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화 가운데 '맛의 달인'이란 요리만화가 있다. 최고의 요리, 완벽한 요리란 타이틀을 달고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내는 내용이다. 여기서 나오는 말 가운데 음식의 역할에 대한 언급이 있다.





소울푸드- 음식으로 인해 영혼에 활력을 얻는 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것은 비싼 재료를 쓰거나 고급 요리법이 동원되는 그런 요리가 아니다. 누구나 쉽게 먹었던 그런 요리다. 하지만 누군가의 성장과정에서 강한 기억을 주었기에 추억을 일깨우면서 감동을 주게 된다. 음식이란 그렇듯 묘한 효과를 가진다.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 우리는 그것이 만들어진 나라와 문화를 떠올릴 수 있다.





홍대에 위치한 돈부리 음식점 우메이를 찾았다. 눈이 펄펄 내리던 겨울날에 맛있는 식사를 한 기억이 있었다. 다시 한번 그 때의 느낌을 가지고 싶었다. 비록 그때 함께 했던 친구들과 함께는 아니었지만 다른 친구를 데리고 갔다.






우메이는 일본 분위기를 은은하게 풍기는 인테리어를 해놓았다. 문득 보고 있으면 3년전에 갔던 일본 오사카 여행의 추억도 떠오른다.  하얀 등 속의 붉은 전등 빛이 빛나는 시간이라면 좀 더 그런 기분이 강했을 것 같다.






예전에 먹어본 것과 다른 것을 먹고 싶어서 우나기동을 시켰다. 잘 양념되어 구운 장어를 얹어서 먹는 밥이다.





달콤한 양념과 감칠맛 있는 장어가 밥과 함께 입속에서 살살 녹는다. 간장의 풍미와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의 취향에 잘 맞는 음식이다. 물론 나도 이런 맛을 좋아한다.




같이 간 친구는 에비가츠동을 주문했다. 새우와 쇠고기가 밥 위에 얹힌 요리이다. 조금 덜어서 먹어보니 고소한 해물인 새우튀김의 맛과 씹을 수록 육즙을 느낄 수 있는 쇠고기의 맛이 일품이다. 





사이드 메뉴로 다소 푸짐한 덴뿌라를 시켰다. 한국에서는 오뎅을 흔히 덴뿌라 라고 말하지만 일본에서는 전혀 다르다. 일본에서는 튀김류를 일컬어 덴뿌라라고 말한다. 고추, 새우 등이 먹음직스럽게 튀겨진 요리가 나왔다.


나는 튀김을 좋아한다. 하다못해 감자까지도 삶은 감자보다는 튀긴 감자를 좋아한다. 야채튀김은 언제 먹어도 물리지 않을 정도이다. 우마이의 덴뿌라는 고소한 느낌이 마음에 든다.





우메이의 차분한 분위기에서 오랫만에 맛있는 식사를 했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 그동안 어떻게 살았냐는 말을 나누면서 먹다보니 식성보다 많은 양을 먹었다.





우메이는 일본어로 '맛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것도 보통 맛있다는 표현보다 더 높은 표현으로 아주 맛있을 때 감탄사처럼 내뱉는 표현일 것이다. 가게이름을 잘 선택했다는 느낌이다.





오랫만에 다시 방문한 홍대 우메이에서 추억을 일깨우는 식사를 했다. 이런 것은 돈만으로는 살 수 없는 어떤 경험이다. 이때 먹은 음식의 맛과 나누었던 내용들, 그리고 여기서 떠올린 생각들… 나에게는 우마이에서 또다시 만든 소중한 추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