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키보드에도 기술표준이 있다?
2010. 12. 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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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디지털 세상(한국IT)
21세기 한국은 명실상부한 공업국이다. 이제는 후진국이 아닌 것은 물론이고, 진부한 개발도상국이란 명칭을 떼어버려도 된다. 외국에서도 이제 한국은 당연한 선진국이다. 그것도 관광이나 자원수출로 인한 것이 아닌 제조업과 IT산업 같은 첨단 공업을 주로 하는 진짜 선진 공업국이다.
그 때문일까. 오래전 기억의 KS마크를 비롯해 여러 공업 표준들을 비롯해 오늘날 한국에서 파는 모든 제품에는 기술 표준을 상징하는 마크들이 붙어있다. 얼핏 그냥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이런 마크 하나에도 전부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위한 표준이란 배려가 숨어있다.
지식경제부의 요청으로 인해 취재에 들어가면서 내가 선택한 부분은 <개인용 컴퓨터 키보드>였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IT제품일지도 모르겠다. 화려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아니라 누구든 아무런 생각없이 두드리는 물건이 바로 컴퓨터 키보드니까 말이다.
그런데 시작하기 전에 내가 품은 한가지 의문을 해소해야겠다. '개인용' 컴퓨터 키보드 라니? '단체용' 이나 '영업용' 컴퓨터 키보드라도 따로 있는 걸까? 대답은 너무도 간단했다. 그런건 없었다. 그럼 왜 특별히 '개인용' 이란 말을 붙였을까. 엄밀히 말하면 아주 옛날 무거운 릴테이프가 돌아가던 때의 컴퓨터 키보드가 아니란 뜻인 듯 하다. 어쨌든 중요한 건 그냥 컴퓨터 키보드라고 해도 된다는 정도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인용 컴퓨터 키보드 표준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나를 담당해준 분은 정보통신표준과 이민영 주무관이었다. 깔끔한 이미지의 미인분이라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이번 기회에 키보드에 가지고 있던 내 궁금증을 해소해보기로 하자.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 키보드 가운데 한글 자판이 바로 기술표준원의 담당이다.
특히 표준안 마지막 부분의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현존하는 각기 다른 처리 기능을 가진 입력 장치의 사례를 감안하고, 이에 관한 기술 발전을 저해하지 않으려는 입장에서 기능 문자의 위치를 확정하지 않았다.
이것은 표준안이 어떤 규제가 아니라 혼란을 방지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데만 목적이 있다는 걸 분명히 해주는 문구다. 이런 문구를 가슴에 새기며 그동안 내가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고 답을 얻었다.
이 밖에도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만일 누군가 새로운 컴퓨터 키보드를 만들면 우선 시험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 때는 기술표준원이 아닌 방송통신위원회의 자체기준을 따르는 데 통과하면 EMC인증을 해준다. 이것은 반드시 받아야 하는 필수절차로 받지 않으면 출시될 수가 없다. 또한 이것은 유무선등 어떤 방식의 키보드라도 같이 적용된다. 외국계 회사라도 예외가 아니다.
왜 우리가 개인용 컴퓨터 표준에 대해 왜 알아야 하는가?
세상에는 몰라도 좋은 것들이 있다. 일일히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왜 떨어지는가 그 원리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돌든지, 태양이 지구의 주위를 돌든지 그런 건 아무런 상관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알면 알수록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흔히 쓰지만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 도구로 쓰는 컴퓨터 키보드 역시 마찬가지다. 생각없이 두드려도 상관없지만 알고 쓰면 그만큼 현명해진다.
생각해보면 어째서 꼭 우리가 무심코 쓰는 곳에 자음과 모음이 절묘하게 위치해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이것이 사실 모두가 보다 많은 사람이 편하게 쓰던 결과에서 제정된 표준이다. 덕분에 우리는 어느 회사의 어느 키보드를 구입해도 안심하고 늘 치던대로 자판을 칠 수 있다.
표준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내용이 있었다. 기계적인 내구성과 내열성 등 세부적 사항까지 전부 표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강제성은 없더라도 이 정도면 키보드를 만드는 업체들이 충분히 도움이 될 듯 싶었다.
이런 표준안이 과연 모바일 시대를 맞아 빠르게 바뀌는 변화에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을까. 기술 표준원에서는 5년 마다 표준을 심의하고 확인하며 모바일 정보기기에 대한 표준을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5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다. 일반적 기간으로는 적정하다는 느낌이지만 변화가 빠른 시기에는 자칫 약간 늦을 수도 있겠다.
