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은 언제나 마지막에 나타나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2013년 말에 등장한 아이패드 에어는 2014년 초부터 강력한 성능과 디자인 포스를 뿜어내고 있다. 경쟁 태블릿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하고 사용자에게 열광적 반응을 얻는 아이패드 에어를 직접 써보았다. 과연 꺾일 줄 모르는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아이패드 에어


▲ 아이패드 에어

태블릿은 얇고 가벼워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것은 언제나 많은 제조사의 고민이다. 디스플레이의 크기를 유지면서 최소한의 강도를 가지기 위해서는 두께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고성능 칩과 용량이 큰 배터리를 넣고 나면 가벼워지는 데도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애플은 지속적으로 아이패드의 크기와 두께를 줄여나갔다.



아이패드 에어


▲ 역대 아이패드 변천사


유명한 영국 등산가는 ‘왜 힘든 등산을 계속 하느냐’는 질문에 ‘산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라고 대답했다. 매년 어김없이 얇고 가볍게 나오는 아이패드를 보자. 애플은 에베레스트산에 오르는 기분으로 태블릿의 한계에 도전한다. "왜 얇고 가벼워야 하냐고? 태블릿이기 때문이지" 라는 대답이 나올 것만 같다. 혹시 ‘에어’란 이름은 태블릿이 공기처럼 가벼워질 때까지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아닐까?



아이패드 에어


▲ 얇아진 베젤


얇은 베젤은 화면크기를 유지하면서 크기를 작게 만든 일등공신이다. 게다가 무게는 와이파이 모델이라면 겨우 469g이다. 손으로 들어보면 느껴지는 가벼움에 놀라게 된다.  대충 크기와 재질로 인해 어느 정도 나가겠지라는 짐작이 있는데 그것보다 훨씬 가볍기 때문이다. 아이패드 에어는 4세대 iPad보다 28%의 무게를 줄였다. 

이런 베젤 축소는 앞에 보이는 부분 대부분을 화면으로 채운다. 따라서 컨텐츠에 대한 몰입감도 더욱 향상된다.

물론 얇은 베젤은 단점도 있다.  쥐는 부분의 손가락이 터치한 것으로 잘못 인식될 수 있다. 하지만 아이패드 에어는 터치 리젝션 알고리즘을 사용해 기기를 들고 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에 그냥 닿은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스크린을 조작하는 것인지 인식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경우 이 알고리즘은 잘 작동해서 오동작을 막았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다. 빠르고 복잡한 게임 등을 할 때 아주 가끔은 오동작도 있었지만 사용자가 적당히 얇은 베젤에 주의한다면 불편은 없는 수준이다.



아이패드 에어


▲ 잘 다듬어진 디자인

다이아몬드 커팅한 테두리는 만질 때 매끈하고도 단단한 느낌을 준다. 마무리가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은 고급제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만족감을 주는 데 이것은 아이패드 외에는 아직 느낄 수 없는 기분이다. 여기에 7.5mm 두께를 가지고 라운딩 처리가 된 옆면은 손에 쥐는 감촉을 좋게 만들고 품격을 한층 올려준다.

아이폰과 똑같이 금속재질로 바뀐 버튼은 일치된 사용자 경험에 대한 애플의 집착을 잘 보여준다. 아이폰이 전부 금속버튼을 사용하고 있는데 아이패드만 플라스틱 버튼을 쓴다면 사용자들이 강한 이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면 카메라와 후면 카메라, 이어폰 단자 등의 위치가 이전 아이패드와 완전히 같은데 이것 역시 사용자 경험의 일관성을 중시하는 애플의 장점이다.

약간 변한 점은 제품 맨 아랫부분에 있다. 라이트닝 단자와 양 옆의 스피커홀은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모델인 아이폰5S를 쏙 닮았다. 아이패드는 분명 쓰임새에서 아이폰과 다르지만 사용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하나로 통합했기에 누구든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아이패드 에어


▲ 성능에서 부족함이 없다

9.7형 디스플레이는 더욱 선명해졌다. 2,048 x 1,536 해상도는 인치당 264픽셀의 세밀함을 자랑하며 화질과 색감이 더욱 향상되었다. 또한 지문 방지 흡착 코팅이 된 화면에는 터치로 인한 지문이 잘 묻지 않는다. 하지만 화면을 문지르는 조작을 많이 하면 지저분해지는 건 피할 수 없다.

애플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A7칩은 듀얼코어 64비트 구조로 데스크톱 수준의 처리 능력을 가졌다. 시스템 메모리가 1GB인 것은 아쉽지만 앱 실행에는 충분한 파워를 내준다.

일반적인 조작과 사용에 있어서 4세대 아이패드까지는 iOS7을 쓸 때 약간 둔하게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패드 에어에서는 전혀 다르다. 모든 것이 막힘없이 쾌적하게 움직이는 느낌이다. 이전 세대보다 최대 2배 빨라진 A7칩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새로 추가된 M7 모션 보조 프로세서가 각종 센서정보를 조용히 수집해 주기에 배터리를 더욱 원활한 조작감을 느낄 수 있었다.

