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최근 엄청나게 싼 가격에 스마트폰을 가입할 수 있는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일명 '211대란'이라고도 불리는 이런 마케팅에 SK텔레콤이 앞장서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었다.

SKT는 2014년 2월 10일 저녁부터 11일까지 600억~800억의 보조금을 투입하며 211대란을 주도했다. 그 결과 단 하루 동안에 6,000여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은 2013년 통신3사 영업정지 기간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평일 최대치다. 특히 보조금 투입의 지표로 알려진 번호이동 신규 가입자 규모는 무려 5만 6,150명에 달한다.

구체적인 예로 20154년 2월 11일 SKT로 번호이동한 경우 출고가 84만 7,000원의 갤럭시S4 LTE-A에 최대 145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 예가 있다. 61만원을 가입자 통장으로 바로 입금해주거나 요금에서 할인해 주는 방식으로 판매했다.

다른 기종에도 마찬가지다. 갤럭시 S4 액티브는 128만원, LG G2는 118만명, 베가 시크릿노트는 108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되어 모두 마이너스 폰으로 판매했다. 스마트폰을 돈 주고 산 것이 아니라 돈 받고 산 셈이 된다.

211대란에 따라 이통시장도 뜨겁게 경쟁이 달아올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번호이동통계를 보면 2014년 2월 11일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11만 여건이다. 방통위 기준 대비 4.6배나 많은 과열 양상이다.
이번 '211 대란'은 왜 일어났을까? 지난 2014년 2월 1일~10일기간 SK텔레콤은 5,069건의 순감을 기록했다. 가입자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이에 SKT는‘50% 사수 보조금’으로 대응했다. '대란'을 주도해서 잃어버린 가입자를 찾아오려는 의도이고 여기에는 막강한 자금력을 뒷받침으로 언제든 타사 가입자를 빼앗아 올 수 있다는 자금력과 자신감이 숨어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SKT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보조금으로 가입자를 마음껏 끌어 올 수 있다는 것을 재입증한 셈이다.

211대란에서 하루 가입자 6,000명 가입자 순증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기간 중 SKT의 일일 순증 가입자 규모로는 최대규모다. KT는 번호이동 순감 4,614건을 기록했으며, LG유플러스도 순감 1,188건을 기록했다.,이에 앞선 지난달 SKT는 간담회를 열고 박인식 사업총괄이 직접 나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점유율 50%를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대규모 보조금 투입을 통해 단기간 내 실적을 만회할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방통위의 감시를 피해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이제까지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었다. 대표적인 '떴다방 보조금'은 방통위 단속이 사실상 불가능한 심야 시간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해서 기습적으로 할부원금 ‘0’원 물량을 쏟아내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폰파라치를 피하기 위해 직접 오프라인 점포로 이끄는 내방가입을 유도한다. 개통 가능시간이 지나더라도 다음날까지 밤새 예약가입 접수하는 '뻗치기 보조금'도 있는데 공짜폰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야밤과 새벽에도 매장 앞에 줄 서서 가입 대기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구형 스마트폰을 이용한 보조금과 자사 전용 모델에만 차별적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SKT가 점유율 50%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CEO리스크로 투자자 불안감이 잠재되어 있는 상황에서 점유율 50%가 붕괴될 경우 투자 불안감이 심해질 것을 매우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경영적 측면에서 보자면 점유율 5:3:2 구조를 확고하게 굳혀 망임대사업자(MVNO), 제 4 이동통신사 설립 같은 시장경쟁 활성화를 원천적으로 무력화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

SKT는 최근 2년 동안 약 7조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 지출하며 50% 유지를 지켰다. 하지만 과연 이런 SKT의 노력에 비해 정작 사용자에 대한 서비스 경쟁은 얼마나 열심이었는지 짚어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