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VS구글, 잡스가 지배하는 멋진 세상은?
2010. 5. 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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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와 잡스이론(종결)
서기 20XX년.
황량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동양최대의 전자상가라 자칭하는 용산 전자상가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사방에 세워진 커다란 건물 주위로 사방에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란 문구와 애플의 사과 무늬, 스티브 잡스의 커다란 얼굴이 대형 현수막으로 걸려있다.
핸드폰을 파는 곳에는 아이폰, 아이팟터치, 아이패드가 현란한 모습을 드러낼 뿐 다른 휴대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컴퓨터 매장에는 오로지 사과마크의 매킨토시 시리즈만이 빽빽이 진열되어 있다.
마치 범죄자처럼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남자는 가장 허름한 구석진 상점을 찾아 들어간다.
"저기..."
"뭘 찾으시죠?"
"컴퓨터를 한 대 조립하고 싶은데요?"
"예? 허어! 컴퓨터를 조립해요? 손님, 혹시 해커인가요?"
"아뇨. 그냥 돈이 좀 없어서요."
"휴우, 왠만하면 그냥 편하게 맥 사세요. 요새 단속이 얼마나 심한데요. 애플에서 자기 칩이랑 운영체제를 맥 아닌데 쓰기만 하면 다 잡아간데요. 뉴스 안봐요? 조립PC는 이제 불법이에요. 경찰도 자꾸 단속나오는데요. 잡혀가서 벌금내고 구속당하면 어쩌라고요."
"그... 옛날에는 여기서 조립PC로 장사했다면서요?"
"그거 다 윈도우즈 있던 옛날 이야기죠. 다 망하고 애플만 남고나니 이젠 컴퓨터가 아니라 그냥 냉장고나 세탁기에요. 누가 냉장고나 세탁기 조립해서 쓰나요? 세탁을 내 맘대로 하고 싶다고 부품 맞추고 세탁기 운영체제 따로 깔아쓰나요? 그러니 전부 불법이 되어버렸어요!"
"하지만 전 좀 선택하고 싶어요. 그래픽 카드랑 씨피유도 좀 특이한 것도 넣고 싶고요. 아직도 중국에서는 그렇게 해준다면서요?"
"그놈들이야 워낙 땅이 넓으니까 단속이 못미쳐서 그렇죠. 뭐 맥 사면 편하잖아요."
"하지만 전 좀 다르게 생각하고 싶어서요."
남자는 문득 문 밖의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란 문구를 쳐다본다.
그러나 상점주인은 혀를 쯧쯧 찬다.
"다르게 생각하긴 개뿔은. 그냥 애플놈들 하자는 대로 하면 편해요. 소비자는 그냥 돈만 지불하고 사면 그만이죠. 생각같은 걸 왜 해요? 요즘은 북한에서도 맥 쓴대요. 보안도 잘되고 뭐 자기들 체제랑 닮은 점도 많다면서."
"예? 그럼 맥은 그렇다치고 여기 아이폰 탈옥도 해주나요?"
"이런! 손님은 불법 무척 좋아하시네."
남자가 내민 아이폰을 본 주인은 히죽 웃는다.
"너무 커서 숨길 수 없는 맥은 그렇다치고 아이폰이야 나도 탈옥해서 쓰고 있어요. 이것도 불법이지만 애플에서 보안을 강화한다면서 여기서 야동도 못보게 하잖아요? 마누라 눈치 안보고 몰래 그거 보는 것도 낙인데 잡스 한 마디로 전부 불법이 되었어요. 심지어 이제는 사파리에서 야동 사이트를 알아서 차단하더라고요. 아이폴리스라나? 무슨 수갑 아이콘 하나 나오며 경고하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혁신적인 포르노 차단 기술이래요. 내 참 내가 무슨 세살 먹은 애도 아니고. 무슨 핸드폰 속에 옛날 담임선생 있는 줄 알았네. 그러니 탈옥해야지, 별 수 있나요?"
돈을 건네 받은 주인은 손님이 내놓은 아이폰을 옛날에 나온 듯한 PC에 넣고는 탈옥을 해준다.
"그거 맥으로는 안되나요?"