500만 화소의 아이사이트(iShight)카메라는 좋은 품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준다. 이제는 아이패드가 사진품질이 나쁘다고 불평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재빨리 자동으로 초점을 잡아주면서 최적의 사진을 위한 세팅을 끝내준다. 선명하고 큰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피사체를 직접 보면서 찍는 것이 최고의 매력이다. 구체적으로 측정도표를 사용해서 카메라 성능을 테스트해 보았다.



아이패드 에어


▲ 카메라 성능테스트용 차트

수평해상도는 2,000픽셀, 수직해상도는 1,800픽셀 정도로 500만 픽셀로는 상당히 좋은 해상력이다. 주변부 해상도 역시 1,600픽셀로 중앙부와의 차이가 크지 않다. 모아레 체크 역시 무난한 특성을 나타냈다. 전체적으로 보아서 500만 화소 카메라로서는 상당히 좋은 카메라 성능이라는 결론이다.

실제로 여러 가지 앱을 사용해보았을 때는 아떨까? 아이패드 에어는 이제까지 PC로만 가능했던 사진가공, 동영상 편집, 3D프린터와 연동한 CAD 작업까지 앱으로 쾌적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최초의 기기다.



아이패드 에어


▲ 아이패드 에어 속의 오토캐드 


오토캐드(AutoCAD) 360은 이런 변화를 탄 아이패드 에어의 성능을 잘 보여준다. 산업현장에서 쓰던 오토캐드가 3D프린터 붐와 함께 아이패드 안으로 들어왔다.

64비트로 만들어진 오토캐드 360앱은 복잡한 와이어프레임을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렌더링하면서도 전혀 느려지지 않았다. 손가락 터치로 직접 모델링까지 할 수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워크스테이션에서나 가능했던 것이 캐드 작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변화다.



아이패드 에어


▲ 넘버스와 게러지 밴드

따라서 이제는 태블릿이 콘텐츠 소비만 하는 도구라고 더 이상 말 할 수 없다. 사무실 업무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패드 에어 구입자라면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는 넘버스는 엑셀같은 스프레드 시트지만 보다 직관적이고 다루기 쉽다. 복잡한 조작 없이 간단한 터치 작업으로 깔끔한 도표를 그릴 수 있다.

만일 아이패드 에어를 사느라 멋진 전자기타 구입을 포기해야 했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이패드 안에는 공짜로 제공되는 멋진 기타가 준비되어 있다. 게러지밴드는 드럼, 건반, 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구현해주고 강습해주며 녹음해서 데이터로 만들어준다. 천천히 화면을 터치하며 배워나가면 굳이 악기가 없이도 기본기를 배울 수 있다. 또한 영상물 등에서 쓸 수 있는 간단한 음악도 만들 수 있다.

하드웨어의 능력을 극한으로 요구하는 앱은 역시 게임이다.  부모님은 자녀들이 태블릿으로 업무와 공부만 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아이패드 에어의 출중한 그래픽 처리능력은 게임에서 진가를 드러낸다. 화려한 고해상도 3D게임 앞에서는 나이에 관계없이 탄성을 지르게 된다.



아이패드 에어


▲ 게임 블러드 앤 글로리와 갤럭시온 파이어2HD

승자는 영광을, 패자는 죽음을 얻는 콜롯세움의 검투사를 조작하는 블러드 앤드 글로리는 터치의 조작감과 세밀한 3D그래픽 능력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는 손의 움직임에 따라 검투사가 휘두르는 무기의 궤적이 달라지고 방패 아이콘을 터치하는 타이밍에 따라 방어가 성공하거나 실패한다. 따라서 부드럽고 빠른 처리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이전에는 그래픽 가속카드가 있는 PC급에서나 가능했던 이런 게임을 아이패드 에어에서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었다. 연속으로 3시간 이상 게임을 해도 아이패드 에어 뒷판은 약간 따스해질 뿐 많은 열은 나지 않았다.

갤럭시 온 파이어2 HD는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우주선을 몰고 적을 쏘아 떨어뜨리는 게임이다. 우주의 깊은 어둠 속에서 각 소행성의 질감, 먼 별빛과 인공구조물, 레이저의 빛을 잘 재현하고 있다. 광원 효과를 많이 쓰는 3차원 게임은 그래픽 능력을 극한까지 요구한다. 이런 게임앱도 아이패드 에어는 무리없이 잘 실행시켰다. 작동정지나 이상한 동작은 전혀 없었으며 발열도 적었다.


아이패드 에어는 단점을 찾기 힘들지만 굳이 말하자면 아이폰5S보다는 약간 떨어지는 카메라 성능과 LED보조광 없음, 지문인식센서 미탑재 정도가 아쉬운 점이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아이패드 에어는 매우 우수한 성능과 명품 디자인을 가진 태블릿이다. 64비트 앱으로 인해 생산적 작업도 가능해졌다. 외관은 더 작고 가벼워졌으며 성능은 높은데 배터리는 더 오래 간다. 정말로 아쉬운 건 단지 얇은 내 월급봉투뿐이다. 복잡한 선택과정이 싫고 단지 최고의 만족감을 줄 태블릿이 갖고 싶은 사람에게 최고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