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서 화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때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휴대폰 초기에 히트상품이던 모토로라 스타택과 삼성 애니콜은 통화품질을 강조했고 모토로라 레이저와 LG전자 초콜릿폰은 제품 디자인을 내세웠다.



LG G3




하지만 애플이 다양한 앱을 쓰며 PC를 뛰어넘는 활용성을 갖춘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시대가 왔다. 초기 아이폰조차도 3.5인치(88.9밀리미터) 화면에 480X320 해상도를 제공했다. 피처폰에 비해 넓고도 섬세한 화면을 즐길 수 있었다. 이후 스마트폰 혁신에 힘입어 비약적으로 화면크기와 해상도는 늘어났다. 현재 아이폰5S는 1,136X640, 최신 안드로이드폰은 대부분 1,920X1,080 해상도를 제공한다.


요즘 각광받는 안드로이드폰의 흐름은 '패블릿'이다. 폰 + 태블릿의 합성어로서 스마트폰보다 크고 태블릿보다는 작은 화면을 가진 제품을 일컫는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따로 사기보다는 하나로 대부분 기능을 쓰려는 요구에 따라 갈수록 화면이 커지는 추세다. 그러다보니 커진 화면에 따라 더욱 큰 해상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런 요청에 맞춰 등장한 새로운 해상도가 바로 QHD(QuadHD)규격이다. HD 해상도인 1,280X720을 정확히 네 배로 늘린 2,560X1,440 해상도를 말하는 데  더 조밀해진 해상도로 인해 눈으로는 화소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LG G3



이번에 LG전자에서  내놓은 G3는 국내최초로 이 QHD 해상도를 가진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전체 화면 크기는 5.5인치(139.7밀리미터)로서 한 변의 길이가 1인치(25.4밀리미터)인 정사각형에 538개의 화소가 들어있다. 사람의 망막으로 화소를 구별하기 힘들다는 아이폰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326개인데 그것보다 월등히 높은 편이다.

          

이렇게 세밀한 화소는 사용자에게 어떤 장점을 가져다줄까? 해상도가 높아진 만큼 더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아주 작은 크기의 사진도 픽셀이 깨지지 않는 상태로 볼 수 있다. 또한 텍스트는 계단현상 없이 깨끗하게 표시된다. 또한 화소가 세밀할수록 보다 입체감도 강해져 사진이나 동영상을 볼 때 실물에 가까운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QHD가 얼마만큼 사용자에게 만족감을 줄까? 국내 스마트폰 가운데 최초로 QHD를 채택한 LG G3를 사용해보며 그 매력을 본격적으로 알아보자.



LG G3

전원을 켜면 잠금화면이 나온다. 위쪽에는 날짜와 시간이 표시되고 그 테두리를 둘러싼 원이 있다. 글자 폰트와 원의 굵기가 상당히 가느다란 편인데 그럼에도 깨끗한 선을 보여준다. 높은 해상도의 효과가 확연히 나타나는 부분이다.


잠금화면 아래쪽에는 QHD화면을 강조하기 위해 미세하게 퍼지며 섞이는 붉은 물감과 파란 물감이 있다. 물속에서 가느다랗게 퍼져나가는 물감의 교차되는 색상이 인상적인데 여기서 물감 끝부분 세밀한 질감이 살아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밀도 화소가 보여주는 생동감을   바로 확인시키려는 의도다.



LG G3



화면 밝기는 좋은 편이다. 전체적으로 화면에서 약간 붉은 기가 도는 느낌이 있는데 색온도를 조절할 때 따스한 느낌을 선호하는 서구권 감성에 맞춘 듯 하다. 일반적으로 아시아권에서는 약간 파란 느낌의 시원한 색온도를 좋아하지만 따스한 색온도쪽이 상대적으로 색표준에 가깝다는 말이 있다.

