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속의 화초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곱게 자라나서 나름 아름답지만 춥고 비바람 치는 바깥에서는 적응하기 힘든 식물 정도가 아닐까. 그럼 마마보이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엄마의 과보호속에서 자라나서는 어른이 되어서도 엄마에게 모든 결정을 넘기고 자기는 아무런 책임도 도전도 하지 않으려는 정신적 어린이가 생각난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대표적 웹브라우저 익스플로러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최초이자 잘 만들어진 브라우저 넷스케이프를 물리치고 세계 최고의 점유율을 얻게 된 익스플로러의 경쟁력은 오로지 하나였다. 운영체제를 만든 플랫폼 홀더인 MS의 일방적인 지원과 기본탑재다. 

솔직히 말해서 초기 익스플로러는 넷스케이프에 비해 기술적이나 감성적으로 나은 것이 전무했다. 오로지 기본으로 설치되었고 운영체제와 강제로 통합한 MS의 정책으로 인해 반강제로 쓰다보니 익숙해진 것에 불과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른 브라우저가 이런 불공정한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망해버린 반사이익이 바로 익스플로러의 실질적인 독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런 독점이 무너지고 있다. 그 상징적인 사건으로 드디어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뉴스가 나왔다. (출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웹 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가 몰락하고 있다. 한때 95%에 이르던 시장점유율이 50% 밑으로 떨어졌다. 모바일 웹에 제대로 대응치 못한 데다 구글이 개발한 크롬이 점유율을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인터넷 웹 시장도 구글 천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11월 4일 인터넷 조사업체 넷마켓쉐어의 브라우저 점유율 통계에 따르면 익스플로러가 올 10월 전체 웹 브라우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9.6%였다. 익스플로러의 시장점유율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모질라재단의 파이어폭스가 21.2%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구글 크롬은 16.60%를 차지했지만 조만간 파이어폭스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사파리 8.72%, 오페라 2.55%가 뒤를 이었다.

익스플로러는 PC 부문에서 52.6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마지노선인 과반 점유율이 무너졌다.

모바일 브라우저 점유율은 애플의 사파리가 62.03%로 1위를 기록했다. 단말기에 들어있는 맥OS와 iOS 운영체제(OS) 확산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iOS에서는 오페라 미니를 제외하면 주요 경쟁 브라우저가 작동하지 않는다. 아이패드 사용자가 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유감스럽지만 익스플로러가 몰락이라는 단어까지 나올 정도로 기울어진 것은 자업자득이다. 모든 인터넷 사용자라면 필수적으로 쓰게 되는 이 웹브라우저에 대해 MS가 주력한 것은  사용자의 편의나 기술적 혁신, 기분좋은 사용자 경험이 아니었다. 단지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이 쓰게 되는 윈도우란 운영체제와 익스플로러를 떼어놓을 수 없게 딱 붙여버림으로 인해 다른 웹브라우저가 들어올 수 없게 진입장벽을 치는 기술에만 골몰했다. 액티브엑스라든가 윈도우 미디어, 특수한 자바 같이 뭐든 MS의 손에 들어가면 비표준의 익스플로러 전용 기술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안드로이드란 모바일 환경의 변화가 도리어 MS 를 압박하는 가운데 오히려 윈도우에만 찰싹 붙어버린 익스플로러는 고립되어 버리기에 이르렀다. 다른 웹브라우저가 공격적으로 다른 플랫폼에 진출하면서 경쟁을 통해 서로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익스플로러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여전히 익스플로러는 윈도우 기반의 컴퓨터와 윈도우 모바일 등 MS의 하드웨어 외에는 포팅조차 안되고 있으며, 사용자들의 평가는 높지 않다. 막말로 기본으로 깔려있으니 쓰지, 선택해서 깔아야 하며 없어도 제반 사용에 문제가 없다면 쓸 이유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MS 익스플로러, 경쟁할 준비는 되었는가?



결국 익스플로러의 추락은 예정된 수순이다. 웹기술이 점차 웹표준을 지키면 어떤 브라우저든 동일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흐른다. 그런데 MS가 쓰는 방식은 그저 윈도우 플랫폼의 높은 점유율을 이용해 방벽을 치고 그 안에 들어앉는 것 뿐이었다. 제대로 된 경쟁을 해본 적도 없고 해볼 각오도 없다. 폐쇄적이란 소리를 듣는 애플조차도 매킨토시에서 사파리뿐만 아니라 파이어폭스나 크롬과 나름의 경쟁을 하면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익스플로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지금부터라도 진정한 경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일한 플랫폼에서 남들보다 브라우징 속도가 빠르든가, 결과가 더 미려하게 나타나든가, 보다 쾌적하게 쓸 수 있든가 등등 충분한 메리트를 제공해서 자발적으로 선택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윈도우 만든 회사에서 만들었다.’ 라는 계급장을 떼더라도 다른 브라우저를 이길 수 있어야 한다.


유럽에서는 파이어폭스가, 영미권에서는 크롬이, 모바일에서는 사파리가 급속도로 성장하며 익스플로러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에 맞서려면 익스플로러도 어서 준비를 갖추고 강점을 확립해야 한다. 그리고는 맥용 익스플로러부터 시작해 아이폰, 아이패드용, 안드로이드용 익스플로러에 이르기까지 모두 진출해야 한다. 그 플랫폼에서 경쟁을 통해 선택받아 나름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익스플로러는 추락을 면하고 강자로 설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묻겠다. 익스플로러는 지금 과연 경쟁할 준비가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