"말도 말아요. 이젠 탈옥을 많이 하니까 애플이 약관에 탈옥 프로그램을 맥에서 돌리는 자체도 불법이라고 했더라고요. 아예 지들이 법이야. 아마 <잡스 개자식!> 이라거나 <애플 엿먹어라!>라고 입력해도 잡아갈 것 같아요. 그래서 아예 20년전 컴퓨터를 쓰고 있죠."
"아하! 그 윈도우즈 쓰던 시절이요?"
"그래요. 그때 참 MS랑 빌게이츠 욕 많이 먹던 시절이었는데. 다들 불법복사해서 쓰면서도 뭐가 그리 불만인지 시도 때도 없이 욕했어요. 그래도 그 시절에는 적어도 다 큰 어른을 이렇게 초딩 취급 안했는데 말이에요. 이젠 뭐가 새로 나오면 판사도 아닌데 다들 잡스의 입만 쳐다봐요. 포르노도 안된다고 하면 안되죠. 플래시도 금방 사라지고 아도브도 망했죠. 뭐 나이드신 분들은 아주 옛날에 군화신은 군인들이 정치할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미니 스커트 입지 말라거나 머리 깎으라거나. 다 사회와 너희들을 위해서라고 했지요. 애플도 똑 같잖아요. 사용자를 위해서 통제가 필요하다니까 말이죠. 해커는 죄다 범죄자고, 우리 같이 애플 금지한 거 해주는 상인도 범죄자지요. 후우.."
주인은 어느새 담배를 꼬나문다. 그리고 사과마크를 쳐다본다.
"대통령은 차라리 임기라도 있죠. 회사 CEO는 안바뀌니까요. 잡스가 죽기라도 하면 좀 나아질 것도 같은데... 그래도 어차피 후계자도 정책은 안 바꿀 것 같아요."
"좋은 점도 있잖아요?"
"물론이죠. 다들 일하기 편하고 컴퓨터가 너무 쉬워서 우리집 세살 짜리도 잘 쓸 수 있게 되서 세상 좋아졌다고 하는데 난 당체 모르겠어요. 이게 좋아진 건지, 나빠진 건지..."
황량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동양최대의 전자상가라 자칭하는 용산 전자상가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사방에 세워진 커다란 건물 주위로 사방에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란 문구와 애플의 사과 무늬, 스티브 잡스의 커다란 얼굴이 대형 현수막으로 걸려있다.
핸드폰을 파는 곳에는 아이폰, 아이팟터치, 아이패드가 현란한 모습을 드러낼 뿐 다른 휴대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컴퓨터 매장에는 오로지 사과마크의 매킨토시 시리즈만이 빽빽이 진열되어 있다.
마치 범죄자처럼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남자는 가장 허름한 구석진 상점을 찾아 들어간다.
"저기..."
"뭘 찾으시죠?"
"컴퓨터를 한 대 조립하고 싶은데요?"
"예? 허어! 컴퓨터를 조립해요? 손님, 혹시 해커인가요?"
"아뇨. 그냥 돈이 좀 없어서요."
"휴우, 왠만하면 그냥 편하게 맥 사세요. 요새 단속이 얼마나 심한데요. 애플에서 자기 칩이랑 운영체제를 맥 아닌데 쓰기만 하면 다 잡아간데요. 뉴스 안봐요? 조립PC는 이제 불법이에요. 경찰도 자꾸 단속나오는데요. 잡혀가서 벌금내고 구속당하면 어쩌라고요."
"그... 옛날에는 여기서 조립PC로 장사했다면서요?"
"그거 다 윈도우즈 있던 옛날 이야기죠. 다 망하고 애플만 남고나니 이젠 컴퓨터가 아니라 그냥 냉장고나 세탁기에요. 누가 냉장고나 세탁기 조립해서 쓰나요? 세탁을 내 맘대로 하고 싶다고 부품 맞추고 세탁기 운영체제 따로 깔아쓰나요? 그러니 전부 불법이 되어버렸어요!"
"하지만 전 좀 선택하고 싶어요. 그래픽 카드랑 씨피유도 좀 특이한 것도 넣고 싶고요. 아직도 중국에서는 그렇게 해준다면서요?"
