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최근 법정관리를 맞아 회생을 위해 출고가를 대폭  인하한 팬택 단말기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이 발표한 12월 첫째주 스마트폰 판매량을 보면 베가 아이언2(SK텔레콤)는 1만9000여대로 2위에 올랐다. 전 주보다 3,000여대 증가한 결과다. 1위는 갤럭 시노트4(SK텔레콤)로 2만 5,000여대이다. 둘 사이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더구나 11월 21일에 SK텔레콤 전용으로 아롱 베가팝업노트는 1만1000여대가 팔려 판매량 7위를 기록했다. 참고로 베가팝업노트의 초도 생산량이 3만대로서 물량이 거의 소진되는 추세다. 팬택은 그동안 여러 가지 악재 속에 판매부진을 겪었는데 이번 출고가 인하 후에 두 개의 단말기를 순위권에 올릴 수 있었다.


인기 비결은 두 제품이 품질과 성능에서 그다지 밀리지 않는 제품이지만 출고가는 경쟁 스마트폰의 절반 수준이라는 점이다. 지원금을 더라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 사용자가 저가폰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주장이었다. 하지만 팬택처럼 제대로 만든 스마트폰이라면 저가폰이 되었을 때도 구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저가폰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국이나 인도 등의 업체에게는 좋은 신호로 비칠 수 있다.


휴대폰 유통점들도 팬택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에 따르면 주요 거점 대리점은 팬택으로부터 직접 베가시크릿노트, 베가 시크릿업, 베가아이언을 포함한 2만대 물량을 추가 구매키로 결정했다. 또한 이번주 중으로 일선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에 대해 그만큼 국내 시장에서 사용자가 선택할 여지가 좁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삼성과 LG 이외에도 개성적인 단말기를 만드는 업체가 필요한데 팬택에게 시장이 원하는 역할은 적절한 성능과 신뢰성을 가진 중저가 단말기 제조라는 것이다. 분명 팬택이 고가폰 출고가를 고집했을 때는 고전했지만 가격을 내려 상대적으로 저가폰이 되자 어려운 조건에도 인기를 모으며 판매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한국 사용자는 저렴한 스마트폰을 원하지만 동시에 최소한도의 품질과 성능도 바란다" 면서 "출고가를 내린 팬택의 제품은 그런 기준에 부합했기에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후 저가폰 시장의 가능성을 주목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