발킷(SDK)에서 닌텐도의 Wii를 비롯한 기존 콘솔 게임기들이 효율적인 라이브러리를 제공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게임회사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자사 플랫폼의 정말 최적화된 기술은 스스로 좋은 게임을 만드는 데 쓸 뿐 외부 공개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특히 닌텐도는 게임기의 성능을 잘 발휘하면서 판매량이 많은 게임은 닌텐도 자체제작 게임에만 편중되어 있다. 이런 현상의 원인 가운데는 좋은 개발킷 라이브러리를 써드 파티에 주지 않는다는 불신이 깔려있다. 아이패드는 이런 점에서 애플이 스스로 게임을 만들지 않기에 관련 라이브러리를 전부 공개했을 수 있다. 아마 존 카맥은 그 점을 지적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럼 과연 앞으로 아이패드는 닌텐도 게임기를 능가하는 게임을 신속히 확보할 수 있을까. 그건 아직 장담할 수 없다. 해당 뉴스의 끝부분을 보자.

그러나 불행하게도 카맥은 iPad이 더 소셜 기기에가깝기 때문에 id 소프트웨어는 현재로서는 iPad 용 게임들 개발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기사에 댓글을 달며 원문해석을 한 네티즌들은 이렇게 언급했다.

- 미래는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되면서 점점 '소셜'화되는 경향이 커질 것이지만 id Software는 그쪽('소셜')으로 가지 않는다. 우리가 그간 잘 만들던 스타일을 그만두기보다 더 발전시키리라고 생각한다." 그는 iOS 게임에 스케쥴의 10%만을 할당했었다고 하면서 Rage를 만들면서는 (시간을 더 많이 쏟는 바람에) 그 규칙을 어기게 되었다고도 했습니다.

- id Software 측으로서는 취미 프로젝트에 가깝지요. 한편 지난번 Doom: Resurrection 발매를 앞둔 인터뷰에서는 "나름대로 꽤 공을 들여 만들다보니 상당한 자금이 소요됐다. 앞으로 iOS에서 이런 (단순하지 않은) 게임을 계속 만들려면 시장성이 확인되어야 하는데, 이번 게임은 그 실험으로써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라고 발언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6.99라는 꽤 높은 가격설정이었습니다(초기에는 $9.99). 계속해서 Rage 시리즈 역시 iOS로 나오는 것을 보니 일단 앱스토어의 시장성은 확인을 하였나 봅니다.



아직은 아이패드나 아이폰에서 기술과 노력이 많이 들어간 대작 게임이 그 개발비를 충분히 뽑는 단계를 넘어 정말 많은 수익을 얻지는 못하는 것 같다. 아이패드가 분명 닌텐도보다 좋은 게임기가 될 자질을 지녔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자금이 회전해야 한다는 점이다.

많은 돈을 들며 대작을 만들면 다시 많은 수익이 생기는 구조가 형성된다면 아이패드는 명실공히 최고의 모바일 게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