"그놈들이야 워낙 땅이 넓으니까 단속이 못미쳐서 그렇죠. 뭐 맥 사면 편하잖아요."
"하지만 전 좀 다르게 생각하고 싶어서요."
남자는 문득 문 밖의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란 문구를 쳐다본다.
그러나 상점주인은 혀를 쯧쯧 찬다.
"다르게 생각하긴 개뿔은. 그냥 애플놈들 하자는 대로 하면 편해요. 소비자는 그냥 돈만 지불하고 사면 그만이죠. 생각같은 걸 왜 해요? 요즘은 북한에서도 맥 쓴대요. 보안도 잘되고 뭐 자기들 체제랑 닮은 점도 많다면서."
"예? 그럼 맥은 그렇다치고 여기 아이폰 탈옥도 해주나요?"
"이런! 손님은 불법 무척 좋아하시네."
남자가 내민 아이폰을 본 주인은 히죽 웃는다.
"너무 커서 숨길 수 없는 맥은 그렇다치고 아이폰이야 나도 탈옥해서 쓰고 있어요. 이것도 불법이지만 애플에서 보안을 강화한다면서 여기서 야동도 못보게 하잖아요? 마누라 눈치 안보고 몰래 그거 보는 것도 낙인데 잡스 한 마디로 전부 불법이 되었어요. 심지어 이제는 사파리에서 야동 사이트를 알아서 차단하더라고요. 아이폴리스라나? 무슨 수갑 아이콘 하나 나오며 경고하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혁신적인 포르노 차단 기술이래요. 내 참 내가 무슨 세살 먹은 애도 아니고. 무슨 핸드폰 속에 옛날 담임선생 있는 줄 알았네. 그러니 탈옥해야지, 별 수 있나요?"
돈을 건네 받은 주인은 손님이 내놓은 아이폰을 옛날에 나온 듯한 PC에 넣고는 탈옥을 해준다.
"그거 맥으로는 안되나요?"
"말도 말아요. 이젠 탈옥을 많이 하니까 애플이 약관에 탈옥 프로그램을 맥에서 돌리는 자체도 불법이라고 했더라고요. 아예 지들이 법이야. 아마 <잡스 개자식!> 이라거나 <애플 엿먹어라!>라고 입력해도 잡아갈 것 같아요. 그래서 아예 20년전 컴퓨터를 쓰고 있죠."
"아하! 그 윈도우즈 쓰던 시절이요?"
"그래요. 그때 참 MS랑 빌게이츠 욕 많이 먹던 시절이었는데. 다들 불법복사해서 쓰면서도 뭐가 그리 불만인지 시도 때도 없이 욕했어요. 그래도 그 시절에는 적어도 다 큰 어른을 이렇게 초딩 취급 안했는데 말이에요. 이젠 뭐가 새로 나오면 판사도 아닌데 다들 잡스의 입만 쳐다봐요. 포르노도 안된다고 하면 안되죠. 플래시도 금방 사라지고 아도브도 망했죠. 뭐 나이드신 분들은 아주 옛날에 군화신은 군인들이 정치할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미니 스커트 입지 말라거나 머리 깎으라거나. 다 사회와 너희들을 위해서라고 했지요. 애플도 똑 같잖아요. 사용자를 위해서 통제가 필요하다니까 말이죠. 해커는 죄다 범죄자고, 우리 같이 애플 금지한 거 해주는 상인도 범죄자지요. 후우.."
주인은 어느새 담배를 꼬나문다. 그리고 사과마크를 쳐다본다.
"대통령은 차라리 임기라도 있죠. 회사 CEO는 안바뀌니까요. 잡스가 죽기라도 하면 좀 나아질 것도 같은데... 그래도 어차피 후계자도 정책은 안 바꿀 것 같아요."
"좋은 점도 있잖아요?"
"물론이죠. 다들 일하기 편하고 컴퓨터가 너무 쉬워서 우리집 세살 짜리도 잘 쓸 수 있게 되서 세상 좋아졌다고 하는데 난 당체 모르겠어요. 이게 좋아진 건지, 나빠진 건지..."
