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전세계 IT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결함 문제- 일명 <안테나게이트>는 지난 주를 기점으로 확실히 수그러들었다. 하루가 다르게 뉴스를 쏟아내던 각 블로그를 비롯한 언론에서도 더이상 이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다.

물론 언론에서 더이상 다루지 않았다고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어떤 해결을 본 것은 아니다.
스티브 잡스가 직접 나와서 <모든 휴대폰은 완벽하지 않다> 라고 말했다고 그게 무슨 예수가 내려준 복음처럼 모든 논란을 잠재웠을 리 없다. 그저 더이상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이슈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뿐이다. 마치 차트에서 내려온 유행가처럼 말이다.


 컨슈머 리포트와 PC매거진은 여전히 아이폰4를 추천대상에서 제외했으며, 데스그립 논란의 동반자(?)가 된 다른 회사들은 광고로 애플을 공격한다. 애플 역시 자사 홈페이지에서 무슨 최신 소식을 업데이트 하는 것처럼 새로운 데스그립이 발견되는 스마트폰마다 소개하며 홍보전에 들어갔다.


데스그립은 모두가 있다. 혹은 데스스팟은 아이폰4에만 있다. 국내에선 그런 문제는 없다. 등등 여러 가지 문제가 겹치며 아이폰4의 수신결함은 너무도 복잡하고 신비한 주제가 되었다. 마치 <UFO는 존재하는가?>, <과연 황우석 박사는 줄기세포를 복제했을까?> 정도의 컬트적인 주제가 아닐까 의심된다.


어쩌면 우리는 조만간 X파일의 멀더와 스컬리가 애플 사에 잠입해서 스티브 잡스가 사실은 정체를 숨긴 외계인이란 사실을 확인하며 경악하는 광경을 볼 수 있을 지 모른다. <과연 아이폰4 안테나 결함은 있을까요? 멀더.>, <스컬리, 진실은 저 너머에 있는 법이야.> 라는 말을 정겨운 음악과 함께 들으면서 말이다.

아이폰4의 결함문제는 너무도 특이해서 나라와 사람마다 각기 다른 결과를 내고 있는데 이제는 그게 전세계로 확산된 모양이다. 개인의 사적인 실험 유튜브 영상이야 원래 신뢰성이 낮다고 하더라도 꽤 이름있는 곳의 실험조차 엇갈리고 있다.

우선 아이폰4 안테나 결함이 있다는 실험결과를 먼저 소개한다. ( 출처 )

영국 런던에 소재한 글로벌 매니지먼트, IT, 기술 컨설팅 회사인 PA 컨설팅 그룹의 테스트에 의하면, '데스 그립'은 iPhone 4에만 있는 문제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PA는 iPhone 4를 보다폰 네트웍과 애플이 제품 테스트를 하는 곳과 같은 무향실 내의 테스트 네트웍에서 일련의 광범위한 테스트를 행했다.

PA의 객관적인 결론은 다음과 같다. iPhone 4의 안테나 성능은 밑 부분을 잡거나 잡지 않거나 간에 다른 모바일 폰들의 성능에 필적한다. 그러나 소위 '데스 그립'은 우리가 같은 테스트 방법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까지 iPhone 4의 성능을 더 크게 떨어뜨린다고 PA 컨설팅 그룹은 말했다.

애플의 <스마트폰 안테나 성능> 웹 페이지에서 스티브 잡스와 애플은 거의 모든 스마트폰들이 특정 방식으로 폰들을 잡으면 시그널 강도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PA 컨설팅 그룹의 테스트는 범퍼 없는 iPhone 4를 <특정 방식> - 데스 그립 - 으로 잡으면, 시그널 감쇠가 통화 끊김 혹은 처음부터 연결이 안 되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PA 컨설팅 그룹의 상세한 iPhone 4 테스트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출처 )


그러나 이에 대해 아이폰4 만의 안테나 결함이 없다는 실험결과도 있다.
( 출처 )

호주 대형 언론사 중 한곳인 데일리 텔레그래프 지는 자사의 테스트를 통해 아이폰4에 안테나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기사를 쓴 Stephen French는 케이스를 씌우지 않은 아이폰4를 시드니의 다양한 지역에서 텔스트라, 옵투스, 보다폰 3가지 통신사를 사용해서 진행했으며 데스그립 등 다양한 파지법을 시도했지만 전화가 끊기거나 음질이 떨어지는 것 같은 수신률 문제를 겪지 않았다고 말했다.



호주쪽이 영국보다 좀더 간략한 테스트였던 것 같고 여러가지 요건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같은 영미권 국가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한편으로 애플은
자사 홈페이지에 노키아, RIM, 삼성, 모토로라 등 타 회사 스마트폰의 수신률을 비교하기 위해 만든 페이지를 내리고 자사 안테나 랩 페이지만을 표기했다. 단순 실수라는 의견도 있지만 한국 페이지도 똑같은 것으로 봐서 안테나게이트를 종결하자는 의도인 듯 싶다.

하긴 이런 다른 나라 이야기는 정작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주로 쓸 것이기에 한국 땅에서 어떤가 하는 점이 관건이다. 지금까지 전해진 바에 따르면 이 문제는 수신율이 떨어지고 커버리지가 긴 미국과 같은 지역에서만 일어난다고 했다.

비교적 커버리지가 촘촘한 일본을 비롯해서 망이 잘 깔린 한국에서는 이런 문제가 없을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기에 별 문제가 안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이 문제도 안심만 하고 있을 건 아닌듯 싶다.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 <플웨즈> 에서 국내에 들어온 아이폰4를 가지고 한 실험 프리뷰를 공개했다. ( 출처이 결과에 따르면 확실히 국내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아이폰4는 같은 애플의 아이폰3GS보다 낮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한국의 뛰어난 SHOW(KT) 통신망에서도 안테나가 3~4칸 뜨는 지역(비교적 KT의 전파가 약한 지역)에서는 아이폰 3GS 혹은 다른 폰들에서 경험하지 못한 <통화끊김> 현상을 분명히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플웨즈의 총괄 테스트평이었다. 비록 비싼 비용을 들인 실험실이나 전문가의 테스트는 아니지만 분명한 실사용에서의 불편을 언급했다. 한국에서도 아이폰4의 안테나 문제는 분명 몇몇 사용자에게나마(뽑기 운에 가까울 지라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4 수신결함, 한국 KT의 해결책은?



어차피 아이폰4의 문제는 애플의 근본적 안테나 기술 향상이 없는 한, 수신기에서는 해결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또 하나의 해결책은 송신기다. 국내도입을 앞둔 KT가 더욱 중계기를 많이 설치해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는 커버리지 확대가 그나마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안테나로 인한 수신 문제는 수신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 아예 수신율이 떨어지는 지역 자체를 최소화하면 되지 않겠는가? 어차피 주사위는 던져졌다. 애플의 아이폰4를 들여오는 KT의 현명한 대처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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