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애플의 미디어 이벤트에서 발표된 모든 기기 가운데 가장 많은 각광을 받았던 기기는?
두 말 할 것 없이 아이팟터치 4세대다.

그동안 아이팟터치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제품라인이었다.

제일 중요한 애플의 핵심시장은 아이폰에 있었는데 아이폰4는 그 인기의 절정을 달리고 있다. 그나마 돈 없는 학생을 비롯해, 약정이나 여러 이유로 3G기능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유일한 기기가 아이팟터치였는데 이젠 아이패드란 존재가 그 시장의 일부를 잠식하고 있었다.


아이패드는 그간 노트북의 수요를 잡아먹어왔는데 일정부분은 아이팟터치의 수요도 흡수했다. 따라서 애플로서는 아이팟터치도 자식이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점점 소외되어 가는 아이팟터치 라인을 살리기 위해 특단의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바로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전후면 카메라, 마이크. HD동영상 촬영기능 탑재였다. 이것은 거의 아이폰4의 최고장점을 망라한 것으로 안테나와 3G+GPS를 뺀 아이폰4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그만큼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했던 것이다.

물론 나중에 확인된 바로는 아이폰4와의 차별성을 위해 랩 용량을 256으로 줄였고, 후면카메라 화소수가 90만으로 줄었다. 패널수급 때문에 s-ips란 고급 패널이 아닌 양산형 TN패널을 채용해 시야각에서 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어쨌든 가격에서 아이폰의 절반 정도 가격이라서 너무도 좋은 성능이었다. 발표가 끝나고 아이팟터치에 대한 기대와 수요가 몰린 건 당연했다.

그런 아이팟터치가 드디어 국내 전파인증을 마쳤다. (출처)
이것을 계기로 10월초에 발매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무료 영상통화인 페이스타임을 쓸 수 있는 데다 최신형 ios4.2가 구동되는 기기로서 매우 기대되는 제품이다.



그런데 한국시장 만큼은 내줄 수 없다는 자존심일까.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S를 축약한 PMP기기 <갤럭시 플레이어> 출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야흐로 아이팟터치와도 정면승부를 해보겠다는 의도다 (출처: 헤럴드 경제)

삼성전자와 애플의 IT기기 대결이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이어 스마트 PMP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당장 애플이 ‘아이팟터치 4세대’를 이번주 중으로 국내에 선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 플레이어(가칭)’ 출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코리아는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아이팟터치 4세대’ ‘아이팟셔플 4세대’ ‘아이팟나노 6세대’ 출시 관련 간담회를 잇달아 개최한 뒤 곧바로 해당 제품들의 본격적인 국내 출시에 들어간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아이팟 라인업 가운데 특히 주목을 받는 제품은 ‘아이팟터치 4세대’로 3G 통화 기능과 카메라 화질 정도를 제외하면 제품 사양이 ‘아이폰4’ 못지않다. 기존 아이팟터치 제품과 달리 앞뒷면 2대의 카메라를 통해 와이파이 지역 내 무료 영상통화 서비스인 ‘페이스타임’도 지원한다.

960X640 해상도의 레티나(망막)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있으며, HD급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iOS4 운영체계(OS)를 채택해 멀티태스킹은 물론 약 20만개에 달하는 애플 앱스토어 애플리케이션도 사용할 수 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가속도계, 3축 자이로스코프, 주변광 센서 등도 채택돼 하드웨어 사양이 높은 제품”이라며 “사실상 이번주부터 구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이팟터치 4세대’에 맞선 삼성전자의 스마트 PMP ‘MB2’도 개발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이른바 ‘갤럭시 플레이어’로 불리는 이 제품은 이르면 11월께 국내에 출시될 전망이며 ‘갤럭시S’와 동일한 1㎓ 프로세서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O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2.2 버전인 ‘프로요’ 탑재가 유력하며 국내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DMB도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종 사양을 결정하지 않았다”며 “출시 시기와 가격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 플레이어’와 유사한 제품으로 자사 최초 안드로이드 OS 탑재 PMP인 ‘갤럭시 플레이어(Galaxy Player) 50’을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0’에서 공개한 바 있다.


