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IT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모바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새로운 단어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관련된 사람만 쓰는 전문용어일 뿐이라면 몰라도 상관없겠지만 이들은 생활속에 적용되면서 점점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할 개념이 되는 중이다.


사물인터넷(IoT)이란 개념 역시 마찬가지이다. 관련 전문가나 학자들 사이에서만 쓰였던 이 단어가 어느새 성큼 우리 생활속에 스며들고 있다. 세탁기와 냉장고, 보일러와 가스밸브가 네트워크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되면서 나날히 편리한 기능을 만들며 우리를 유혹한다. 이제는 간단한 전원콘센트와 전등 같은 곳까지 사물인터넷 기술이 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발전하는 사물인터넷 기술이 어떻게 구현되며 어떤 모습으로 생활속에 다가오는지 알아보자.



왜 지금 사물인터넷인가? - 기반 기술 향상이 원인



사진출처 : http://www.weblineglobal.com


사물인터넷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가 사람의 개입 없이 서로 스마트하게 정보를 주고 받아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사물이 인간에 의존하지 않고 통신을 주고받는다는 개념은 유비쿼터스, 혹은 M2M(Machine to Machine)과도 비슷하다. 다만 M2M이 단지 기기 간의 통신 개념만 중시한 데 비해 이를 인터넷으로 확장하여  모든 정보를 상호작용하도록 만든 기술을 가리킨다.


구체적으로 사물인터넷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주위 환경에서 정보를 얻는 센서, 네트워크에 연결되도록 지원하는 통신 네트워크망, 서비스 분야와 형태에 맞게 정보를 가공하고 처리하고 처리하는 서비스 인터페이스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수집된 데이터 유출과 기기의 통제권을 지키기 위한 보안 기술도 중요하다.



사진출처 : 베타뉴스(직접 찍은 사진)


예전부터 논의되던 사물인터넷이 지금에야 활성화된 이유는 이런 구성요소가 충분한 성능이 나오게 발전했고 부품 단가가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온도, 가속도, 거리 등을 측정해주는 각종 센서는 부담없이 장착할 만큼 가격이 떨어졌고 정밀도 역시 높아졌다. 제어 관련 반도체도 비싸지 않게 되었으며 스마트폰으로 인해 빠른 유무선망이 촘촘히 설치되어 있다. 따라서 사물인터넷은 이제 도전하기만 하면 완성될 수준이 되었다.



핵심이 되는 네트워크 표준은? - 로라 vs NB-IoT


사물인터넷을 본격적으로 보급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정에서 쓰는 와이파이망은 무선네트워크로서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대역폭이 커서 데이터 전송량이 많은 대신 전력소모가 많은 편이고 신호의 도달거리가 짧다. 일반 LTE를 이용하는 규격으로 LTE-M은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규격으로  속도가 빠르고 데이터 전송량이 많지만 요금이 많이 부과된다는 단점이 있다.  IoT에서는 저전력, 저비용, 저용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해서 사물인터넷 기기에 최적화된 전용망을 따로 규정해서 설치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게 되었다. IoT 전용 기술로는 면허대역에서 쓰는 LTE-M와 NB-IoT, 비면허대역에서 시그폭스(SIGFOX)와 로라(LoRa) 등이 있다. 이들은 각각 전파의 도달거리와 데이터 전송량 기지국 설치를 위한 추가 비용에서 차이가 난다.



사진출처 : SKT 보도자료


우선 이통사 가운데 SKT은 LTE-M과 로라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취하고 있다. LTE-M은 기존 LTE 대역을 쓰는 네트워크이다. 여기에 추가되는 로라는 주파수가 비면허대역이기 때문에 출력이 법에 의해 제한된다. 따라서 서비스 품질이나 커버리지 영역이 면허대역에 비해 떨어진다. 그 대신 로라는 대응되는 모듈이 기존 가격의 1/5가격이며 기지국에 별도 큰 설치없이 추가할 수 있다 이용 요금을 저렴하게 책정하여 작은 데이터를 가끔 송신하는 경우에 경쟁력이 있다. 


KT와 LGU+는 NB-IoT를 택하고 서로 협력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NB-IoT(NarrowBand-Internet of Things)는 LTE망을 활용하는 것으로 LTE-M에 비해 좁은 대역을 쓰기에 ‘협대역 LTE’라고도 불린다. LTE-M이 감시카메라가 찍은 영상 같이 고용량 데이터를 보낼 때 쓸 수 있지만 NB-IoT는 작은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보내는 데 쓴다. 로라보다는 출력이 강하기에 도달거리가 길고 전송능력도 약간 더 좋다. 



사진출처 : LGU+ 보도자료


로라는 SKT가 2016년 7월에 전국망을 구축하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NB-IoT는 아직 상용화가 되지 않았는데 2016년 6월에 표준화가 완료되었다. KT와 LGU+에 의해 2017년 전국적으로 상반기에 상용화될 예정이다. 전국망도 상반기 안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두 기술 모두 초당 수십 kbps 정도의 느린 속도와 비교적 저렴한  5달러 가량의 대응 모듈 가격,  기기 배터리 수명이 10년정도라는 공통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약간 예외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NB-IoT가 주력이 될 거라 관측하고 있다.



산업분야 이용 - 원격검침과 건설현장 관리 등


초기단계에서 사물인터넷이 우리 생활에 적용될 분야는 검침이 있다. 이전까지 가스나 수도 계량기 검침을 위해서는 검침원이 매월 일정한 날짜에 가정을 방문하거나 건물에 있는 계량기함을 열어보았다. 그렇지만 이제는 번거롭게 그럴 필요가 없다.사물인터넷 모듈이 설치된 계량기에 사물인터넷망을 통해 신호를 보내면 계량기 값을 전송해준다. 


