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클라우드라고 하면 일기예보에 나오는 구름 아니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사실 거창한 명칭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클라우드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정작 드롭박스나 에버노트 같은 클라우드 앱을 잘 쓰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렇듯 클라우드는 그 명칭을 떠나서 이제 우리 생활 속에 밀착된 장치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클라우드의 발전은 상당부분 스마트폰, 태블릿, 울트라북 등 모바일 기기가 상대적으로 적은 기억용량을 가진 탓에 이뤄졌다. 풀HD를 넘어서는 4K해상도 동영상, 원음을 손실없이 들을 수 있는 무손실 음원, 고해상도 사진 데이터 등 우리가 생활을 즐기는 데 필요한 데이터 공간은 나날이 증가했다. 그럼에도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여전히 기본용량이 16기가바이트(GB)에서 출발하며 64GB를 넘지 않는다. 고용량 하드디스크를 별도로 들고 다니자니 크고 무거워서 불편하거니와 스마트폰과의 연결단자 역시 제대로 없어 오히려 불편할 지경이다.






따라서 선이 없이 스마트기기에 추가 저장용량을 제공하고, 휴대하기도 좋은 고용량 저장장치는 스마트 기기를 즐기는 데 필수적이다. 클라우드라는 거창한 이름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시중에는 클라우드와 거의 비슷한 역할을 스마트 기기에 제공해주는 유용한 설비가 나와있다. 플래시 메모리 기업 샌디스크(SanDisk)에서 내놓은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Wireless Media Drive)는 아주 간단하게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무선 네트워크를 통한 외부저장공간을 제공해준다. 


제품 디자인은 기능적이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추구했다. 메모리카드 리더 정도 크기에 알루미늄으로 된 외장은 단단하면서도 미려하다. 윗면에는 태양광 반사판처럼 물결치는 작은 사각형 판넬무늬가 장식한 가운데 샌디스크(SanDisk)로고가 새겨졌다. 





베젤처럼 둘러싼 테두리는 가장자리를 잘 깎은 라운드 형태다. 여기서 앞면에는 검은 색 전원스위치와 세 개의 상태표시등이 있고 오른쪽 옆면에는 SD메모리 카드를 넣을 수 있는 슬롯이, 뒷면에는 마이크로 USB단자가 있어 유선 데이터 연결과 충전을 위한 케이블을 통한 USB단자 연결과 충전을 도와준다. 


아랫면은 검은색으로 처리되었으며 바닥에 놓을 경우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한 우레탄 재질로 보강되었다. 전체적으로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리즘적인 아름다움과 함께 기능성을 함게 노린 우수한 디자인이다. 휴대해야 하는 장치의 특성상 견고함과 안정성은 필수다. 여기에 세련된 디자인까지 더하면 보다 가치가 올라간다.


샌디스크 무선 드라이브는 이동형 저장장치로 용량이 다른 모델이 있는데 기자가 테스트한 제품은 64GB 용량을 내부에 탑재했다. 그리고 SD메모리카드를 꽂을 수 있는 슬롯이 있어 추가로 용량을 확장하거나 외부 미디어 파일을 내부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사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첫번째로 유선연결을 통한 이동식 드라이브로 쓸 수 있다. 제공되는 케이블을 통해 PC와 직접 USB로 연결한다. 잠시 기다리면 신호표시등 세 개가 전부 켜지며 PC에 미디어 드라이브(Media Drive)란 외부 드라이브로 인식한다. 


제품에 내장된 64GB 저장장치가 잡힌 것이다. 만일 SD메모리 슬롯을 꽂았다면 그것도 별도 드라이브로 인식한다. 이 상태로 저장공간을 활용하면 된다. 하지만 선이 연결된 상태로는 이동식 하드디스크나 대용량 메모리카드와 다를 바 없다. 




이 장치를 편리한 클라우드 장치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따로 있다. 우선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앱을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에서 sandisk로 검색하면 이 제품에 대응하는 전용 앱이 나온다. 그것을 내려받아 설치한다. 그리고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의 전원 스위치를 길게 3초 이상 눌러주면 표시등이 켜지며 작동을 시작한다.


내려 받은 전용 앱을 실행하고는 설정으로 들어가서 인터넷에 연결을 체크한다. 이어서 스마트 기기의 와이파이 설정에서 SanDisk Media... 고 적힌 IP에 접속하면 모든 준비과정이 끝난다. 이후 메인 화면에서 파일특성에 따라 분류된 항목에 진입하면 저장된 파일을 찾을 수 있다. 




비디오, 음악, 사진, 파일 가운데 하나를 골라서 들어가면 미리보기로 안에 있는 파일 내용을 미리 보여준다. 원하는 파일을 선택하면 스트리밍 형식으로 재생해준다. 슬롯에 꽂힌 SD메모리가 있다면 역시 별도 드라이브로 특성별로 파일을 정렬해 보여준다.

 

음악 파일은 물론이고 용량이 재법 큰 풀 HD비디오 파일도 무난하게 잘 재생됐다. 다만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운영체제에 따라 지원하는 코덱이 다르기에 iOS쪽은 재생하는 파일이 약간 제한적이다. 윈도우에 최적화된 WMV같은 파일은 다시 인코딩하지 않으면 바로 볼 수 없다. 하지만 이건 재생하는 기기의 문제이지 저장장치로서 이 제품의 문제는 아니다.




전용 앱에서는 별도 설정이 없어도 스마트 기기 안에 있는 파일을 찾아주며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와 데이터 복사와 이동이 자유롭다. 따라서 평소 스마트 기기의 용량부족에 고민이었다면 과감히 이 제품을 이용해서 고용량 데이터를 옮겨두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비디오나 사진, 음악 같이 용량을 많이 차지하는 파일을 빼내면 다이어트가 되어 날렵해진 스마트폰을 보게 될 지도 모른다. 단순한 용량확장을 넘어서 중요한 데이터를 백업해 두는 역할로도 유용하다.


휴대용 클라우드 저장장치 역할을 하는 것이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 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하나에 여러 개의 스마트 기기를 접속해서 쓸 수 있으며 저장장치와 연결한 스마트 기기가 다시 다른 와이파이에 접속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만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와이파이 신호 도달 거리 정도에서는 어디든 자료 교환이 가능하므로 거추장스러운 케이블이 필요없다. 배터리로 구동되므로 전원 선도 필요없어 야외에서도 쓸 수 있다. 






이렇게 괜찮은 기능을 하는 대신 사용자가 치러야 할 가격은 17만 8,000원이다. 64GB 기본용량을 생각해보면 약간 비싼 느낌도 있다. 단순히 저장공간 자체만 생각한다면 차라리 스마트폰에 삽입할 외장 메모리, PC에 꽂을 이동식 하드디스크를 구입하는 게 훨씬 나은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언제 어디서나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무선으로 이어진 저장장치라는 점이다. 가방이나 주머니 속에 가볍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휴대용 클라우드가 생기는 셈이다. 활용하는 방법에 따라서는 훨씬 유용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그만큼 선이 없고 별도 전원이 필요없다는 점은 유용하다. 특히 별도 메모리 증설이 불가능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사용자에게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서 많은 담론이 오가고 있지만 실상 그 원리는 매우 단순하다. 사람들이 실제로 쓰고 있지도 않은 클라우드의 우수성을 논할 때, 가볍게 가방속에 있는 이 제품 속 파일을 스마트폰으로 열어서 자유자재로 활용해 보자. 그것이 진정으로 클라우드를 잘 쓰는 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