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비트코인은 단순한 돈이 아닙니다. 계약조건에 따라서 돈이 지능적으로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머니로서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기능들이 많이 있습니다"


2014년 7월 22일, 한국 인터넷 기업협회가 금융과 인터넷이란 주제로 발표회가 열렸다. 여기서 발표자로 나선 유영석 코빗 대표는 비트코인의 혁신적인 면을 강조했다.


김국현 에디토이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유 대표는 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의 기본적 개념부터 제시했다. 비트코인은 비자나 페이팔 같은 결제를 위한 단위로 싸이월드의 도토리와도 같다. 보통 우리는 각국 정부가 보증하는 달러나 유로 같은 화폐를 쓴다. 그런데 이런 현실화폐는 은행이 만든 느리고 비싼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가 이뤄진다. 비트코인은 굳이 다른 네트워크를 쓰지말고 인터넷 시대를 맞아 발전한 최신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될 수 있는 화폐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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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는 특별한 주인이 없다. 따라서 비트코인 거래에 수수료를 매길 주체도 없다. 온라인으로 거래되므로 돈이 이동이 매우 빠르며 전세계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총발행량이 제한되어 있다. 이 부분은 화폐가치가 내려가는 인플레이션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매력적이다. 


비트코인은 컴퓨터 프로그램 방식으로 유통되는데 안드로이드나 리눅스처럼 소스가 공개된 오픈소스 방식이다. 누구나 소스코드를 수정하거나 추가할 수 있다. 따라서 금융 등 서비스를 이용할 때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 오픈소스 방식은 많은 사람들의 개선과 점검을 받으므로 보안성과 안정성도 뛰어나다.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방법은 매우 쉽다. 화면에 뜨는 창 위에 보낼 대상의 주소와 금액만 입력하면 된다. 사용자가 이용하는 데는 이메일을 쓰는 것보다 쉽다. 반면에 쉬운 이용법 뒤에 숨겨있는 위조방지 장치는 상당히 정교하고도 파격적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종류의 가상 화폐 서비스는 엄중히 관리되는 중앙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그 위에서 모든 데이터를 한 군데에 모아서 수행한다. 관리가 가능한 장부가 단 하나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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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한 명이라도 거래를 발생시키면 전세계에 분산된 다른 데이터베이스가 전부 연동된다. 사용자별로 데이터베이스가 전부 따로 저장되는 방식이다. 거래 데이터는 계속 쌓일 수는 있지만 변경되거나 삭제되지는 않는다. 비트코인은 전세계에 배포되는 분산형 장부로서 누구나 장부를 볼 수 있고 가질 수 있다. 돈의 이체에 일정한 조건을 걸어둘 수도 있다. 유영석 대표는 이런 창조적 가능성에 바로 가상화폐의 미래가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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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틴콕스의 부도라든가 해킹으로 인한 유출 등으로 비트코인과 가상화폐의 가능성에 부정적인 흐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비트코인의 거래는 이어지고 있으며 그 규모도 상당하다. 총발행량 8조원, 하루 결제량 430억원, 하루 결제건수는 65,000여건이며 이용자는 5백만 명에 달한다.


특히 비트코인은 소액송금에 강하다. 보통 은행이 평균 8퍼센트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를 물리는 데 비해 비트코인은 원칙적으로 수수료가 없으며 업체를 거치더라도 대폭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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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발표에 이어진 패널 토의에서는 이런 비트코인과 가상화폐의 가능성을 대체로 높이 평가했다. 김건우 엘지경제연구원은 공인인증서와 각종 인터넷 금융거래의 귀찮은 절차를 뛰어넘는 요소로 박소영 페이게이트 대표는 기존 화폐의 대체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으로 비트코인을 평가했다. 이승건 대표는 가상화폐라는 개념에 사용자가 익숙해지기 어려운 요소를 지적하면서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라는 점을 인정했다.


비트코인은 스마트함을 원하는 젊은 벤처사업가나 기존의 결제시스템에 지친 사용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약속하는 사업영역일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그런 요소 때문에 기존 제도권에서 규제당하고 거부당할 수 있다.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세금문제를 해결하고 각종 안전책을 보완하겠지만 과연 그런 모든 것을 다 수용하고도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며 기회로 인식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그런 불확실성이 우리가 여전히 비트코인을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