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술이 발전하면서 좋아진 점은 보다 사용자의 요구에 딱 맞는 제품이 나온다는 점이다. 몇십년전에 누군가 한손으로 슈퍼컴퓨터를 가지고 다니고 싶다고 말한다면  그저 꿈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은 바로 그 몇 십년전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뛰어넘는다. 요구는 있었지만 도저히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제품이 시중에 계속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환영할 만한 일이다.


범위를 좁혀 노트북 컴퓨터를 살펴보자. 노트북이 언제나 부딪치는 문제는 휴대성과 성능이었다. 이 둘은 거의 반비례하는데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크기를 줄이면 처리속도와 배터리시간을 비롯한 성능이 하락한다. 반대로 처리성능을 높이기 위해 고성능부품을 쓰면 전력소모가 늘어나 배터리를 크게 늘려야한다. 그것이 바로 부피와 무게를 늘려 휴대성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이전에는 휴대성을 위해서라면 성능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점점 발전하는 IT기술은 노트북 분야에도 좋은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가볍게 가지고 다니다가 언제든 펴서 사용할 수 있는 노트북의 휴대성을 살리면서도 화려한 3D 그래픽을 가진 게임도 제대로 즐기고 싶다는 사용자가 있다. 예전에는 기술적으로 힘들었기에 단순한 꿈이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휴대성과 게임성능을 둘 다 제대로 가진 노트북이 등장한 것이다. 기가바이트에서 내놓은 P34W V3는 바로 이런 사용자의 요구에 딱 맞춰나왔다. 과연 어떤 제품인지 살펴보자.



디자인 - 견고한 블랙메탈, 얇고 가벼운 14인치



최근 노트북 회사들은 일관된 디자인 컨셉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기가바이트 역시 프리미엄 노트북 라인 전체가 하나의 디자인을으로 만들어진다. 메탈 재질을 써서 다소 차갑지만 견고한 느낌을 내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발산한다. 


상판에는 GIGABYTE 글자가 은박으로 잘 처리되어 박혀있다. 손으로 잡고 여는 부분은 별도 파츠를 써서 살짝 튀어나오게 디자인했다. 결과적으로 보다 쉽게 노트북을 열 수 있는 기능성이 돋보인다.


노트북을 열고 나면 중앙부의 14인치 광시야각 디스플레이 패널이 보인다. 위쪽에는 풀HD(1,920X1,080)해상도를 강조하는 로고와 대만에서 제조되었음을 알리는 'Made in Taiwan' 마크가 붙어있다. 상대적으로 저가제품 이미지가 있는 메이드인차이나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인 듯 싶다.


아래쪽에는 은색 원형으로 잘 가공된 전원스위치가 상단 중앙에 박혀있고 양쪽으로 스테레오 스피커가 배치되어 있다. 홈씨어터를 위한 돌비 디지털 플러스 마크도 있는데 요즘 노트북으로 음악이나 영화감상을 자주 한다는 배려가  느껴진다. 상판과 하판을 연결하는 힌지는 단단하게 결합되어 내구성에서 신뢰를 준다.



키보드는 키 사이가 분리된 형태로 오타가 적게 나며 LED 백라이트를 통해 어두운 곳에서도 쉽게 타이핑 할 수 있다. 키감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다만 영문 위에 프린트된 한글 폰트가 다소 어색한 명조체라는 점과  윈도우에서 한글 사용을 위해 꼭 필요한 오른쪽 Alt키에  '한/영'이 따로 프린트되지 않았다는 부분이 아쉽다.


두께는 20.3밀리미터(mm)이고 무게는 1.72킬로그램(Kg)이다. 하드코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고사양 노트북으로는 상당히 얇고 가볍다.  비슷한 성능의 타사제품은 29.2mm에 2Kg 정도라는 점을 볼 때 휴대성에서 매우 앞선다.


좌측면에는 켄싱턴락, 모니터용 D-SUB, USB 3.0 2개, 이어폰/마이크 단자가 있는데 USB단자 가운데 하나는 전력이 많이 필요한 태블릿 등에도 충전이 가능한 단자이다. 우측면에는 전원, HDMI, USB 3.0 두개, SD 메모리카드 슬롯이 장착되어 있다. 바닥면에는 방열구와 메모리 확장이 가능한 분리덮개가 있다.



