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가지고 다니며 가볍게 쓰는 모바일 기기에 적절한 성능이란 어느 정도까지 일까?
이것은 아마도 모바일 기기라는 것이 처음 생겨났을 때부터 제기됐던 중요한 질문일 것이다. 애플이 처음 가지고 다니는 PDA 개념의 단말기 <뉴튼>을 만들고, 여기서 독립한 인력들이 <팜>을 만들었을 때만 해도 모바일 기기는 전자수첩 정도의 처리능력만 가지고 있었다.

당시는 아무도 모바일 기기에 좋은 성능이나 많은 저장용량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저 가지고 다니다가 날렵하게 생각나는 것을 적거나 개인정보를 관리할 정도면 족했다. 요컨대 그냥 종이수첩이나 다이어리 기능을 불편없이 수행할 정도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모바일 기기에 원하는 것이 많아졌다. 개인정보 관리는 기본이고, 동영상 재생과 게임기능, 나아가서 3D그래픽 지원과 좋은 품질의 디지털 음악 재생, 간단한 사무용 프로그램까지도 실행할 수 있기를 원했다. 그래도 처음에는 그저 한번에 한가지 앱만 제대로 수행할 수 있으면 큰 불만은 없었다. 모바일 기기에서 멀티태스킹까지 요구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애플이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의 스마트폰인 아이폰과 여기서 나온 타블렛 아이패드를 내놓으며 발전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사람들이 당장 한가지 앱만 제대로 잘 돌아간다면 여러개의 앱을 동시에 수행시킬 필요는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애플은 특히 탈옥폰에서만 지원되는 이런 완벽한 멀티태스킹은 배터리 수명과 프로그램의 안정성을 해치며, 쾌적한 사용자 경험을 방해한다고 말해왔다.

애플이 결국 사용자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한 이번 iOS4.0 버전에서도 완벽한 멀티태스킹은 지원되지 않는다. 그저 제한적인 백그라운드 방식만이 가능하다. 이유는 누차 주장해온 바와 같았다. 이에 일부 애플 팬보이들은 모바일 기기에서는 멀티태스킹이 굳이 필요하지 않으며 속도만 느리게 만들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연 그럴까?

어디나 비슷하겠지만 특히 IT기기에 있어 한계란 실질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용자들의 완벽한 만족도 존재하지 않는다. 예전 DOS시절 컴퓨터의 메인 메모리는 640킬로바이트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설계한 엔지니어들의 생각은 이후로 두고두고 비웃음과 불편을 초래했다. 어떤 기기의 기능에도 충분함이란 없다.

멀티태스킹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안드로이드에서는 컴퓨터와 완전히 같은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반대로 아이폰 등 애플의 제품에서는 멀티태스킹은 제한적이다.


양쪽의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지만 나는 둘 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안드로이드의 주장처럼 전면적 멀티태스킹이 미래의 나갈 길이고 유용하긴 하다. 하지만 아직 모바일 환경에서 하드웨어가 멀티태스킹을 충분히 소화할 만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현실적으로는 아이폰의 말에 맞는 점도 있다.

모바일 기기, 듀얼코어 시대 진입의 의미는?

그러나 이런 논쟁도 결국은 하드웨어 기술발전 앞에 하나로 해결될 듯 싶다.  차세대 안드로이드 진영이 듀얼코어를 채택할 거란 루머가 돌고 있는 가운데, 드디어 듀얼코어를 실제 채택한 제품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 출처 : 엔가젯 )


Notion Ink는 듀얼 코어 테그라 구동 태블릿 'Adam'의 가격을 $498로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498 모델은 WiFi, 3G, GPS를 포함하고, $449 모델은 3G 혹은 Pixel Qi 디스플레이 옵션이 빠진다. 그리고 $399 모델은 오직 WiFi와 LCD 디스플레이만 제공한다.
Notion Ink는 'Adam'을 3분기 중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시장 출시는 FCC 인증 때문에 올해 말이나 내년 초 CES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테그라>는 PC 용 그래픽카드 제조사로 유명한 엔비디아가 내놓은 모바일 전용 칩셋이다. 그래픽 가속 성능이 특히 탁월한 이 칩을 듀얼 방식으로 묶었다면 그 성능은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체제는 아마도 윈도우 모바일7 아니면 안드로이드겠지만 모바일7 이 아직 제대로 출시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안드로이드가 유력해보인다.


듀얼코어는 철저히 멀티태스킹을 겨냥한 칩 구조다. 한 칩 속에 작업을 처리하는 코어가 두 개 들어있는데 하나의 작업을 하나씩 처리할 때는 그냥 코어 하나만 쓰지만, 두개 이상의 작업이 들어오면 코어 별로 나눠서 할당해 동시에 두개 씩 처리한다. 즉 이론적으로는 멀티태스킹을 해도 전혀 속도가 느려지지 않는다.


아직은 타블렛이지만 같은 모바일 기기인 만큼 곧 스마트폰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되면 애플은 더이상 퍼포먼스 탓을 하며 제한적 멀티태스킹을 제공해야 될 이유 가운데 중요한 한 가지를 잃는다. 게다가 두번째 이유인 배터리마저도 새로나온 듀얼코어가 낮은 전력을 소모한다면 이유가 될 수 없다. 자칫하면 멀티태스킹에서만큼은 안드로이드의 완승이 될 수도 있다.

모바일 기기의 듀얼코어 시대 진입의 의미는 멀티태스킹을 제한없이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비록 애플이 틀렸지만 이런 건 그다지 기분나쁜 일이 아닐 것이다.
사용자들은 어쨌든 안정적에다 저전력으로 동시에 여러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면 손해볼 게 없기 때문이다. 가격이 특별히 많이 오르는 것도 아니라면 애플이든 안드로이드든 긍정적인 변화를 향해 갈 수 있다.



여러 개의 창을 열고 그것을 멀티터치로 닫고 열며 쓰는 모바일 기기-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세계는 멀지 않았다. 그것은 다중코어를 통해 빠르게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모두 함께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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