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블릿


스마트폰 업계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라이벌 회사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았다. 하지만 갤럭시노트와 아이폰을 라이벌이라고 묶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당연한 것이 이 두 제품은 이른바 '체급'이 다르게 때문이었다. 스마트폰이라는 커다란 범주에서는 같을 수 있어도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쓰임새가 달랐다. 


갤럭시노트는 152.4밀리미터(6인치)에 가까운 커다란 화면크기를 앞세운 패블릿이다. 휴대폰+태블릿의 개념을 지닌 이 제품은 주로 여성들의 핸드백 안에서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일상적인 통화나 스마트폰 용도로 쓰지만 펜을 이용해서 다이어리 역할도 하며 전자책이나 동영상을 넓은 화면에서 즐기는 데 탁월하다. 반면에 아이폰은 날렵한 101.6밀리미터(4인치) 화면 크기로 바지 주머니 속에서 언제나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스마트폰 역할에 충실했다. 이제까지 단 한가지 화면 크기만 고집하던 애플은 최근 아이폰5S를 조금 키웠을 뿐 같은 전략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2014년 9월 9일(현지시간), 애플이 미국에서 발표한 아이폰6+는 무려 139.7밀리미터(5.5인치)의 화면 크기를 가졌다. 144.7밀리미터(5.7인치) 화면인 갤럭시노트와 거의 같다. 이제는 크기에 따른 쓰임새에서도 차이가 없어질 게 분명하다. 새로운 라이벌이 된 갤럭시노트4와 아이폰6+ 가운데 누가 더 우수할까? 선택에 고민할 당신을 위해 분석해보았다.



1. 하드웨어 성능 - 갤럭시노트4 우세    


갤럭시노트4


부품 하나씩을 뜯어보면 갤럭시노트4가 우세하다. 해상도에서 보면 갤럭시노트4가  쿼드HD(1,440x2,560)이고 아이폰6+는 1,080X1,920)이다. 비슷한 크기에서 해상도가 더 나은 쪽이 화소가 눈에 보이지 않아 깨끗한 표현력을 가진다. 성능의 핵심을 담당하는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서도 2.7GHz 쿼드(4)코어 칩을 쓰는 갤럭시노트에 비해 아이폰6+는 1.4 GHz 듀얼(2)코어 A8을 탑재했다. 동시 처리 능력에 있어 하드웨어 상으로는 뒤진다. 다만 아이폰6+에는 M8보조 프로세서가 따로 달려 특정작업을 도와주기에 둘을 합친 하드웨어 성능은 수치보다 더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카메라 성능은 어떨까? 갤럭시노트4는 1,600만 고화소 후면 카메라에 광학식 손떨림 기능을 넣었다. 전면 카메라는 370만 화소에 가장 밝은 조리개 값인 F 1.9을 지원해서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하고 흔들림없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아이폰6+는  800만 화소 카메라에 2.2 밝기의 렌즈이지만 빠른 오토포커스 기능을 구현하는 포커스 픽셀 기능이 인상적이다. 손떨림방지 장치도 따로 달려있기에 실제 화질에서 본다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 듯 싶다. 


이 밖에도 갤럭시노트4는 국가에 따라 광대역 LTE-A를 지원하기에 3개의 주파수를 이용할 수 있지만 아이폰6+는 2개 주파수까지만 지원한다. 단순한 하드웨어의 성능으로만 보면 갤럭시노트4가 더 좋은 기술력을 적용한 제품이다.



2. 운영체제와 사용자 경험 - 아이폰6+ 우세


아이폰6+


그렇지만 운영체제와 앱을 포함한 종합적인 사용자 경험으로 오면 상황이 약간 달라진다. 애플이 독점적으로 쓰는 iOS는 낮은 성능의 하드웨어에서도 보다 좋은 성능을 내준다. 또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비롯한 디자인이 깔끔하면서도 간결하다. 따라서 이런 운영체제와 부드럽게 실행되는 앱의 매력 때문에 아이폰을 고집하는 팬도 많다. 이런 사용자가 대화면 스마트폰을 원하게 되었을 때 아이폰6+는 유일하고도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갤럭시노트4의 안드로이드도 구글이 만든 우수한 운영체제임에 분명하다. 앱의 풍부함이나 PC와 비슷하게 쓸 수 있는 강력한 기능은 애플을 능가한다. 하지만 그에 비해 하드웨어 성능을 많이 잡아먹고, 메모리 관리 등에서 허점이 있다. 따라서 갤럭시노트4의 우수한 하드웨어 성능이 실제로 나타날 때는 다소 부족해보일 수 있다. 운영체제와 앱을 사용할 때 느끼는 쾌적함이나 미려함, 즐거움에서는 아이폰6+가 다소 우세하다.



3. 필기능력 vs 간편한 지문인식


패블릿


자기만의 개성이라는 점에서는 어떨까?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S펜이다. 정밀도와 안정성으로 유명한 와콤 방식의 전자기유도식 펜은 좋은 필기감까지 갖췄기에 모든 펜입력 장치의 '끝판왕'이다. 갤럭시노트4에는 2배 향상된 2,048단계의 정교한 필압을 제공하는 S펜이 장착되었다. 그림이나 글씨를 쓸 때 보다 실제에 가깝게 필기할 수 있기에 이 제품을 완벽한 노트 용도로 쓸 수 있게 해 준다. 다이어리 용도를 포함해 간단한 그림 캔버스로도 손색이 없다.


아이폰6+에는 터치ID라는 가장 진보된 지문인식 센서가 있다. 사람 피부의 온기와 패턴까지 파악하는 이 센서는 단지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확실하게 지문을 읽어낸다. 또한 여기에 연동된 M8 보조프로세서는 지문인식과 처리를 순식간에 해낸다. 애플의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에도 NFC와 터치ID가 결합되어 한번에 모든 결제과정을 끝낸다. 터치ID는 이런 인증과 보안에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며 여러 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패블릿



이렇듯 갤럭시노트4와 아이폰6+는 불꽃튀는 라이벌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애플은 이런 대화면을 원하는 사용자를 대책없이 안드로이드폰에 빼앗기고 있었다. 그렇지만 더이상은 아니다. 팀쿡은 더 커진 아이폰6 라인업이 더 많은 점유율을 가져다줄 거라고 믿고 있다. 


이제 여성들이 고급 핸드백 속에서 큼직한 화면의 아이폰6+를 꺼내는 광경을 보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 이 분야에서 전통의 강자이던 갤럭시노트4가 과연 굳건히 단골 사용자를 지켜낼 수 있을까? 선택은 결국 당신의 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