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어떤 선에서 만족할 줄 모른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 아니다. 특히 자본주의 체제의 신제품 경쟁을 보면 그것을 잘 알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자동차가 나와도 해가 바뀌면 더 좋은 차가 나와서 소비자를 유혹한다. 올해에 정말 완벽환 스마트폰이라 말하는 제품이 나와도 우리는 알고 있다. 내년에는 같은 회사에서 더 완벽한 스마트폰이 나올 거라는 사실을.


애플 아이폰이 스마트폰을 새롭게 정의하고 시장을 넓힌 이후로 모든 휴대폰 회사들이 이곳에 뛰어들었다. 애플을 포함한 모든 경쟁자가 해마다 되풀이한 것은 더 빠르고 더 용량크고 더 배터리 오래가는 제품출시였다.



클라우드폰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그렇게 계속 빨라지는 제품은 점점 빨라져서 더이상 아무 불편을 느끼지 않아야 정상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과연 너무 빠르고 용량이 많아서 세 제품을 살 이유는 모르겠을까? 아니다. 우리는 신제품을 산 지 몇 개월만 지나도 더 좋은 제품이 나오는 상황을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제동을 걸겠다는 새로운 계획이 나왔다. 바로 클라우드폰이란 존재이다. 우선 관련 기사를 한번 살펴보자 (출처)


"조만간 스마트폰은 클라우드에 접속하는 멍청이폰이 된다. 향후 등장할 이 클라우드스마트폰은 기존 스마트폰시장 주도자 삼성과 애플까지 위협할 것이다...클라우드스마트폰에서는 더이상 프로세서 성능이나 메모리 용량이 중요하지 않게 된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9월 15일(현지시간) 로널드 클링겔비엘 워윅비즈니스스쿨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클라우드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를 예고했다. 


보도는 클링겔비엘 교수의 말을 인용, "새로이 등장할 '클라우드 스마트폰 운영체제OS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향후엔 엄청난 양의 앱이 특정 스마트폰이 아닌 클라우드스마트폰용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클라우드폰



클라우드스마트폰은 마치 윈도,맥,리눅OS등 브라우저를 구별하지 않는 PC용 클라우드와 같다. 앱이 클라우드에서 가동되면 휴대폰은 빠른 프로세서나 커다란 메모리용량을 필요로 하지않아 더 값싼 휴대폰을 내놓게 만들게 된다는 개념이다.  

 

그는 "클라우드스마트폰으로의 발전은 여전히 초기단계이고 성공은 보장된 것이 아니지만 급속히 힘을 얻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즉 레노버같은 거대 스마트폰공급사가 앞서의 4개 OS 가운데 하나를 새로운 OS를 채택한다면 클라우드스마트폰 시대를 촉진 시킬 것이란 게 그의 주장이다. 


클라우드폰은 결국 스마트폰이 하나의 접속 터미널 역할 만을 하고 나머지를 중앙에 위치한 서버가 처리하게 만드는 개념이다. 사실 이것은 스마트폰이라는 분류만 새로울 뿐 전혀 새로운 발상이 아니다. 게임에서는 클라우드 게임의 개념이 있다. PC에서도 구글이 크롬북이라는 클라우드 노트북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니까 생각은 매우 간단하다. 지금처럼 스마트폰 성능경쟁을 할 필요없이 사용자는 기본적인 전송속도와 표시속도만 보장되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닌다. 그리고 앱의 설치와 처리 모두를 클라우드 상에서 실행한다. 그렇게 되면 중앙 서버의 성능만 업그레이드하면 사용자의 스마트폰은 저절로 성능이 좋아진다. 이론적으로는 당연히 성능 좋은 스마트폰이 필요없다.



클라우드폰



 클라우드폰이 스마트폰 성능경쟁을 없앤다?


그러나 이것은 그저 탁상에서의 이론이다. 너무도 이상주의적인 발상이다. 실제로 이런 완벽한 클라우드 컴퓨팅 개념은 소비자 시장에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주도권을 빼앗길 소비자의 불안과 주도권을 쥐게 될 기업의 탐욕이 너무도 선명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스스로의 제품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은 개인의 자유에 들어가지만 그런 발전에 대한 욕구가 산업전체를 자극한다.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기업들은 경쟁한다. 보이지 않는 손이 제대로 작용하는 소비자 시장의 순기능이 여기부터 생긴다.


그러나 클라우드폰 개념이 실현되면 어떻게 될까? 소비자는 그저 수동적인 이용자에 머물게 된다. 더이상 소비할 하드웨어가 없다. 그렇게 되면 기업은 소비자를 위해서는 더이상의 경쟁을 하지 않고 발전도 하지 않는다. 클라우드 서버의 업그레이드나 혁신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클라우드폰



결국 기술발전은 느려지고 평준화된다. 소비자의 이익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상황이 펼쳐진다. 그러니까 다른 의미로 클라우드폰은 스마트폰의 성능경쟁을 없애버린다. 관련 서버와 앱의 발전까지 멈춰버리기 때문이다.


개념만으로 보면 클라우드폰은 매우 이상적이고 환상적인 모델이다. 그러나 마치 다함께 일해서 공평하게 나눠먹자는 어떤 경제체제만큼이나 현실에서는 적용해서 성공하기 어려운 이상주의이기도 하다. 제기하는 것으로 의미는 있다. 부분적으로는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클라우드폰으로 인해 고성능 스마트폰이 필요없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