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요금제



우리나라 통신시장은 SKT가 과반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KT와 LGU+가 뒤따르는 상황이다. 5:3:2라는 점유율은 그동안 깨지지 않는 굳건한 점유율이라고 인식되어 왔다. 이와 함께 활발한 시장경쟁을 막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점유율의 차이가 심하기에 새로운 서비스나 좋은 요금제 보다는 보조금 경쟁으로 치달았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이 가장 바라는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가 대표적 예다. 현재 이동통신 요금의 기본은 '종량제'다. 쓴 만큼 요금을 받는 방식이다. 각종 매체에서 아무리 매력적인 콘텐츠를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걸 알려도 , 광고에서 한 번 점프하는 동안 영화 한 편을 내려받을 수 있다고 유혹해도 사용자는 우선 데이터 요금부터 걱정한다. 빨리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는 건 터치 한번 잘못하면 그만큼 주어진 데이터를 눈깜짝할 사이에 써버릴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3G통신에서 무제한 요금제의 출현은 그래서 의미가 컸다. 무제한 요금제로 인해 마음놓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던 사용자가 각종 앱을 활발하게 이용하면서 생태계가 커졌고 국내 스마트폰 산업이 발달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는 발빠르게 3G를 낡은 기술로 제치고는 4G를 앞세워 LTE, LTE-A, 광대역 LTE-A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리고 빠른 서비스를 위한 망구축 비용을 앞세워 무제한 요금제를 만들지 않았다. 무제한 요금제를 요구하는 이용자에 대해서 이름은 무제한이지만 실상은 제한이 있는 요금제를 제시할 뿐이었다.

 

이런 상황은 3사 가운데 어느 곳도 진정한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으면서 계속 이어졌다. 이 부분에서 경쟁을 하지 않으니 당연히  사용자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은 의외로 허약해서 어느 한 곳이라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면 깨져버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런 순간이 왔다.

 

LG유플러스가 2014년 4월 2일을 기해 진정한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았다. LTE8무한대 요금제는 월 8만원에 망내외 음성통화와 문자 서비스, LTE 데이터까지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월 8만 5,000원에 음성, 문자, 데이터뿐만 아니라 8종의 자사 전용 부가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LTE8무한대 85'도 내놓았다.

 

이렇게 되자 나머지 이통사도 곧바로 대응했다. SK텔레콤은 LTE데이터,음성,문자,멤버십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3종을 2014년 4월 3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KT 역시 4월 7일부터 무제한 요금제를 논의 중이며 경쟁사보다 1천원 저렴한 LTE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은 두 가지 사실을 알려준다. 첫째로 이렇게 무제한 요금제가 나왔다는 건 아직 이통사 사이의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머지는 그럼에도 이렇게 늦게 나왔다는 건 그런 서비스와 요금제 경쟁이 상당히 낮은 강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경쟁을 더 촉진해야만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받고 더 좋은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가르쳐 준다.

 

이로서 모든 LTE 스마트폰 사용자가 진정한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할 기회를 얻었다. 다소 비싼 요금이지만 이로 인해 모두가 자유롭게 이동통신 데이터를 이용하게 된다면 매우 좋은 일이다. 각종 멀티미디어 서비스와 혁신적 앱이 활발하게 이용되면서 결과적으로 앱생태계가 더 튼튼해지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 열리게 될 진정한 'LTE 무제한 요금제 시대' 를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