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영위한다면 긍정적인 영향이 나옵니다. 생산성과 창조성이 향상되는 것이지요. 대부분 창의적 사고는 동일한 삶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스스로의 삶에 여유를 주면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허핑턴 포스트


2014년 2월 2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MBN포럼이 개최됐다. '대한민국 재창조, 위대한 성장'이란 테마를 내걸고 석학들의 의견을 듣는 이 자리에서 허핑턴 포스트의 창립자인 아리아나 허핑턴은 첫째로 창조력의 비결을 여유있는 삶이라고 제시했다.


창조경제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대한민국은 현재 혁신의 원동력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렇지만 혁신은 쉽게 오지 않는다.  특히 한번 성공했던 사람은 오히려 두 번 성공하기 어렵다. 혁신가들의 딜레마는 자기가 만든 성공 방법에 갇히는 것이다. 따라서 끊임없는 발전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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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종류의 기술은 끝없이 발전한다. 허핑턴은 '제 2의 기계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표현했다. 인간이 해 왔던 단순한 일이 이제는 창의력을 통한 기술로 대체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기술은 동시에 우리를 죄수처럼 감옥에 가둔다. 사람들이 편리함을 제공하는 기술에 너무 매달려 있다. 따라서 오히려 본인의 창조성과 지혜를 잃어버리고 살게 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중독이 있다. 현재 수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침대 옆에 두지 않고는 잠을 자지 못한다. 그런데 이런 건 창조성을 더해 주지 못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피로해진 몸과 마음으로는 문제해결을 할수 없다. 지혜로운 사고방식으로 이끄는 세상이 중요하다. 이런 지혜는 창의성과 관련이 있다.


희망은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세계에서 한국이 독특한 국가로 남아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역사로 쌓은 고대의 지혜가 내려왔기 때문이다. 기술이 우리의 존재를 지배하는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런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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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은 사고방식의 역동성을 강조했다. 그녀는 "한국은 교육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며 "위계질서나 여러 전통에 안맞을 수도 있지만 이것이 새로운 아이디어의 장애가 되어서는 안된다. 창의성이 충분히 나올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고 주문했다.


위험을 감수하고 뛰어드는 적극적 자세에 대해서도 말했다. 스스로의 예를 들어 그녀가 2005년 허핑턴을 창간했을 때 안될 거라고 하는 사람이 많았다. 지인들은 그녀의 나이가 50대가 되었고 책도 쓸 만큼 성공했는데 왜 위험한 길로 가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허핑턴은 실패에 대한 접근을 바꿀 경우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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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가장이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려고 하는데 아내가 말려서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듯 우리 가치관이 오로지 돈과 권력만 중시한다면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은 떨어진다. 창의적 시도는 돈과 권력을 보장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기존 방식이 되풀이될 뿐이다. 혁신이 오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발상을 바꾼다면 우선순위를 바꿀 수 있다. 여기서 허핑턴은 중요한 언급을 했다. 우리가 죽은 후에 남기는 것에 관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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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장례식장에서 고인을 이야기할 때 경력을 이야기하던가요? 아닙니다. 이분이 주위 사람에게 베푼 것과 열정, 감동을 회고합니다. 인생의 목표는 오로지 돈과 권력이 아닙니다.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점점 창의성과 멀어집니다"라는 그녀의 말은 굳이 IT뿐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분야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한국 사회의 심한 경쟁을 되돌아 보면 혁신에는 중요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혼자서 경쟁에 이기는 것보다는 유연한 팀워크와 협업의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 누군가를 이기고 없애는 게 아니라 힘을 합쳐 새로운 걸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게 근본적으로 나라를 근본적으로 도약시킨다. 그녀가 제시하는 창의성의 방법론이 신선하게 느껴지는 건  그만큼 한국 사회가 경쟁만을 요구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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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아직도 맹목적인 경제성장과 발전만을 바라본다. 정작 국민의 행복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하지만 허핑턴은 창조력이 행복에서 나온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녀는 어떤 국가의 성공을 평가하거나 측정하는 잣대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GDP지표만 보지 말고 국가의 행복과 복지를 측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것이 어떤 국가가 성공했는가 하는 잣대가 된다면 창의력을 위한 토대가 구축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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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허핑턴은 그리스 철학자의 이야기를 통해 교훈을 이끌어 냈다. "나에게  설 자리를 주면 지구를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누구나 설 자리만 찾을 수 있다면 깊은 평화와 창조성을 만날 수 있다" 고 전제하고는 "특정한 사람만 창의성을 발휘하고 특별한 작품을 내는 게 아니다. 어린시절에는 누구나 창의적이었다. 이런 창의성을 발휘함으로서 우리 삶을 바꿀 수 있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아리아나 허핑턴은 미국 내 방문자 수 1위인 허핑턴 포스트의 창립자이자 회장이다. 허핑턴 포스트는 창간 4년 만에 워싱턴 포스트의 방문자 수를 앞질렀고 빠르게 가치가 상승하여 2011년 AOL에 3억 1,500만 달러에 매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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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것을 이룬 사람 답게 거침없고도 정곡을 찌르는 허핑턴의 기조연설은 그만큼 무게가 있었다. 창의성과 창조력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에게 '행복'과 '도전'을 제시한 그녀의 비결이 오늘날 한국사회에 부족한 것을 정확히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