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는 태블릿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아이폰의 성공에 이어 스티브 잡스가 아이페드를 발표했을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부정적이었다. 아이폰에서 화면 크기를 키워놓은 것 말고는 다른 점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그리고 지난 기간 동안 MS등에서 오리가미 프로젝트 등 수많은 태블릿PC에 대한 시도가 있었지만 전부 실패했다. 이런 점들이 이유로 제시되었지만 결국 아이패드는 모든 예상을 뒤엎고 대성공했다.


 
하지만 아이패드의 이런 성공은 결국 아이폰이 낳은 것이다. 본질적으로 아이패드의 성공에는 앱스토어의 앱이 있다. 앱스토어의 앱은 아이폰이 마련해준 것이다. 즉 잘 준비된 컨텐츠를 업고갔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이패드는 발표되었을 때 태블릿PC 에 비해 싸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래도 아주 싼 가격은 아니었다.

재미있는 점은 그 뒤에 있다. 모토로라의 줌을 비롯해 갤럭시탭 등 다른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발표한 고가 태블릿은 전부 판매부진으로 실패했다. 하지만 풍부한 컨텐츠를 앞세운 뒤 저가에 발표한 아마존의 킨들파이어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시장은 양분되었다. 아이패드가 고가 태블릿으로 꼽히고, 그 아래에 킨들 파이어를 위시한 저가 태블릿이란 카테고리가 생겨났다.

어쨌든 아이패드말고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업계가 찾아낸 것이다. 그리고 최근 발매된 구글의 넥서스7은 이런 생각을 증명해주고 있다.(출처)



컨수머 리포츠는 넥서스 7을 저가형 태블릿들 중 최고의 제품으로 꼽았다. 컨수머 리포츠는 넥서스 7이 애플 iPad에 전체적인 품질은 뒤지지만, 시장에서 최고의 저가형 태블릿이라고 말했다. 넥서스 7의 점수는 79점으로, 아마존 킨들 파이어의 66점과 반스 & 노블 NOOK 태블릿의 65점보다 훨씬 높았다.
 
이미 그 권위를 인정받는 컨슈머리포츠가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넥서스7과 비교된 경쟁 저가태블릿이 전부 전자책 업체에서 내놓은 기기란 점이다. 컨텐츠를 업고 전자책 단말기를 확장해서 태블릿으로 만든 기기다. 

넥서스7은 약간 다르다. 컨텐츠는 구글의 컨텐츠를 안고 가겠지만 기본적으로 전자책의 확장판이 아닌, 스마트폰의 확장판이다. 이제까지 이런 분야는 고가 태블릿 아니면 중국의 싸구려 제품 뿐이었다. 물론 넥서스7도 제작은 아수스에서 하니까 중국산이긴 하지만 구글이 품질관리를 해주므로 다르다. 소비자들이 믿고 사는 것이다.(출처)

구글이 야심 차게 선보인 태블릿PC ‘넥서스7’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미국 현지에서는 출시 첫날부터 매진 행렬이 이어지더니 결국 초기 물량이 바닥났다. 3차 물량이 풀리는 8월에도 서두르지 않으면 당분간 넥서스7 구입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 같은 품귀 현상은 정식 판매가 시작된 모든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2분기 전 세계 태블릿PC 출하량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독 넥서스7만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첫째, 넥서스7은 가격이 저렴하다. 지난해 11월 아마존이 킨들파이어를 내놓았을 때와 똑같은 가격(199달러)이다. 200달러가 채 안 되는 금액이다. 태블릿을 구입하고 싶지만 가격 때문에 주저했던 소비자에게는 넥서스7이 제격인 셈이다. 



물론 킨들파이어가 저가 태블릿 시대를 열었지만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떨어지는 게 사실. 게다가 킨들파이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변형한 자체 OS를 탑재하고, 구글플레이(구 안드로이드 마켓) 대신 아마존 앱스토어를 내장하면서 매력이 반감됐다. 출시 2개월 만에 시장점유율 14%를 기록했던 킨들파이어가 더 이상 세력을 확대하지 못한 요인이다. 

둘째, 구글 안드로이드의 최신 OS인 젤리빈을 탑재하는 등 최신 사양을 갖췄다. 화면 전환이 훨씬 빠르고 매끄러워졌다. 또 7인치 태블릿 중에서는 유일하게 쿼드코어칩(테그라3)을 장착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네 개 있다는 뜻으로 프로세서가 두 개인 킨들파이어와는 차이가 난다. 해상도도 1280×800으로 킨들파이어(1024×600)보다 뛰어나다. 킨들파이어에는 없는 카메라 기능(120만화소)도 탑재돼 있다. 

셋째, 넥서스7은 가볍다. 킨들파이어가 410g인 반면 넥서스7은 무게를 더 줄여 340g밖에 나가지 않는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넥서스7의 가장 큰 매력은 휴대성에 있다”고 말했다. 

위의 기사를 요약하면 넥서스7이 잘 팔리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저가태블릿으로서 고사양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구글이 보장하는 신뢰성까지 가진 것이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더이상의 기기가 나오기 힘들다. 

일설에 의하면 처음에는 삼성에 의뢰하려고 하던 구글이 기기를 더 싸게 만들기 위해 적은 마진을 가지고 만들 업체를 찾다보니 대만의 아수스로 결정했다고도 한다.



넥서스7의 돌풍, 태블릿 시장의 미래는?

이런 일련의 흐름으로 태블릿 시장의 미래를 유추할 수 있다. 이전부터 내가 말해왔듯이 태블릿 시장은 애플 아이패드란 고가태블릿과 킨들 파이어로 대표되는 저가 태블릿으로 양분된다. 그리고 고가태블릿은 아이패드만 살아남을 것이다.

당분간 혁신과 유행은 아이패드가 리드할 것이다. 더 많은 수익을 얻는 쪽이 더 많은 개발비 등의 여력을 지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패드의 불안요소는 아이폰과의 연계효과이다. 아이폰의 인기가 떨어지면 아이패드도 인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앱스토어가 침체한다면 아이패드도 침체한다.

반대로 저가태블릿은 상대적으로 고가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는 별도의 시장을 형성할 것 같다. 물론 여기도 구글의 플레이스토어가 영향을 주겠지만 사실상 저가 태블릿은 웹 기반의 컨텐츠에 기반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마켓의 영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지는 않는다.




넥서스7은 현재 나오는 고급 스마트폰과 같은 성능을 가지고는 너무도 싼 가격에 손에 넣을 수 있는 스마트 기기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앞으로 안드로이드의 저가 태블릿은 가격이란 측면에서 시장에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적절한 컨텐츠와 신뢰성 보장만 따른다면 결국 태블릿 시장은 지금의 PC와 맥 정도의 점유율로 재편될 것이다. 저가태블릿이 PC가 되고 아이패드는 맥이 된다는 뜻이다.

물론 그런 것이 애플에게 굳이 나쁜 것도 아니다. 지금의 맥은 이미 충분히 수익을 올리는 좋은 기기이기 때문이다. 아이패드가 설령 9퍼센트 정도의 점유율이 된다고 해도 여전히 시장을 리드하는 좋은 기기로 남을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