 


LG G3


웹서핑을 할 때 QHD 화면은 글자폰트를 더욱 세밀하게 표시한다. 기존의 풀HD 해상도(1,920X1,080) 역시 세밀하기에 언뜻 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어보인다. 사실 이론적으로는 아무리 눈을 가까이 가져다대도 우리 눈이 각 픽셀을 구분해서 차이를 확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묘하게 더욱  시원한 느낌의 폰트라고 느끼게 된다. 


동영상 역시 QHD의 장점이 강하게 드러나는 분야다.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영화나 드라마, 애니에 이르기까지 많은 동영상 콘텐츠를 즐긴다. 좀더 섬세한 화소를 통하면 그만큼 품질좋은 영상을 경험할 수 있다.




LG G3



G3에 기본으로 들어있는 QuadHD 영상을 보면 조밀해진 화소가 얼마나 더 좋은 사용자경험을 주는 지 느낄 수 있다. 초원의 가느다란 풀잎, 밤하늘의 미세한 별, 고성의 성벽 질감까지 세밀하게 재현해낸다. 이런 디테일한 재현이 우리 눈에는 보다 실물과 같은 생동감으로 작용하기에 G3로 본 영상은 보다 실제에 가깝다. 너무도 시원하고 섬세해서 감탄이 나온다. 아직까지 QHD 화면은 국내제품 가운데 오로지 G3만이 제공하기에 장점으로 의미가 있다.



LG G3




화질 만족감은 4K 영상을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차세대 UHD TV에 대응되는 4K영상은 풀HD의 4배인 3,840X2,160 해상도다. 이 영상을 G3에서 재생하게 되면 QHD 해상도로 변환된다. QHD 한계보다 큰 고화질 영상을 줄여서 재생하는 만큼 화질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이렇듯 해상도와 화질에서 경쟁제품에 비해 절대우위를 보이는 제품이지만 제기되는 문제가 있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로 인해 기존 제품보다 빠른 배터리 소모를 보일 지 모른다는 예상이다. 또한 더 많은 화소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배터리 소모와 발열을 직접 테스트해 보았다.



LG G3




배터리 완충 상태에서 같은 실시간 방송콘텐츠를 스트리밍으로 실행시켰다. 화면 밝기를 최고로 한 상태에서 2시간이 지난 후에도 배터리는 아직 57%가 남아있었다. QHD 채용에도 불구하고 심한 배터리 소모 환경에서 우려할만한 배터리 소모는 없었던 셈이다. 이 점에서는 해외 사이트인 폰아레나의 결과로도 입증되고 있다.

 


LG G3


웹서핑이나 일반 앱 이용 등 일반적인 사용조건에서 측정한 폰 아레나에서는 LG G3를 배터리 수명 1등으로 꼽고 있다. 동영상이나 게임과 같은 특수환경에서도 어느 정도의 배터리 수명을 보여주면서,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오히려 배터리가 훨씬 오래가는 셈이다.


발열은 어떻게 보면 최근 모든 스마트폰의 공통된 고민이라고도 볼 수 있다. 갈수록 고성능으로 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 부품 등에서 많은 열이 나오는데 효과적으로 방출시킬 수단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냉각팬을 넣을 수도 없고 히트파이프를 이용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가벼운 작업을 할 때 성능을 약간 낮춰 열을 덜 나게 하고 이미 발생한 열은 골고루 분산시켜야 한다.




LG G3



G3의 발열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오래 사용하고 있으면 다소 손바닥이 따뜻하게 느껴질 뿐이다. 뜨거워서 들고 있지 못할 정도로 온도가 올라가는 일은 없으며, 우리는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을 한 손으로 몇 시간씩 들고 있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그다지 불편한 점은 없어보인다.


최근 스마트폰 회사들은 제품 차별화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 생체인식 솔루션의 도입, 메탈 재질 사용, 방수 기능 제공 등은 모두 더 좋은 사용자 경험과 혁신을 노린 움직임이다. LG G3는 사용자들이 가장 확실하게 느끼고 많이 쓰는 화면에 집중했고 여기에 승부를 걸었다. 동영상, 게임, 인터넷 서핑 등 보는 기능이 중요한 사용자에게 이 제품은 확실한 만족을 주는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