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초여름의 스테파니 카페
햇살이 눈부신 어느 날.
문득 거리를 걸었다.
각자의 생각과 표정에 잠긴 채 걷는 사람들.
오래된 기억처럼 나는 목적을 잠시 잊었다.
스테파니 카페.
혀끝을 울리는 유러피언의 느낌.
햇살 진한 테라스 의자에 앉았다.
오랜만의 휴식처럼 달콤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달콤하고 쌉싸름한 샹그리아.
보라색 향기처럼 기분좋은 물방울이 목을 적셔준다.
비 개인 후 무지개 같은 핑크 모지토의 빛깔을 감상해본다.
알록달록한 브런치.
길지 않았던 금식을 깨는 영혼의 제례.
그것은 은색 포크와 나이프의 엄숙한 세례를 받는 성자.
잠시 입구에 있는 꽃과 술병에 시선을 돌려본다.
맥 앤 치즈.
혀를 감싸는 부드러운 감각이 고소한 맛을 품고 있다.
아마트리치아나
매력적인 미녀의 이름처럼 강렬한 매운 맛이 혀를 두드렸다.
고르곤 졸라 크림 파스타.
어디선가 예! 쉐프! 라는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리는 것 같다.
현실과 환상의 데자뷰는 그렇게 펼쳐진다.
피칸타르트 & 단호박 타르트
식후 달콤한 미각의 유혹
같이 앉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했다.
일상의, 그리고 일상적이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
가끔은 잊고 싶은 기분이 든다.
우리가 지구라는 무대 위에 선 배우라는 사실을.
차가운 이슬같은 아이스티와 품격 있는 아이스 커피.
조금은 오래된 듯한 영화의 한 장면을 리프레시하는 음악.
팽팽하게 긴장했던 신경을 부드럽게 두드려준다.
마치 전람회 같은,
마치 짧은 여행같은 탁자를 뒤로 하고 일어섰다.
환상보다 밝은 빛을 뿌리는 어느 초여름의 시간이었다.
압구정 가로수길 스테파니 카페 2호점
02-512-8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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