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기업은 두 군데로 삼성, 그리고 LG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 가운데 한 기업이 더 있었다. 대기업도 아니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경쟁하던 팬택이다. 나름 독특한 개성과 과감한 마케팅으로 시장에 도전자 입장을 차지했지만 대내외적인 악조건이 겹치자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현재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다.


비록 위기에 처해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팬택의 재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다. 팬택이 내놓았던 개성적인 단말기, 국내생산으로 인한 고용효과, 중저가폰에 대한 수요는 물론이고 경쟁이 줄어든 국내 시장에 대한 아쉬움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4월 17일 최종마감된 팬택 인수의향서 접수결과 국내외 3곳에서 접수를 했다. 이에 따라 팬택이 새 인수자를 만나 재기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두 번이나 매각이 무산된 경험이 있기에 인수 성사여부도 아직 안심할 수 없다. 과연 팬택이 최종 청산위기를 넘기고 회생할 수 있을 지, 새로운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을 지 있을 지 알아보자.



인수의향자 3곳 - 하드웨어 기업은 없어


업계에 따르면 팬택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은 국내에서 2개 업체, 미국에서  1개 업체이다. 내역을 보면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국내 부동산 개발회사, 국내 개인투자자 등 세 곳이다.


인수의향서 마감일인 4울 17일 오전까지도 신청자는 전혀 없었다. 그대로 접수가 없었으면 법원에 의해 최종 청산 절차를 밟게 되는데 오후 마감 직전에 세 곳이 한꺼번에 인수의향서를 접수했다.



팬택의 매각 주관사 삼정회계법인은 팬택이 계속 기업활동을 하게 될 경우 기업가치를 1,114억원으로 계산한 바 있다. 이 가격이 인수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지만 두 차례의 매각무산을 거치면서 좀 더 낮아졌을 수 있다. 팬택은 앞으로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본계약 체결 순서를 거쳐서 새로운 인수자를 맞이하게 된다. 법원과 채권단은 자격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인수자를 결정한다.


우려섞인 시선도 있다. 예전에 사모펀드인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와의 계약이 허무하게 무산된 선례에 비춰볼 때 스마트폰과 관련이 없는 기업의 실제 인수의사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의견이다. 이번 인수의향자에서도 미국 SNS업체를 제외하면 부동산 회사와 개인투자자는 IT회사조차도 아니다. 따라서 팬택의 개발능력, 스마트폰 유통능력보다는 잔존가치를 노리고 싸게 구입한 뒤 비싸게 팔겠다는 의도일 수 있다. 이럴 경우 팬택의 회생은 더욱 어렵게 된다.


미국 SNS회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페이스북 정도의 글로벌 기업이라고 해도 스마트폰 하드웨어 제조판매를 만만한 분야가 아니다. 이미 페이스북폰으로 실패를 겪은 적이 있다. 아마존도 파이어폰이 기대이하의 실적으로 거두고 있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끝내 매각했다. 페이스북 정도가 그럴 정도인데 그보다 규모와 인지도가 작은 회사는 더욱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인수의향서를 심사한 결과 적극적 의사가 없다고 생각해서 세 회사 모두 의향서가 반려되었다. 팬택은 남은 기간 극적으로 새 인수자가 나타나야 회생할 수 있다.



시크릿노트2 비공식 공개 - 건재한 개발능력 보여줘


사진출처 : 블로그 베가야 아프지마


이런 가운데 팬택 관계자가 개인 블로그에 개발을 마쳤지만 법정관리 등 회사 사정으로 출시하지 못한 베가 시크릿노트2’(IM-A930) 사진과 스펙을 공개했다. '베가야 아프지마(http://blog.naver.com/ultrayoung/220332583342)' 블로그에 올라온 이 제품은 화이트 색상 제품이며 자주색과 함께 두 종류로 개발되었다.


2014년 8월 개발되었던 이 패블릿 제품은 지금 보아도 팬택의 당시 개발능력이 건재했음을 보여준다. 


사진출처 : 블로그 베가야 아프지마


화면은 6인치(15.24센티미터) 디스플레이는 넓어서 쓰기 편한 데다가 QHD(2,560X1,440) 해상도를 가졌다. LCD 콘트라스트를 조절하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서 소모전류를 줄이고 배터리 지속시간을 늘렸다. 퀄컴 스냅드래곤 805 2.5GHz를 사용해서 3GB 내장메모리를 통해 충분한 처리속도를 낼 수 있다. 저장공간은 내장 32GB로 충분한 편이며 광대역 LTE, MHL3.0 지원등 당시 기준으로 최신 기술을 채택했다.


사진출처 : 블로그 베가야 아프지마


슬라이드식으로 문지르지 않고 손가락만 가져다대면  한 번에 인식하는 에어리어(Area) 방식 지문인식센서와 1와트 출력의 외장 스피커를 탑재했다. 스마트폰에 고유 이름을 붙여서 부르는 애칭 모드 음성인식과 3,400mAh 대용량 배터리도 돋보인다. 패블릿 답게 하단부에 스타일러스 펜을 내장했으며 자석을 이용해 딱 붙는 느낌을 냈다.



사진출처 : 블로그 베가야 아프지마


카메라 역시 새로운 방식의 AF(오토 포커싱) 개발을 통해 첫 번째로 적용 예정이었던 모델이라는 설명이 있다. 다만 전체적 카메라 사양은 너무 슬퍼서 밝히기 싫다고 적었다. 기존 콘트라스트 방식 포커싱이 아니라 현재 G3에 적용된 레이저 방식이나 위상차 검출 방식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재기 가능성 - 개발능력이 남아 있는 지금이 골든타임 


팬택이 정상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 밖에 없다. 다시 자금이 유통되어 새로운 스마트폰을 내놓고 그것을 유통시켜 돈을 회전시키는 것이다. 제품이 나오고 팔려야 시장에서 유효한 경쟁자가 되고, 개발부에서 영업부까지 전 부서가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단지 주인만 바뀐 채 침묵한다면 미래가 없다.



업계에서는 팬택의 개발능력이 남아있는 지금이 그나마 최적기라고 꼽는다. 업계전문가는 "이번 시크릿노트2 공개는 말하자면 아직 팬택개발부가 최신 트렌드를 따라갈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준 비공개 프리젠테이션이라고 볼 수 있다" 면서 "여기서 한 세대만 더 지나도 개발부가 기술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2015년까지가 재기를 위한 골든타임이다" 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팬택이 얼마나 빠르게 인수자를 확정짓고 새로운 제품을 국내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