KT는 강원도 원주지역에서 소물인터넷(LTE-M)을 활용한 도시가스 원격검침 시범사업을 펼친다. 11월 14일부터 참빛원주도시가스는 KT의 소물인터넷을 활용하여 원격지에서 실시간으로 가스 사용량을 검침하고 있다. 검침원이 각 세대를 방문하거나 소비자가 번거롭게 직접 하던 것을 IoT 플랫폼이 대신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생활 침해를 막고 검침 숫자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사진출처 : KT 보도자료


이것은 KT가 구축한 소물인터넷 전국망 서비스와 IoT 플랫폼인 ‘IoT Makers’를 활용한다. 본래  원격검침 서비스는 2000년대 중반 시범사업을 통해 보급되었으나 통신장애와 기기고장이 많아 검침값 오류가 잦아 보급이 늦어졌다. 그렇지만 도입한 소물인터넷(LTE-M)은 신호도달영역이 넓고 주파수 간섭이 적으며 보안성도 높아 보급이 쉬워졌다. 


LGU+는 공공 IoT 서비스로 고양 스마트시티에 관련 기술을 공급했다. 시와 협의해서 도로 경계에 지자기 센서를 설치해 불법 주차 문제를 IoT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호수공원에 수질 관리 센서와 스마트 보안등을 설치해서 안전을 높였다. 


여기에 쓰레기 모니터링 솔루션을 도입해 쓰레기통 적재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쓰레기 수거 차량이 최적의 동선으로 이동할 수 있는 분석 솔루션을 제공한다. 스마트 교통 솔루션은 주차 위반, 과속 위반 등을 감지해 사고를 예방하고, 보행자 안전을 위한 솔루션도 제공한다. 이런 스마트시티는 기존 사회 인프라를 사물인터넷을 통해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SKT는 IoT 기술을 사용해 건설 현장 사고를 방지하는 스마트 건설 솔루션을 대우건설과 함께 위례신도시 우남역 푸르지오 건설 현장에 구축했다. 이전까지 건설현장에 도입된 안전솔루션은 CCTV나 무전기 등을 사용한 아날로그 방식이었는데 이것을 사물인터넷 기기를 이용해서 새롭게 바꾼 것이다.


이것에 도입된 스마트건설은 IoT 네트워크, IoT 플랫폼인 씽플러그를 기반으로 했다. 건설 현장의 구조물에 지능형 CCTV, 가스 센서, 진동 센서, 화재 감지 센서 등을 설치하여 사고 발생 시 즉각적 대응이 가능하다. 



사진출처: SKT 보도자료


현장 근로자에게 스마트 태그를 착용토록 하여 공사 구역 별 근로자 위치 확인, 비승인자의 위험지역 출입 여부, 비상 시 대피자 확인 등 위치 기반 안전을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태그에는 부착된 버튼으로 위급 상황을 상황실에 알릴 수 있어 근로자의 몸에 닥친 위험을 바로 알리고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지하 공간에 설치된 가스 센서는 산소 농도를 확인해 유해 가스가 기준치를 넘으면 비상 대피 알람을 보내기도 한다. 지능형 영상분석 시스템인 T뷰는  침입자를 바로 감지하고 경보를 발해서 도난을 예방한다. 현장 기둥이나 가설 지지대에는 무선 진동 센서를 설치하고는 진동이 한도를 넘으면 위험 신호를 자동으로 보낸다. 대우건설은 이런 스마트 건설 솔루션을 적용해 관리비용을 절감하고 안전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정에서 이용 - 집안 내 가전을 제어하는 홈시스템


LGU+는 대우건설이 짓는 연희 파크 푸르지오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유무선 통합형 홈 IoT 시스템과 홈 IoT 애플리케이션 시연존을 설치했다. 이 아파트에 건설단계부터 사물인터넷 시스템을 넣어 입주하면 곧바로 쓸 수 있도록 빌트인 형식으로 제공한다는 뜻이다. 

 


사진출처 : LGU+ 보도자료


입주민은 푸르지오 홈 IoT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태블릿PC로 에어컨, 선풍기,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등 집안 내 가전을 제어하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설치된 조명, 난방, 가스 등의 기존 홈넷시스템은 물론 개별적으로 구매하는 LG전자, 삼성전자의 IoT 생활 가전도 스마트폰을 통해 푸르지오 IoT@home 하나의 앱에서 모두 제어 가능하다. 푸르지오 IoT@home 앱은 연동제품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출퇴근, 주말, 여행 시 적합한 모드를 추천해준다.

 

푸르지오 IoT@home에서 가스락을 끄면 아파트 주방의 가스락이 ‘열림’에서 ‘잠김’으로 바뀐다. 이 방법으로 외출시 올려놓은 냄비가 적당히 끓을 때 불을 끌 수 있다. 위치기반 홈 IoT 솔루션은 귀가모드로 해 두면 거주자 차량이 아파트 인근에 접근하면 “실내모드로 전환됩니다”라는 알림과 함께 난방을 미리 켜두는 등 실내 환경을 자동으로 조정한다. ‘청소모드’를 실행하면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가 작동하며 커튼이 열린다.



사진출처 : KT 보도자료


이처럼 사물인터넷은 이제 우리 생활 속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신기술은 사람들에게 경계심을 품게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원리부터 하나씩 IoT를 이해하면서 적응할 수 있다면 우리는 두려움 없이 좀더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자유광장에 기고된 글을 기반으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