나름 국내 회사가 애플에 정면으로 경쟁하겠다는 의도와 용기는 대단하지만 너무 무리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빠른 일정이다. 과연 제대로 준비와 역량을 갖추고 도전하는 것일까. 미리 애플과 삼성의 두 제품의 격돌(?)에 대한 관전 포인트를 몇 가지 잡아보자.

아이팟터치 vs 삼성 MB2, 승자는 누구일까?

1. 풍부하게 쓸 수 있는 앱이 우선인가? 아니면 언제든 마음놓고 쓸 수 있는 AS가 우선인가?

두 제품의 하드웨어적 완성도는 비슷하다. 성능도 비슷한 1Ghz 의 칩을 썼으며 메모리 용량이나 각종 사양도 비슷할 것 같다. 다만 애플이 디자인에서 좀더 났다면 삼성은 카메라 화소수나 확장슬롯 같은 편의성에서 조금 앞설 것으로 보인다.

승부를 결정짓는 건 소비자들이 과연 애플이 앱스코어에서 제공하는 풍부한 앱을 선호하느냐, 아니면 부담없이 가지고 다니다가 고장나면 즉각 고쳐서 쓸 수 있는 삼성의 AS를 더 선소하느냐 하는 점이다. 애플제품은 항상 애플 코리아의 다소 떨어지는 AS가 문제로 지적되었는데 이번에는 좀 나아질 지 주시하자.

2. 양쪽 제품의 이름 가운데 어떤 것이 더 마음에 드는가?

한쪽은 미국에서 지금 MP3플레이어란 단어 대신 보통명사화된 <아이팟>의 이름을 계승받은 위에, <터치> 스크린 이란 인터페이스명을 합성한 이름을 쓰고 있다. 그래서 <아이팟터치>다.
반면에 삼성은 아직 제품 출시전이라 그런지 정감가는 이름도 없이 무슨 무기이름같은 <MB2>를 쓴다. M1이란 모델명에 DMB가 되서 B를 붙이고, 두번째 개량 모델이라서 2를 붙인 듯 싶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렇게 만들어진 이름이 우연의 일치처럼 우리가 시위에서 많이 쓰던 어떤 분의 애칭(?)과 비슷하게 되어 버렸다. <MB2>, 과연 이 이름이 얼마나 매력적일지는 모르겠다.



3. 누가 더 제품의 가격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까?


요즘 애플은 판매량을 바탕으로 초기에 엄청난 수량의 부품을 주문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성능좋은 부품을 아주 싼 값에 조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이팟터치도 마찬가지여서 양질의 부품과 좋은 디자인을 쓰고도 가격은 낮은 편이다.
이에 맞서는 삼성은 나름 최고의 반도체 기업에 금속이나 각종 산업에 골고루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이란 장점이 있다. 이들을 유기적으로 묶어 얼마나 원가 절감을 하며 부품공급을 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애플에 맞서려면 상당히 가격을 내려서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모든 점을 떠나서 사실상 결정타는 바로 <인강>이라 불리는 인터넷 강의에 대한 기능이다. 이것은 국내사용자에 특화된 기능으로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하지 못하는 쪽은 상당한 시장을 잃게 되어 있다.

이 부분에서는 플래시를 지원하지 못하고 인코딩한 동영상만 볼 수 있는 아이팟터치가 약간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앱으로 커버하기에 이 차이는 꽤 크다.




마치 황야에 선 두 명의 총잡이처럼 국내 PMP시장을 두고 애플과 삼성이 대결을 벌이게 되었다.
다른 힘없는(?) 거원이나 아이리버는 아예 싸울 의지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 토종의 희망을 나름 짊어진 삼성과 글로벌한 시대를 맞아 소비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애플의 대결은 여러모로 흥미있다.

비록 그렇게 큰 시장은 아니지만 과연 누가 한국의 PMP시장을 차치할 것인가? 해외파인 애플인가? 국내파인 삼성인가? 모두 위의 관전포인트를 참조해서 그 대결의 결과를 주시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