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많은 IT 기업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실제로 그것을 손에 꼽아보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는 경우가 있다. 일상적으로 살아가면서 수많은 IT기업이 만든 결과물을 이용하지만 그 가운데 특별히 브랜드를 의식하고 쓰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삼성이나 LG, 애플과 MS 같은 기업이 만든 것만 쓰고 있지 않다. 중요하지만 특별히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고 묵묵히 좋은 솔루션을 제공하는 IT기업은 마치 공기처럼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두베'는 이런 회사 가운데 하나로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은행 인터넷 뱅킹, 관련 전산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두베라는 이름은 북두칠성의 우두머리를 뜻합니다. IT기술을 선도하는 리더로서의 기업으로 키워보자는 의도가 담긴 이름이지요"


두베의 석광진 대표이사는 간결하게 회사 이름의 뜻을 풀어냈다. 두베는 석 대표가 개발부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동생이 영업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석 대표는 2007년도 부터 개발부를 이끌고 있다. 스마트폰 솔루션 관련 회사이니 개발부 인력이 많은 건 당연하겠지만 두베는 개발인력의 비중이 매우 높아서 전체 인력의 80퍼센트에 달한다. 게다가 중급과 고급 개발인력이 81퍼센트를 차지한다. 작지만 강한 회사가 되기 위해 철저히 기술 기반 회사로 가져가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두베의 핵심 사업 부문은 금융솔루션이다. 우리가 익히 쓰고 있는 은행의 스마트폰용 인터넷 뱅킹 앱이 여기에 해당한다. 두베의 사업 연혁을 보면 외환은행 금융스케쥴러, SC은행 모바일러티 플랫폼, 신한은행 기업 S뱅킹 업데이트 개발 등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아는 금융기관이 관련되어 있다. 이렇게 금융권 앱을 중심으로 만드는 데 개발에 어려움은 없었을까?  


"은행이 제시한 앱을 절차대로 개발해서 진행하다 보면 기능의 원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나옵니다. 이런 부분을 다시 소통하면서 버전 업하는 것이 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석광진 대표는 금융권 앱이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이 많기에 소통과정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보안 솔루션이 고객들이 원하는 기능과 성능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를 프로그램으로 해결하려다 보니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개발 가이드를 제시하는 금융권에게 요구는 하지만 시간이 걸리다 보니 막을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이쪽에서 할 수 있는 기술적 부분을 찾아서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두베



두베의 역할에 대해 석 대표는 '용병처럼 어려움을 해결해준다'라고 정의했다. 은행을 비롯해 기존 업체들이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전문분야에 대해서 정확하고 오랜 기술을 갈고 닦았다가 필요할 때 다가가 확실하게 해결해준다는 의미인 듯 싶다. 그런 면에서는 딱 맞는 비유다. 두베는 지난 동안 은행 관련 앱 개발을 충분히 해와서 자신감과 특수스킬을 지닌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기술력이 있고 성의를 대해서 고객이 원하는 부분을 귀담아 듣고 개발에 구현해 주는 것이 큰 특징이다.


금융권 스마트폰 앱을 자주 만든다면 요새 사용자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  액티브 엑스와 공인인증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이 점에서 석광진 대표는 굉장히 적극적이다. 이제 액티브 액스는 필요없다고 잘라 말한다. 은행들도 오픈 뱅킹 형태로 많이 나가는 점을 들며 앞으로의 대세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웹이 곧 사라질 거라 생각한다. 이미 스마트폰의 시대로 접어들었으니 구시대의 기술이 굳이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관련분야인 스마트폰 앱에 대해서도 규제기관의 지침 때문에 틀에 박혀 있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예를 들어 이체할 때 좀더 간단한 방식으로 사용자의 편의를 강화하는 쪽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현장에서 두베가 겪는 어려움은 무엇일까? 개발자 출신인 석 대표는 IT업계에 만연한 지나친 하도급, 최저가 입찰에 대해 걱정했다. 이런 입찰은 바로 실무를 맡는 개발자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무조건적인 가격경쟁이 아니라 기업의 기술력이나 여러가지를 보고 공정한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두베



작지만 기술력과 실적으로 무장한 두베를 이끄는 석광진 대표의 경영철학은 신중함이다. 신중함과 주저함의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잡는데 단순히 눈에 보이는 지표보다 직감을 좀더 믿으며 돌파구를 열어가는 타입이다. 너무 쉽고 이익이 많아보이는 일을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는 그의 조언은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기도 하다.


그는 일본에서 많이 생활해왔기에 '이치고 이치에'란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한번의 만남을 일생에 한번 처럼 소중히 여기자는 그 말 뜻은 신뢰가 밑바탕인 금융권과 IT 개발에도 잘 어울리지 않을까? 석 대표는 원하는 인재 상을 묻는 질문에 자기가 맡은 바를 능동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을 꼽았다. 작지만 강하고 믿음직한 회사를 만드는 그를 주목하면서 혹시 자기 꿈을 펼칠 직장을 찾는 개발자라면 두베의 문을 한번 두드려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