성능 - 인텔 i7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GTX970M의 강력한 조합



컴퓨터의 일반 연산능력을 맡는 CPU에는 노트북 라인에서 최고 성능인 4코어를 가진 인텔 i7-4720HQ를 탑재했다. 메모리는 DDR3L 3기가바이트(GB)가 내장되었으며 16GB까지 확장 가능하다. 


게임과 그래픽 연산을 맡는 가속칩은 CPU에 포함된 인텔 HD4600이 기본으로 있지만 별도의 강력한 칩으로 엔비디아 지포스 GTX970M이 탑재되었다. 이 두 개의 그래픽가속칩이 필요에 따라 자동으로 전환해가며 쾌적한 사용자경험을 선사하는 듀얼그래픽 코어 시스템이다. 그래픽칩 전용으로 GDDR5 3GB가 따로 내장되었다.


저장장치는 mSATA 방식을 채용한 SSD가 128GB와 일반 하드디스크 1테라바이트가 장착되었다. 부팅속도와 저장용량을 다함께 잡는 좋은 방법이다. HD카메라와 돌비디지털 플러스 인증을 받은 음향시스템으로 1.5와트 스피커가 두 개 달려있다. 부품 구성으로 볼 때 14인치로서 무리없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넣었다.



실제 사용 성능은 어떨까? 오피스나 가벼운 일상용 소프트웨어로는 워낙 빠르게 처리되어 어느 정도로 좋고 나쁜지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전문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시네벤치를 통해 측정했다. CPU는 데스크탑의 i7-3770과 성능이 같고  GPU는 데스크탑용 GTX460과 비슷한 성능으로 나왔다. 휴대성 좋은 14인치 노트북이 데스크탑 성능에 근접하고 있다는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게임에 가장 중요한 3D 그래픽 성능을 좀더 자세히 알아보기위해 3D마크11을 이용했다. 파이어스크라이커, 스카이 다이버를 이용한 측정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일반적인 업무용 컴퓨터와 게이밍 노트북을 뛰어넘어 게임용 데스크탑PC에 도전하는 정도의 성능이다.



게임플레이 - 옵션조정 없이 하드코어 게임 가능 


보통 게임 성능을 측정할 때는 잘 알려지고 그래픽 부담이 매우 큰 게임 몇 개를 기준으로 놓는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들이 즐기는 게임은 훨씬 많다. 또한 사용자는 다양한 상황에서 게임을 하게 된다. 따라서 숫자만 가지고 게임이 잘 된다고 말하는 건 실감이 나지 않는다. 표준적인 측정용 게임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많이 즐기는 게임 몇 개를  뽑아서 플레이해 보았다.



PSP에뮬을 이용해서 게임을 즐겼다. 옵션을 조정해서 처음에는 원본 게임과 비슷한 낮은 해상도로, 나중에는 원본의 4배 정도의 매우 높은 해상도와 별도 렌더링 옵션까지 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등한 게임성능으로 인해 느려지거나 프레임이 끊기는 일은 없었다.  간단한 2D게임은 물론이고 3D 폴리곤이 많이 이용되는 게임까지도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



스타크래프트2에서 최고 옵션을 잡아보았다. 최적화가 잘된 게임이지만 최고 옵션에서 플레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화면에 폴리곤이 많아지거나 적들이 많이 몰려올 때 끊기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최고옵션에서도 프레임 수는 항상 최고를 유지하며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게임을 가상한 벤치마크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여주며 GTX970M의 높은 성능을 증명해주었다.



총평 - 휴대성과 최고의 게임성능을 전부 잡았다



요즘 초경량 노트북이 대세가 되고 있다. 킬로그램의 벽을 깬 그램 단위의 무게를 자랑하는 제품도 있다. 태블릿과 경쟁하기 위한 포지션으로 그런 노트북은 분명 의미있는 제품이다. 그렇지만 노트북 사용자의 요구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며 그 가운데는 게임 성능을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사용자도 있다. 


기가바이트 P34W는 '그램과 다른 킬로그램의 차이'를 보여준다. 휴대성을 유지하면서 최신 게임도 쌩쌩하게 돌릴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적극수용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IT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가벼운 노트북 점점 한 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제품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하드코어 게임까지 한 대로 할 수 있는 제품은 드물다. 


초소형이면서 성능을 타협하지 않고 제대로 게임성능을 내주는 노트북을 원하는 사용자면 반드시 이 제품을 눈여겨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