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말한다. 인류가 수레바퀴와 문자를 발견한 이래로 사실상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혁신이란 건 거의 없다. 누군가는 분명 생각했던 일이고 부분적으로는 구현했던 아이디어이다.



특히 문화계에서는 이런 일이 두드러져서 표절과 오마주, 우연한 겹침을 가려내기가 어렵기도 하다. 심지어 세상을 바꿀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수천년 전 고대인이 이미 생각해냈던 것이기도 하다.

삼성의 기업전략을 둘러싸고 많은 해석이 있다. 세계시장의 큰 손이자, 한국 최고의 기업으로서 당연히 많은 애널리스트와 학자, 언론의 관심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삼성의 새로운 보급형 스마트폰 전략을 둘러싸고 기사가 하나 보도됐다.(출처)

 

삼성전자가 연초부터 화려한 외형의 보급형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스마트폰 대중화로 넘어서는 올해 스마트 시장을 '꽉' 움켜쥐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국내외에 중.저가 스마트폰을 대거 출시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전략을 뒷받침하는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M 스타일'을 국내 이동통신 3사와 함께 4일 출시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처음 선보인 보급형 스마트폰의 특징은 지금까지 고급 스마트폰에만 장착했던 10.2㎝(4인치) 크기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는 점. 9.99㎜의 얇은 두께에다 제품 뒷면에 금속 소재를 적용해 세련미를 더했다.

'안드로이드2.3(진저브레드)' 운영체제(OS), 1㎓ 싱글코어 프로세서, 300만화소 카메라 등 내부 성능은 보급형에 맞춰 적용했다. 50만원대 가격으로 이동통신사 스마트폰 정액요금제에 가입하면 단말기는 사실상 '공짜'로 쓸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고급스러운 느낌의 보급형 AMOLED 스마트폰을 내놨지만, 올해 중국.인도.남미 등 신흥시장엔 10만~20만원대 초저가 스마트폰을 대거 내놓을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해외에 '갤럭시Y' '웨이브Y' 등 초저가폰을 출시하며 포문을 연 상태다. 미국 애플이 고가 '아이폰' 시리즈로 3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자랑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루는 전략.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확고히 하면서 지배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 기사에서는 이것이 이제까지 삼성이 하지 않았던 새로운 전략이라고 했다. 동시에 애플과는 다른 전략이라고도 평가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삼성 보급형 스마트폰, 새로운 전략인가?

애플 아이폰의 플래그쉽 전략을 보자. 아이폰폰은 대략 1년 주기로 새로운 제품을 발표한다. 그렇지만 신제품 발표로 인해 에전제품을 판매중단하지 않는다. 가격을 떨어뜨려 저가제품으로서 위치를 약간 낮출 뿐이다. 그렇게 거듭되며 2년 이상 지난 제품이 저절로 단종된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저가제품을 따로 생산해야 될 필요도 적고 지갑이 가벼운 소비자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 연구개발비나 생산설비에도 따로 돈을 쓸 필요가 없어서 굉장히 효율적이다.

하지만 애플도 한때 고민을 했던 적이 있다. 바로 지금의 아이폰4다. 아이폰4S의 메리트가 적었던 때에 애플은 아이폰4를 자연스럽게 떨어뜨리는 것이 힘들었다. 몇몇 생산성 떨어지는 부품을 바꾸고 양산에 적합하게 만든 저가 아이폰이 출시될 거란 루머가 파다했다. 물론 이 루머는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삼성의 경우는 애플을 상대로 흘러나왔던 루머와 비슷한 사업모델을 선택했다. 갤럭시M은 결국 갤럭시S를 부분적으로 바꾼 모델로서 특성이 비슷해 생산이 매우 쉽다. 대신 성능을 조금 더 떨어뜨린 것 뿐이다. 따로 저가모델로서 신중하게 설계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전략이라기 보다 갤럭시S2가 나오기 전에 있었던 갤럭시S를 저가형을 떨구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만 취한 것에 불과하다.

즉 이것은 삼성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 가운데 가장 애플과 닮은 방법의 전략이다.


사실 이게 새로운 것이냐 아니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합당한 선택이냐는 것이다. 내가 보이게 이것은 삼성의 현재 상황에 상당히 합당한 좋은 선택이다. 큰 투자 없이도 저가 스마트폰시장까지 자연스럽게 차지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될 경우 기존의 저가형이었던 바다 플랫폼과의 겹쳐 이른바 ‘팀킬’을 할 수 있다는 문제가 남는다. 앞으로 바다 스마트폰의 변화를 유심히 봐야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