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인터넷 종량제, 끝내 실시하려는가?
한동안 잊혀졌던 인터넷종량제가 다시 논의될 모양이다. 여기서 인터넷종량제란 스마트폰용 무선인터넷망이 아닌, 우리가 지금 쓰는 유선인터넷망을 포함한 모든 인터넷 서비스에서 정액제를 없내고 쓴 만큼 요금을 내는 종량제로 바꾸자는 말이다. 온라인게임을 하든, IPTV를 보든 유튜브 동영상을 보든 상관없이 말이다.
원래 이 인터넷 종량제는 예전에 한번 주장되었다가 네티즌의 격렬한 반대속에 조용히 사라졌다. 그래서 완전히 폐기된 줄 알았지만 어느새 LTE 서비스를 만들고 휴대폰 무제한 요금제 폐지를 논의하면서 다시 전면적으로 수면위에 떠오르고 있다. 그래서 며칠전 이 문제에 대해 한겨레신문의 컬럼기고 요청을 받았다. 내 의견은 당연히 종량제 반대였고 보낸 칼럼은 찬반 양론에서 반대측 주장으로 실렸다. (출처)
인터넷 종량제는 한국 정보기술(IT) 산업의 미래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소비자가 느끼는 요금 부담이 새로운 인터넷 기반 서비스의 보급과 확산을 억제해버리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맛보고 있다가도, 인터넷을 통한 고급 교육 서비스를 받다가도, 첨단 원격의료 시스템을 이용하다가도 요금을 의식하게 되면 이용 자체를 기피하게 된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격차는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
물론 자유로운 환경은 중요하다. 그러나 반드시 창의성 발현의 토대가 자원 이용의 자유로움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자원이 풍부하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낸다는 공식엔 그래서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제한된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고민할 때, 경제적이며 창의적인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 문제는 사회적 생산성과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는 정제된 이용환경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있진 않을까.
현행 인터넷 종량제에서 힘있는 주류층은 종량제를 지지하고 있다. 이통사와 인터넷사업자 들이 대표적이다. 이에비해 반대쪽에 선 사람은 그저 일반 네티즌 일부와 온라인게임 회사, 온라인에 기반을 둔 중소벤처기업 정도다. 어느 쪽에 서야만 보다 이익인지는 분명하다. 그럼에도 나는 차마 내가 옳다고 믿는 것에 침묵하거나 반대로 말하지는 못하겠다.
한국에서 인터넷종량제는 결국 통신망 사업자만 좋을 뿐 다른 IT업계 모두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흥하고 있는 산업을 죽이기는 쉽지만 다시 살리기는 매우 어렵다. 그런데도 자꾸만 인터넷 종량제를 끌고 나오는 것이 끝내 강행하겠다는 뜻 같아서 불안하다.
2. 인터넷망과 관련된 신기술이 자꾸 개발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지금보다 열배, 혹은 백배 빠른 새로운 망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이 자꾸 생기는 이유는 사람들이 그만큼 인터넷을 써주기 때문이다. 종량제 때문에 있는 망도 트래픽 여유가 남아도는 상황이라면 더 빠르고 쾌적한 장비가 나올 필요도 없고 그걸 돈들여 채택할 이유도 없다. 반면에 당장은 장비설치비가 힘겹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장비가격도 급속도로 내려간다. 통신업체의 우는 소리에 소비자가 일일이 공감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3. 결국은 소비자가 단결해야 한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한국은 결국 다수의 백성들이 나라를 지켜낸 역사가 대부분이다. 힘있는 사람들의 정책방향이 잘못되었을 때, 탄압과 희생을 각오하고라도 뭉쳐서 막아내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문제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그저 편안하게 해외업체의 IT동향을 이야기하며 독설을 늘어놓고 싶다. 요즘 스마트폰 앱 검열을 꺼내고 인터넷 종량제를 끌어내는 그들에게 외치고 싶다. 제발 나를 팔자에도 없는 우국지사로 만들지 말아달라. 나는 그저 IT평론가이자 소설가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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