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에 내가 IT평론가를 자처하면서 하려고 했던 건 ‘어려운 IT지식을 쉽게 풀어서 전달하기’ 였다.

이번에는 그 본질에 맞춰 상당히 전문적인 분야를 한번 다뤄보려고 한다. 아, 그렇다고 긴장할 필요는 없다. 될 수 있도록 쉽게 풀어볼 예정이니까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기술분야이다 보니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나도 학창시절에 과학시간과 수학시간이 너무도 지긋지긋 했다. 선생님이 아무리 쉽게 설명한다고 해도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애플이 이번달 내지 다음 달 정도에 출시할 새로운 맥북 에어에 대한 전망이 나왔다. 맥북에어는 애플이 자랑하는 얇고 가벼우면서도 성능 좋은 노트북이다. 휴대하면서 가벼운 업무와 글쓰기 등에 아주 유용하며, 디자인과 무게 때문에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제품이다. 우선 관련 뉴스를 보자. (출처)

7월 4일(현지시간) 씨넷뉴스가 애플 소식에 정통한 일본의 블로거 맥오타카라(Macotakara)의 발표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곧 출시될 맥북에어 신제품에 고성능의 플래시 메모리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맥북에어가 채택할 신형 부품은 전송 속도 400MB/s의 토글 DDR 2.0(Toggle DDR 2.0) 기술, 19나노미터(nm) 제조 공정의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로 알려졌다. 현재 맥북에어는 도시바에서 삼성전자로 업체를 바꿔 플래시 메모리를 제공받고 있다.

애플 맥북에어는 지난 해 10월 더 얇아지고 가벼워진 새 모델을 출시한 바 있다. 맥북 시리즈가 대개 1년이 되기 전에 신 모델이 나왔던 전례에 비춰봤을 때, 7월 출시설은 유력하게 거론된다. 또 새 맥북에어에는 인텔의 최신 샌디브릿지 프로세서와 썬더볼트 커넥터도 탑재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성능 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뉴스지만 나는 여기서 평범한 언급에 더 주목하고 싶다. 바로 썬더볼트 커넥터다. 이 커넥터는 애플이 양산 컴퓨터- 특히 노트북에는 최초로 채택한 규격으로서 확실한 미래기술이다. 컴퓨터와 외부기기 사이를 연결해 천둥 번개같은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뜻으로 이런 이름이 지어진 것 같다.

문제는 이 썬더볼트 커넥터 기술이 지난 맥북 제품부터 채용되었지만 아직 언론의 주목만 받을 뿐 시장에는 별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맥북에어를 시작으로 애플에서 차례로 이 커넥터를 지원할 것으로 보이지만 막상 향후 전망은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과연 이 썬더볼트 기술이란 무엇일까?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기사 하나를 더 인용해보자. (출처)



USB 3.0 보다 2배 빠른 전송속도를 갖춘 인텔의 썬더볼트(Thunderbolt) 기술, 현재 이는 애플의 맥북 프로와 아이맥에서만 지원하고 있는데, 아직 이를 지원하는 주변기기가 출시되지 않아 썬더볼트의 빠른 속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 제품의 전송속도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이미 다들 알고 있듯 썬더볼트의 최대 전송속도는 10Gbps에 달한다. 즉, 500MB/s의 전송속도를 갖추고 USB 3.0 보다 2배 빠른 1GB/s의 전송속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정말 이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거의 근접한 속도를 보였다. 바로 835MB/s의 전송속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USB 3.0 인터페이스의 경우 이론상 500MB/s의 속도를 낼 수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까지는 이의 반 정도의 속도만을 보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썬더볼트는 제 속도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보듯이 초당 800메가가 넘는 속도라면 고용량 시디 한 장이 1초도 안되는 시간에 전송되는 셈이다. 우리가 흔히 음악이나 동영상을 옮길 때 USB 2.0으로 힘들게 옮기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참으로 꿈의 기술에 가깝다. 하지만 이런 우수성이 바로 성공을 보장해주는 건 아니다.

애플 썬더볼트 기술,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1) 첫째로 썬더볼트 기술의 현실적인 라이벌은 e-SATA 기술이다. 이건 현재 우리가 쓰는 하드디스크를 이어주는 내부 커넥터를 그대로 외부로 빼낸 것이다. 썬더볼트보다 속도가 뒤지긴 하지만 현존 기술이라 구현이 쉽고 단가가 싸다. 더구나 아직 이 기술로도 하드디스크에는 충분하다. 하드디스크의 회전속도와 전송속도가 뒤질 뿐이지 전송률 때문에 하드디스크가 장애를 받는 경우는 없다.

결국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정도라야 썬더볼트 기술이 빛을 볼 수 있는데 아쉽게도 아직 SSD는 하드디스크를 대체할 만큼 급속도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썬더볼트 기술이 가장 긴요하게 쓰일 곳은 하드디스크 분야 외에는 별로 없다. 마우스나 키보드, 조이스틱에 이런 엄청난 속도가 필요할 리 없다. 기껏해야 가장 유용한 것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넣고 뺄 때 정도이다.

2) 그렇다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썬더볼트를 넣어서 연결하는 것은? 얼핏 환상적일 듯 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 왜냐하면 이미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물리적인 선을 벗어난 무선 연결의 흐름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클라우드 서비스와 결합한 무선연결이란 흐름은 썬더볼트란 유선 연결 커넥터와는 방향이 전혀 다르다.


얼마 전부터 주창된 기술 가운데 무선 USB란 기술이 있다. 현재의 USB단자를 전부 무선으로 바꾸어 복잡한 선을 전부 없애면서 통일성을 부여한다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지금 우리는 무선 마우스는 라디오 주파수인 RF방식, 키보드는 블루투스 방식, 아이폰과 무선으로 연결할 때는 와아파이 방식을 쓴다.

이들은 각각 주파수 대역도 다르고, 도달거리나 특성, 기술이 다르다. 무선 USB는 특성을 통일한 단일 규격으로 모든 기기를 전부 연결시켜 준다. 이것 역시 아직 제품으로 나오지 못한 미래기술이다. 썬더볼트 기술은 이런 무선 기술에 비해 간편함에서도 뒤진다.


애플의 썬더볼트 기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미 HP와 델 등의 노트북에 채용된 e-SATA를 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애플 제품만이 아닌, 굵직한 PC업체들이 이 커넥터를 써줘야 한다. 지금처럼 고립된 상태로는 단지 애플만을 위한 폐쇄 기술이 되기 쉽다. 또한 실제로 이 커넥터를 적용한 제품과 솔루션을 많이 내놓아야 한다. 애물단지가 되어가고 있는 백업장치인 타임캡슐을 개량하면서 이 커넥터를 쓰는 방법도 있다.


사실 어떤 기술과 함께 꼭 제품과 솔루션을 제시하는 애플로서는 보기드물게 썬더볼트 기술은 매력적인 서비스가 없었다. 이제 겨우 나온 외장하드도 과연 e-SATA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에 발표될 새로운 맥북에어와 함께 썬더볼트 기술이 다시 한번 주목받으며 대중화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