마지막으로 친절한 답변과 보강을 해준 이민영 주무관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워낙 미인이라서 이 글을 보게 될 독자분을 위해 사진을 싣고 싶었지만 본인의 사양으로 싣지 못하게 된 점이 안타깝다^^
그 때문일까. 오래전 기억의 KS마크를 비롯해 여러 공업 표준들을 비롯해 오늘날 한국에서 파는 모든 제품에는 기술 표준을 상징하는 마크들이 붙어있다. 얼핏 그냥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이런 마크 하나에도 전부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위한 표준이란 배려가 숨어있다.
지식경제부의 요청으로 인해 취재에 들어가면서 내가 선택한 부분은 <개인용 컴퓨터 키보드>였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IT제품일지도 모르겠다. 화려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아니라 누구든 아무런 생각없이 두드리는 물건이 바로 컴퓨터 키보드니까 말이다.
그런데 시작하기 전에 내가 품은 한가지 의문을 해소해야겠다. '개인용' 컴퓨터 키보드 라니? '단체용' 이나 '영업용' 컴퓨터 키보드라도 따로 있는 걸까? 대답은 너무도 간단했다. 그런건 없었다. 그럼 왜 특별히 '개인용' 이란 말을 붙였을까. 엄밀히 말하면 아주 옛날 무거운 릴테이프가 돌아가던 때의 컴퓨터 키보드가 아니란 뜻인 듯 하다. 어쨌든 중요한 건 그냥 컴퓨터 키보드라고 해도 된다는 정도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개인용 컴퓨터 키보드 표준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나를 담당해준 분은 정보통신표준과 이민영 주무관이었다. 깔끔한 이미지의 미인분이라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이번 기회에 키보드에 가지고 있던 내 궁금증을 해소해보기로 하자.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 키보드 가운데 한글 자판이 바로 기술표준원의 담당이다.
우선 영문자판은 기존의 국제규격을 대부분 그냥 따른다. 즉 쿼티 자판이 표준으로 드보락이나 그 외의 자판은 표준규격에 넣지 않는다. 이 부분은 쿼티기반 iso 2530번 9995시리즈로 지금은 개정되었는데 국제표준을 따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제표준은 국내표준으로 인정하지만 절차가 있다. 부합화 절차라고도 하는데 예고고시와 심의 등을 거쳐 대략 1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국제표준은 국내표준으로 인정하지만 절차가 있다. 부합화 절차라고도 하는데 예고고시와 심의 등을 거쳐 대략 1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기술표준원에서 다루는 현재의 한글 자판은 4벌식 타자기 자판을 기반으로 82년에 2벌식 방식으로 표준으로 제정되었다. 한글 자모 26자의 존재와 배치가 그 대상이다. Shift나 Alt 키등의 기능문자는 표준의 권장사항일뿐 표준은 아니다. 구체적인 표준을 정하는 데 한글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만을 규정했는데 될 수 있도록 너무 세세한 것을 묶어두지 않으려는 의도가 느껴졌다.
특히 표준안 마지막 부분의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현존하는 각기 다른 처리 기능을 가진 입력 장치의 사례를 감안하고, 이에 관한 기술 발전을 저해하지 않으려는 입장에서 기능 문자의 위치를 확정하지 않았다.
이것은 표준안이 어떤 규제가 아니라 혼란을 방지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데만 목적이 있다는 걸 분명히 해주는 문구다. 이런 문구를 가슴에 새기며 그동안 내가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고 답을 얻었다.
Q: 기술표준원의 이 개인용 키보드 표준은 강제사항인가? 이를 어기면 어떤 제재가 있는가?
A: 강제사항은 아니다. 새로 만들려는 사업자등에게 표준을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다. 다만 관공서 납품이나 해외수출등을 하려면 표준을 지키는 편이 유리하다.
Q: 국내에는 IBM 호환 PC뿐만 아니라 매킨토시와 그 밖의 소수지만 다양한 개인용 컴퓨터가 나와있다. 그 컴퓨터에 대해서도 이 표준이 적용되는가?
A: 기본적으로 표준은 강제가 아니기에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해외의 컴퓨터라면 국내에 수입될 때 나름의 인증절차를 거친다. 인증을 받으면 그것으로 문제없다.
Q: 얼마전까지 국내를 뜨겁게 달군 논란이 2벌식뿐만 아니라 3벌식을 쓰자는 제안이었다. 3벌식이 표준이 될 수 있을까?
