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내용이 아니고 결과다. 아무리 화려한 플레이와 쇼맨쉽을 보여도 골을 못넣고 경기에서 패하면 소용없다. 마찬가지로 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만족도라고 할 수 있다. 객관적 성능이 더 높거나 가격이 훨씬 싸더라도 결과적으로 구입한 고객이 써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서 고객만족도가 가장 높은 제품은 어디일까? 조사결과 애플 아이폰이 제품만족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이나 LG와 같은 세계적 휴대폰 회사를 보유한 국내에서도 애플은 다른 브랜드들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휴대폰전문 리서치회사 마케팅인사이트는 2005년부터 1년에 두 번 ‘이동통신 기획조사’를 실시해왔다. 여기서 최근 6개월 내(2013년 10월~2014년 4월) 사이에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비자 9,397명을 대상으로 사용 중인 스마트폰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다.


아이폰에 이어 2위는 LG G, 3위는 삼성 갤럭시, 4위는 팬택 베가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각 모델별 순위를 보자. 아이폰 5S와 아이폰 5가 상당히 높은 점수로 1위와 2위에 올랐으며, LG의 G 프로2, 넥서스 5, G2가 뒤를 이었다. 최근 삼성이 출시한 갤럭시 S5는 6위에 올랐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신제품에 대한 평가가 후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의외의 결과다. 일부에서는 스마트폰 성능 평준화에 따라 최근 신제품 구입의 만족도 자체가 낮아진 결과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갤럭시S5와 비슷한 시기에 나온 LG G프로2가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따라서 이것은 갤럭시S5 모델 자체의 매력이 적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더구나 조사결과에서 스마트폰 제품만족도의 산업 평균은 2013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비해 상승했다. 2014년 상반기에 아이폰 5S가 나왔고, 국내 제조사들이 내놓은 대화면 신모델인 G 프로2, 갤럭시 노트3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결과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애플은 1,000점 만점에 778점으로 2위인 LG 609점과 약 169점이란 큰 차이를 보였다. 국내 브랜드 사이에서는 오히려 LG, 삼성, 팬택 사이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운영체제가 iOS로 다른 애플 기기가 독보적이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같이 쓰는 회사들의 만족도는 비슷하다.



이번 스마트폰 제품만족도 조사는 제품의 디자인·화질·어플 구동속도·멀티미디어·크기·사용성·내구성·터치성능·최신기술·UI 등 10개 부문에 대한 소비자 평가에 근거했다. 애플은 10개 부문 모두에서 경쟁사들을 앞섰다. 6개 부문에서는 산업평균 보다 20점 이상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업계 전문가는 "주의 깊게 보면 아이폰에 사용자가 크게 만족하는 부분은 메탈 재질을 포함한 하드웨어 디자인과 독자 운영체제로 인한 사용자 편의성이다"고 전제하고는 "애플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 제품은 고급스러움을 주기 힘든 플라스틱 재질이다. 또한 안드로이드는 iOS에 비해 호환성이 좋은 대신 반응성이 떨어진다. 각 단말기 회사와 이동통신사에 의한 커스텀화 때문에 안정성도 천차만별이다. 고객만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라고 분석했다.


최신 기술 부문에서도 아이폰은 상당한 발전을 이뤄냈다. 1년 전에 아이폰5는 유일하게 ‘최신 기술/기능’부문에서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아이폰 5S로 넘어가면서 다른 회사를 큰 점수 차이로 제쳤다. 아이폰 5S는 OS 업그레이드, 지문인식 기능 탑재 등 사용자들이 빈번하게 이용하는 기능 부문에서 눈부신 향상을 이뤄내 며 전년 대비 20점 이상 만족도를 올렸다.


이런 평가는 새로 채택한 터치 방식 지문인식 센서에 힘입은 바 크다는 해석이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체감하는 기술수준은 최신 하드웨어에서 나오기 쉽다. 팬택 시크릿업이나 삼성 갤럭시 S5가 슬라이드 방식 지문인식 센서를 채택한 데 비해 아이폰5S은 훨씬 편리한 터치방식 지문인식 센서를 홀로 쓰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6개월 내 구입 기준으로 최신 모델 가운데 갤럭시 S5가 제품만족도 6위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갤럭시 S5는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산업평균 보다 높았으나 ‘모양/ 디자인’부문에서 평균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올해 출시된 LG의 대표 모델, G 프로2와 비교해 보면 단 한 부문에서도 G 프로2에 앞서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외관을 포함한 고급 브랜드화 전략에서 뒤진 결과라고 해석한다. LG가 미려한 디스플레이와 감성적 카메라 성능을 앞세워 성장하고 있을 때, 삼성은 고급화를 위한 메탈 재질을 애써 외면하고 운영체제 개선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업계전문가는 "삼성은 대량생산을 위한 생산성과 투자 대비 효율을 가장 중시한다.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지고 원가가 많이 드는 메탈 재질을 피하고 운영체제는 구글에 의지해왔다" 고 분석하고는 "하지만 고객만족도에서 애플을 넘어서려면 명품을 만드는 자세를 갖추고 혁신적 사용성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를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