위의 이야기는 철저한 가상 이야기다. 일부 이용자들이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 애플이 승리하고 다른 모든 경쟁사가 사라져버린 근미래 세상을 상상해본 SF 초단편 IT소설이다.
종종 우리는 삶을 누군가에게 통째로 맡겨 버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나쁜 놈과 교활한 놈이 득세하고, 힘 있는 자가 횡포를 부리고, 정당한 내 몫이 빼앗기고, 세상이 너무 혼탁해졌다고 생각할 때 그렇다. 영웅이 나와서 단 칼에 사회악을 쓸어버리고 질서정연하게 밝고 명랑한 사회로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돈과 심지어는 스스로의 판단력과 자유까지도 다 줘버리고 싶다고 바란다. 그래서 우리는 통제를 합리화하고 심지어는 찬양하기도 한다.
지금의 IT업계에서 그런 영웅이 바로 스티브 잡스다. 내가 앞장서서 소비자의 편의와 이익을 보장해주마. 그러니 내가 통제하는 게 좀 심하더라도 참아라. 이의를 제기하지 마라. 싫으면 무질서하고 어려운 제품을 골라라. 내 제품을 사서 쓰는 이상은 나에게 복종하라.
잡스의 애플이 지배하는 세상은 얼마나 멋진 세상일까.
선택의 자유가 있는 듯 싶지만 실은 선택의 자유가 없는 세상도 있다. MS의 윈도우즈에 대해 독점 논란이 벌어졌을 때 마이크로 소프트는 당당하게 <윈도우즈가 싫으면 리눅스나 맥을 선택할 수 있다.> 고 말했다. 그렇다. 따지고 보면 MS가 총칼로 우리를 협박해 윈도우즈를 쓰게 한 것도 아니다. 우리는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자의로 윈도우즈의 사용약관에 동의하며 들어왔다.
만일 이제부터 마이크로 소프트가 <윈도우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은 우리가 규정한 특정한 언어로만 코딩해> 라고 하면 그렇게 따라야한다. 또한 <우리가 허락하지 않는 프로그램은 윈도우즈에서 쓰면 안돼. 이게 다 안정성과 성능보장, 바이러스 방지를 위해서거든? 그러니까 군말말고 따라.> 라고 해도 이의를 제기하면 안된다. 정 싫으면 리눅스나 맥을 쓰면 된다.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있으니까 마이크로 소프트는 전혀 나쁘지 않다.
심지어 우리 가운데 일부는 정품 윈도우즈도 쓰지 않고 있다. 이 자체가 불법이다. 경찰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가택수색을 해서 불법 복제 윈도우와 오피스를 쓰면 벌금 스티커를 발부해도 할 말이 없다. 싫으면 리눅스를 쓰면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직까지 마이크로 소프트는 그런 짓을 하지 않았고, 아마 앞으로도 그렇게 할 일은 없을 것이다.
만일의 경우지만 애플이 그 자리를 채울 경우는 저런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는 공포가 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애플은 모든 사용자를 초등학생과 동일하게 취급한다. 과도한 생각일까? 나는 요즘 스티브 잡스가 보여주는 언행으로 볼 때 충분히 걱정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애플이 지배하는 세상을 반대한다.
구글이 현재 애플을 강력히 견제하고 있다. 한때 애플의 좋은 파트너였던 구글은 지금 10가지가 넘는 분야에서 애플과 정면으로 경쟁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구글은 위에서 적은 저런 미래가 오지 않도록 막는 <터미네이터>인지 모른다. 애플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 날이 말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일정부분 구글을 응원한다.
구글은 <악마가 되지 말자.>는 모토를 가진 특이한 회사다. 개방을 외치는 광고 수입원의 이 회사는 통제정책 면에서 애플과 정반대의 의견을 가지고 있다. 개방과 협력, 사용자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소리높여 외친다.
하지만 과연 구글이 애플을 이기면 밝은 세상이 올까? 그건 아니다. 구글이 지배하는 세상은 또 어떨까?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다뤄보기로 하자.
이 글이 오늘자 다음뷰 메인에 올랐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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