A: 아직은 2벌식만이 표준이다. 그러나 기술표준원은 계속 의견을 듣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3벌식을 원한다면 절차를 거쳐 표준으로 삼을 수도 있다.
Q: 굳이 2벌식만 고집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공병우 박사를 포함해 3벌식을 제창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복수표준이란 것은 불가능한가?
A: 복수표준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실제로 복수표준을 쓰는 곳도 다른 분야에서 몇군데 있다. 하지만 표준은 딱 하나인편이 효율적이기에 복수표준이란 별 의미가 없다.
Q: 단순한 한글 키보드 배열 말고도 쌍자음이나 쌍모음의 방식등이 있는데 여기에도 표준이 있는가?
A: 거기에는 표준이 없다. 업체들이 좋은 방식을 따로 채택하면 된다.
A: 강제사항은 아니다. 새로 만들려는 사업자등에게 표준을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다. 다만 관공서 납품이나 해외수출등을 하려면 표준을 지키는 편이 유리하다.
Q: 국내에는 IBM 호환 PC뿐만 아니라 매킨토시와 그 밖의 소수지만 다양한 개인용 컴퓨터가 나와있다. 그 컴퓨터에 대해서도 이 표준이 적용되는가?
A: 기본적으로 표준은 강제가 아니기에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해외의 컴퓨터라면 국내에 수입될 때 나름의 인증절차를 거친다. 인증을 받으면 그것으로 문제없다.
Q: 얼마전까지 국내를 뜨겁게 달군 논란이 2벌식뿐만 아니라 3벌식을 쓰자는 제안이었다. 3벌식이 표준이 될 수 있을까?
A: 아직은 2벌식만이 표준이다. 그러나 기술표준원은 계속 의견을 듣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3벌식을 원한다면 절차를 거쳐 표준으로 삼을 수도 있다.
Q: 굳이 2벌식만 고집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공병우 박사를 포함해 3벌식을 제창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복수표준이란 것은 불가능한가?
A: 복수표준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실제로 복수표준을 쓰는 곳도 다른 분야에서 몇군데 있다. 하지만 표준은 딱 하나인편이 효율적이기에 복수표준이란 별 의미가 없다.
Q: 단순한 한글 키보드 배열 말고도 쌍자음이나 쌍모음의 방식등이 있는데 여기에도 표준이 있는가?
A: 거기에는 표준이 없다. 업체들이 좋은 방식을 따로 채택하면 된다.
이 밖에도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만일 누군가 새로운 컴퓨터 키보드를 만들면 우선 시험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 때는 기술표준원이 아닌 방송통신위원회의 자체기준을 따르는 데 통과하면 EMC인증을 해준다. 이것은 반드시 받아야 하는 필수절차로 받지 않으면 출시될 수가 없다. 또한 이것은 유무선등 어떤 방식의 키보드라도 같이 적용된다. 외국계 회사라도 예외가 아니다.
왜 우리가 개인용 컴퓨터 표준에 대해 왜 알아야 하는가?
세상에는 몰라도 좋은 것들이 있다. 일일히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왜 떨어지는가 그 원리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돌든지, 태양이 지구의 주위를 돌든지 그런 건 아무런 상관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알면 알수록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흔히 쓰지만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 도구로 쓰는 컴퓨터 키보드 역시 마찬가지다. 생각없이 두드려도 상관없지만 알고 쓰면 그만큼 현명해진다.
생각해보면 어째서 꼭 우리가 무심코 쓰는 곳에 자음과 모음이 절묘하게 위치해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이것이 사실 모두가 보다 많은 사람이 편하게 쓰던 결과에서 제정된 표준이다. 덕분에 우리는 어느 회사의 어느 키보드를 구입해도 안심하고 늘 치던대로 자판을 칠 수 있다.
표준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내용이 있었다. 기계적인 내구성과 내열성 등 세부적 사항까지 전부 표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강제성은 없더라도 이 정도면 키보드를 만드는 업체들이 충분히 도움이 될 듯 싶었다.
이런 표준안이 과연 모바일 시대를 맞아 빠르게 바뀌는 변화에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을까. 기술 표준원에서는 5년 마다 표준을 심의하고 확인하며 모바일 정보기기에 대한 표준을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5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다. 일반적 기간으로는 적정하다는 느낌이지만 변화가 빠른 시기에는 자칫 약간 늦을 수도 있겠다.
마지막으로 친절한 답변과 보강을 해준 이민영 주무관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워낙 미인이라서 이 글을 보게 될 독자분을 위해 사진을 싣고 싶었지만 본인의 사양으로 싣지 못하게 된 점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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