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말할 때 스마트폰에서의 부진을 들어 고개를 젓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소비자 시장만을 보고 판단하는 오류에 빠져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고전하는 건 사실이다. 윈도우8이 예상보다 호응을 덜 얻는 점도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 가운데 대단한 비율을 차지하는 기업용 시장에서의 매출은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는 확고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클라우드OS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운영체제(O/S) 전략을 내놓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약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요즘 클라우드는 주로 소비자 시장을 직접 노리는 경우가 많다. N스크린과 네트워크 드라이브 같은 소비자용 저장장치에 클라우드란 이름을 달아서 마케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MS가 내놓는 클라우드OS 전략은 전혀 다르다. 철저히 서버와 개발 도구 사업부라는 기업용을 대상으로 한다. 거기다가 그 개념에 있어서도 훨씬 진보한 미래개념을 깔고 있다.

기존 운영체제는 물리적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연결해주는 수단이었다. 따로 떨어진 모니터, 키보드, 프린터, 마우스 등을 하나로 묶어서 동작시켜주는 수단이었다. 하지만 MS의 클라우드 OS비전은 매우 새롭다. 모든 애플리케이션에 필요한 플랫폼을 전부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여기에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장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클라우드OS



좀 더 추상적 개념으로 말해보자.

- 데이터 센터 변화를 이끌고
- 모든 데이터로부터 통찰을 얻고
- 사람을 중심에 두고 IT를 운영하고
-  현대 비즈니스에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이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클라우드OS를 앞세운 MS의 기업시장 공략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왜냐하면 실제 기업이익에서 봐도 서버와 각종 툴에서 나오는 이익이 윈도우를 앞지르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서버시장의 경쟁사와 비교해도 현재 MS정도의 매출비중과 이익을 내는 회사는 많지 않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지난 11년 동안 서버와 개발 도구 사업 매출은 3배 이상 늘었다. 그리고 이런 매출증가를 견인하는 대표적 솔루션은 윈도우즈 서버 2012를 비롯해서 서버의 각 단계마다 배치되어 있다.



클라우드OS


네트워크와 스토리지, 서버와 같은 하드웨어는 일단 마이크로소프트의 영역이 아니다. 그 위로 대신 그 위로 있는 가상화, 운영체제, 미들웨어, 런타임, 데이터, 어플리케이션까지의 영역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각 솔루션들이 있다. 물론 경쟁사의 솔루션도 위치해서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중이다. 이 가운데서 마이크로소프트만의 차별성을 가져야만 미래를 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타 나델라는 클라우드로의 전환과 통합을 키워드로 내세운다. 클라우드는 현재 천천히 인지도를 올려가는 중이다. 보통 기술은 혁신가들에서 쓰이다가 얼리 어댑터에게 보급되고 이후로 유행에 민감한 일반인들이 쓰면서 대중화된다. 이후로 유행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일반인까지 보급되면 성숙기에 접어든다.



클라우드OS


클라우드는 지금 얼리어댑터에게 쓰이고 있으며 슬슬 유행에 민감한 일반인이 관심을 보이는 단계이다. 따라서 이 단계가 지나면 급속도로 보급되며 기업과 사회 곳곳에 변화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착안한 것은 발전 단계의 기업이 필요로 하는 컴퓨팅 파워의 수요와 공급이다. 실제로 필요한 컴퓨팅 파워는 상당히 비정형적인 곡선을 그린다. 하지만 이제까지는 정형화된 예측 직선에 맞춰 계단식으로 장비를 갖췄다. 즉 대부분의 기간에는 필요보다 컴퓨팅 능력이 남는다. 반대로 어떤 구간에서는 오히려 필요보다 모자라는 순간도 생긴다. 크게 남는 것은 낭비이고 비효율이지만 모자라면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여기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인용 소프트웨어와 업무용 서비스를 모두 포함해서 균형을 맞추는 방법을 생각한다. IT장비의 소유형태를 바꾸자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장비를 구입하고 그것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필요한 만큼의 컴퓨팅 파워를 빌려서 사용하면서 차츰 늘려가는 방법이다.

운영체제를 포함해서 기업의 운영과 개발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클라우드에 넣어놓고는 필요한 만큼 대여해서 쓰면 어떨까? 그래서 만일 해당 사업이 잘 돼서 완벽한 고정수요가 생기면 눈에 보이는 솔루션을 도입할 수도 있다. 반대로 잘 안되면 사업을 중지하면서 빌렸던 컴퓨팅 파워를 간단히 반납하면 된다. 모든 솔루션을 클라우드에서 빌린다면 돌려줄 때도 복잡한 과정이나 비용이 필요 없다.



클라우드OS


이런 흐름에 맞춰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OS가 출시된다. 클라우드가 더욱 필요한 영역을 찾아 빠르게 변화하려는 전략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 과정에서 컨버전스(융합)이 강조되는 것이다. 클라우드란 가상영역을 주력상품으로 내세운 순간부터 기존처럼 경쟁사 운영체제나 솔루션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끌어안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MS의 클라우드 솔루션 자체를 편리하게 쓰도록 만든는 것이다. 그 안의 세세한 요소가 전부 MS제품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솔루션에서는 오라클과 우분투 같은 운영체제 시스템도 지원한다.

시연을 한번 보다 윈도우즈 아주르(Azure)라는 클라우드 솔루션에 들어가면 여러 가상 컴퓨터를 쓸 수 있다. 여기서 원하는 만큼의 컴퓨팅 파워를 선택할 수 있다. 코어 몇 개에 램 어느 정도를 가진 컴퓨터를 쓸 것인지 선택한다. 그리고 가상컴퓨터 이미지를 고른다. 미리 만들어놓은 예제처럼 세팅된 운영체제를 고르면 곧바로 내가 쓸 수 있는 컴퓨터가 생성된다.


클라우드OS


이런 클라우드OS를 완성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1년 주기로 각 솔루션을 빠르게 출시한다. 전체적으로는 융합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며 열린 기술을 써서 개방성과 상호 호환성을 높이려고 한다.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커다란 전략이다. 기업용 솔루션의 미래가 클라우드에 있다고 보고 빠르게 움직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예상은 과연 적중할 것인가? 흥미있게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