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조차도 휴대폰을 바꿀 때 묻는 질문이 있다. 아이폰이 뭔지, 안드로이드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스마트폰을 권하는 판매원에게 묻는다. '이거 카카오톡 돼요?' 라고 말이다. 참으로 단순한 질문이지만 이 안에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 숨어있다. 우리는 하드웨어 자체가 좋아서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다. 그 하드웨어로 하고 싶은 어떤 기능을 위해서 제품을 산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이끌어낸 국민 메신저앱 카카오톡은 흔히 국내에서 엄청난 사용자를 가졌다. 뉴스에 의하면 9월 기준으로 6천만을 넘었다고도 한다. 해외 사용자를 포함했다고 해도 어쨌든 압도적인 숫자이다.


카카오톡이 이렇게 잘 보급된 이유를 가장 단순하게 보면 '공짜'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초창기에 메시지가 들어올 때 바로 소리와 진동으로 알려주면서 표시해주는 기능, 일명 푸쉬 서비스라 불리는 기능을 지원하는 앱은 많지 않았다. 또한 많은 경우에 한글이 잘 지원되지 않거나 유료앱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톡이 한글이 잘 지원되는 국내앱으로서 무료서비스를 한 것이 성공원인이다.




무료라는 점은 폭발적 보급의 원동력이 되었지만 동시에 불안감을 주었다. 카카오톡은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늘어가는 자체 서버의 부하를 견디기 힘들어졌다.  문자서비스를 갉아먹는 원흉으로 이동통신사의 견제도 받게 되었다. 소셜 서비스로서 정부의 감시요구도 거세졌다.


가장 큰 문제는 카카오톡 수익모델이었다. 안정적인 서비스 유지와 확장으로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료앱인 만큼 기본 사용료를 받을 수는 없다. 카카오톡 유료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주로 이통사에게서 나왔지만 만일 그랬다면 그날로 사용자는 대부분 떠나버렸을 것이다. 그렇다고 사용자를 번거롭고 불편하게 하는 광고를 덕지덕지 붙여놓을 수도 없었다.




카카오톡은 전자 기프티콘 판매로서 수익모델을 시도했다. 사용자들 사이에 친목을 이용해서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게 하면서 그 사이에서 기프티콘 값에 수수료를 붙여 이익을 얻으려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애플의 앱스토어 수익모델과 충돌해버렸다. 


카카오톡만을 노린 것은 아니겠지만 마침 애플은 마침 앱스토어의 30퍼센트 수수료를 우회하기 위해 편법을 쓰는 앱제작사에게 경고하던 참이었다. 애플은 앱에서 이뤄지는 모든 전자상거래는 30퍼센트 수수료를 애플에 내야하며, 이것을 거부하면 앱스토어에서 퇴출 시키겠다고 경고했다.


카카오톡은 일관성이 장점이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동일한 인터페이스와 기능을 제공한다. 그런데 아이폰에서만 기프티콘 기능을 축소하거나 뺄 수는 없었다. 또한 안드로이드 진영 역시 구글이 비슷한 정책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었다. 결국 이 기능을 통한 수익모델은 별로 성공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런 카카오톡을 살린 것은 게임이었다. 한국 사람의 취향에 맞춰서 소셜 기능과 잘 결합시킨 게임앱은 속된 말로 대박을 쳤다. 그 선두에 선 것은 애니팡이었다. (출처)





11월 6일 출시 100일을 맞은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대한민국 게임 업계 판도를 완전히 바꿨다. 전 국민을 하트 홍수에 빠뜨린 국민게임 `애니팡`부터 비행 게임 `드래곤 플라이트`까지 대박 게임이 속출했다. 언제, 어디서나 남녀노소가 게임을 즐기는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자리잡았다.


카카오에 따르면, 서비스 100일을 맞은 11월 6일 현재 `카카오톡 게임하기` 총 이용자는 2300만명, 게임 총 다운로드 건수는 8200만건에 이른다. 국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카카오톡으로 게임을 즐기고, 이용자 한 사람이 평균 3.58개의 게임을 다운로드한 셈이다. 8월 중순 500만명 수준인 게임 사용자가 두 달여 만에 4배 이상 늘어나는 폭발적 성장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게임을 하지 않던 여성과 중장년층까지 끌어들였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중소 개발사에도 힘이 됐다. 직원 30명의 선데이토즈가 월 100억원 매출을 올리면서 스마트폰 게임 대박 신화를 처음으로 썼다. 직원 40명을 밑도는 파티스튜디오의 `아이러브커피`가 하루 1억원 이상 매출을 꾸준히 올린다. 가장 매출이 높은 드래곤 플라이트 개발사 넥스트플로어의 직원은 다섯 명에 불과하다. 대박 비결은 카카오톡 친구 관계를 게임에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게임 서비스는 카카오에도 의미가 각별하다. 모바일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확인하고 오랜 수익 의구심을 해결했다. 카카오는 각 게임 매출의 20% 정도를 받는다. 게임하기의 성공 등에 힘입어 카카오는 최근 처음으로 월 흑자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톡의 모바일 플랫폼 위상이 높아지면서 구글·애플 등 기존 플랫폼 보유 업체와의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높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카카오톡에 게임 섹션을 만들어 게임을 알리고, 카카오톡 친구와 경쟁 및 협력해 즐길 수 있게 한 게임 플랫폼이다. 6000만명이 넘는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모바일 게임을 가장 효과적으로 알릴 채널로 자리잡았다.


애니팡의 게임방식은 매우 단순하다. 비슷한 무늬를 맞추며 점수를 올리는 것은 비쥬얼드를 비롯해 늘 있어왔던 '중독성 있는 퍼즐게임' 이었다. 하지만 이 게임을 즐기면서 카카오톡을 통해 친구들에게 게임을 할 수 있는 코인같은 역할의 '하트'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이었다. 게임을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할 수도 있고, 같이 즐기면 더 쉽게 고득점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있었다. 그리고 하트가 모자라면 현금을 이용해서 결제해서 더 즐길 수도 있다. 




애니팡은 카카오톡을 수익모델로서 성공시켰다. 부분유료화 게임을 카카오톡의 시스템 안에 결합시켜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이것은 카카오톡이 앱 자체의 유료화를 하지 않고 사용자들에게 광고 등의 거부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주된 수익모델을 찾아낸 것이다.


카카오톡이 애니팡 성공을 통해 얻은 것은?


소셜 서비스(SNS)는 거품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분명히 인기는 많지만 사업적으로 보면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예전의 닷컴버블과 마찬가지로 유행이 지나고 꺼품이 꺼지면 별 게 아니라는 시선도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현재 트위터와 페이스북도 약간 고전하고 있다. 엄청난 성장세에 비해 수익은 그만큼 실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애니팡의 성공, 드래곤플라이트와 각종 소셜 게임 서비스로 인해 카카오톡은 이런 거품론에서 벗어났다. 독자적이고도 든든한 수익모델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이런 안정감으로 인해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 국민 앱으로의 위치도 튼튼해졌다. 카카오톡 자체가 하나의 포털이자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카카오톡이 얻는 것은 수익모델 하나가 아니다. 카카오톡은 더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혁신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 앞으로 카카오톡이 단순한 메신저가 아니라 모바일 기기의 정보와 전자상거래, 각종 엔터테인먼트의 핵심이자 중개자가 될 가능성이 열렸다. 과연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해볼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