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카카오의 확산력과 다음의 콘텐츠 운영 노하우가 결합하면 큰 가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음카카오는 생활정보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기업 가치 증대를 통해 인터넷 상생 생태계에 공헌할 것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겠습니다"


만우절 거짓말 같은 일이 현실로 일어났다. 2014년 5월 26일, 다음 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톡은 합병을 결정했다. 이 날 2시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음 커뮤니케이션 최세훈 대표는 새로 출범하는 다음카카오의 의미를 강조했다.


올해 4월 1일, 양사가 합병한다는 만우절 기사가 잠깐 미디어에 노출된 적이 있었다. 네티즌들은 이 뉴스를 재미있는 농담으로 그냥 흘려버렸지만 가능성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합병할 필요와 시너지에 대해서는 일정한 공감대가 있었지만 중복영역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문제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았다.

 

그렇지만 다음과 카카오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이용자에게 더 큰 편익을 주기 위해 하나가 되기로 했다. 이전부터 다음은 웹메일과 커뮤니티 등 다양한 서비스를 먼저 선보였고,  카카오는 한국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일등 기업이다. 서로 부족한 점을 장점으로 가지고 있으며, 한편으로 참여 개방, 수평적 사고 등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간단하게 말해서 카카오의 확산력과 다음의 콘텐츠 운영 노하우가 결합하면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다.


최세훈 대표는 그런 시너지의 중심점을 '생활정보 플랫폼'이라고 표현했다. 두 회사가 합쳐져서 보다 생활에 밀착한 정보를 잘 전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 방향으로 기업 가치를 늘려 인터넷 상생 생태계를 만들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카카오의 이석우 공동대표는 모바일과 그 이후를 대비하겠다는 면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번 합병은 핵심 경쟁력을 통합해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으로 거듭 나게 위한 결단입니다. 모바일과 그 이후 다가올 시대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자 합니다" 라며, "게임, 쇼핑 금융과 같은 다양한 산업군이 모바일과 결합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카카오가 혁신을 주도한 것처럼 앞으로도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고 설명했다.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지는 같지만 합병 후 지향점은 약간 차이가 있다.


이석우 대표는 이번 합병을 'IT 모바일 역사에 남을 발표'라고 표현했다. 어쩌면 이것은 네이버가 검색시장에서 막강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라인이 무섭게 치고 들어오는 가운데 한국 시장에서 유일하게 경쟁자로 남은 다음-카카오톡이 연합을 넘어 합병한 의미를 강조하는 말일 수도 있다.


발표는 오늘 있었지만 아직 절차는 남았다. 5월 23일에 이사회를 통해 합병을 결정했지만 8월 주주총회 승인이 있어야 한다. 과정을 순조롭게 마치면  2014년 말에 '다음 카카오' 가 정식으로 출범한다. 현재 다음은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는데 카카오톡과 합병하면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의 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다.


구체적인 시너지 효과와 새로운 사업영역에 대해서 양사 대표는 말을 아꼈다. 본사는 다음커뮤니케이션 그대로 제주본사-서울 사무소 형태를 유지한다. 공동대표 체제가 되며 중복되는 조직이나 비즈니스의 개편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 오히려 새로운 사업을 더 많이 벌이면서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하고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국내에서 네이버와 제대로 경쟁할 수 있는 자금력과 규모를 갖춘 새로운 사업자 탄생으로 의미를 두고 있다. 두 회사가 공히 글로벌 영업이 약한 편이라는 문제점은 있지만, 모바일 메신저와 검색포털로 이어지는 강력한 라인업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업계전문가는 "다음은 모바일 메신저에서  실패했고, 카카오톡은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콘텐츠 공급자가 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하면서 "이에 양 회사가 시행착오 없이 미래를 대비하는  최선의 방법을 찾았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따라서 다음카카오는 생활정보 플랫폼이란 말대로 보다 사용자에 밀착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