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라는 말이 있다.  중국 송나라의 저공이  키우는 원숭이들에게 먹이를 아침에는 세 개, 저녁에는 네 개를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들이 화를 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침에는 네 개, 저녁에는 세 개를 주겠다고 바꾸어 말하니 기뻐하였다는 고사이다. 이것은 흔히 교활한 꾀로 누군가를 속일 때 이르는 말이다. 그렇지만 드물게도 나쁜 뜻이 아닌 좋은 케이스로 이런 조삼모사 같은 경우를 볼 수 있다. 



나는 특히 5인치 태블릿을 그런 예로 들고 싶다. 현재 스마트폰의 롤모델이 된 아이폰의 화면크기는 3.5인치였다. 그런데 아이패드의 크기는 약 10인치였다. 그러자 경쟁제품인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전자책 단말기와 비슷한 7인치로 나왔다. 스티브 잡스는 이런 태블릿의 화면크기를 비웃었고 잠시 그것은 맞는 말처럼 적용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이번에는 태블릿이 아닌 스마트폰이 크기를 5인치로 키워서 나왔을 때 사람들은 그 넓은 화면과 사용성에 반해서 기꺼이 구입했다. 6인치 '태블릿'인 갤럭시 탭이 판매 부진을 겪었는데, 1인치 작은 5인치인 '스마트폰' 갤럭시노트는 없어서 못파는 사태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붐에 힘입어 5인치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얼마전까지 이런 시장에서 국내 회사 제품은 단 두개였다. 삼성의 갤럭시노트, LG의 옵티머스뷰이다. 다른 회사들은 그냥 스마트폰만 내기에도 힘겨워보였다. 그런데 여기에 드디어 새로운 도전자가 나왔다. 발빠른 행보와 나름의 개성을 구축하는 팬택이 이번에는 5인치 스마트폰을 내놓은 것이다. 바로 베가 S5이다.



지난 7월 5일, 베가S5의 쇼케이스가 청담동 클럽에서 열렸다. 이 날은 오랜 가뭄을 풀어주는 비가 내렸는데, 마치 팬택에게 있어 그동안 절실히 필요했던 또하나의 라인업을 축하해주는 것만 같았다.



클럽에서 열린만큼 분위기는 보통의 딱딱한 행사장과 달랐다. 거친 비트의 음악이 연주되고 파티처럼 음식이 차려진 가운데 한쪽에서는  베가S5가 중심을 잡고 여러 기능을 뽐내고 있었다. 블로거들을 위한 쇼케이스인 이날 짐작으로는 아마도 백명 정도 되지 않았나 싶다. 그만큼 팬택의 새로운 행보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사실 제품 발표 소식은 며칠 전 뉴스로 접했다 그렇지만 직접 체험하고, 이야기를 듣는 자리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그런만큼 나도 이날 좀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었다. 간단한 음식을 먹고 나서 시작된 프리젠테이션에 앉아 귀를 기울였다.




유승호다. 5인치 스마트폰의 타켓 고객은 아마도 여성이 아닐까? 현실적으로 남성은 5인치 스마트폰을 바지나 외투 주머니에 넣기 불편한 반면, 여성은 핸드백이라는 좋은 휴대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베가S5의 메인모델로 유승호가 나선 것은 흥미로웠다. 이제 고3이 된 유승호같은 훈남을 핸드백에 넣고 다니고 싶은 여성심리를 자극하기 위해서일까? 


참고로 상대적으로 남자들은 유승호에게 별 호응이 없었다. 오히려 그 후에 나온 제품 시연 여성모델에게 시선을 집중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본능일지도 모른다.

이전에 발표된 베가레이서2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나온 베가S5의 특징은 무엇일까?


우선 매우 얇아진 베젤을 들 수 있다. 단말기의 크기와 화면크기가 거의 일치하게 되었다. 화면을 둘러싼 부분을 극도로 줄였기에 제품크기는 작은데도 화면은 크다. 또한 이런 점에 힘입에 한손으로 잡고도 화면을 터치해서 조작하기 편리해졌다.



요즘은 워낙 스마트폰 업체 사이에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이런 발표회장에서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베가 S5 쇼케이스에서는 그립감이나 디스플레이 블라인드 비교를 하는 부분에서 타사 제품을 폄하하는 문구를 쓰지 않았다. 이런 점은 정당한 경쟁을 위해 바람직했다. 디스플레이 비교도 모두 최고 밝기의 같은 조건에서 진행되었으며 이름표 말고는 별도의 설명 문구가 없었다. 그립감 비교도 체험형으로서 비교적 공정한 진행이었다.



화면도 매우 깔끔하다. 소니에서 나온 IPS HD화면은 크고도 선명하다. 이런 화면에 자신이 있기에 휴대폰 두 대의 화면 연동 기능과 멀티태스킹 기능, 미니 윈도우 기능을 집어 넣었다. 베젤을 작게 만든 이 제품은 전면에서 스크린의 비율이 73.7%라고 한다.



국내 최초로 1천3백만 화소의 카메라를 내장한 점은 충분한 자랑거리다. 소니의 이면조사식 카메라 모듈은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준다. 아이폰4S에 들어간 모듈의 진화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DSLR을 연상시키는 기능도 있다. 최대 연속 300장 촬영이 가능한 연사기능이 탑재 되었다. 앞으로는 스포츠 경기나 댄스 등 빠른 동작을 연사로 찍어서 순간을 포착하는 것도 가능할 듯 싶다.



셔터를 누르고 나서 찍힐 때까지의 지연시간이 없는 제로랙은 이런 빠른 처리속도의 결과이다. 움직이는 피사체를 한 번의 포커스로 담아내는 오브젝트 트레킹 포커스 역시 진보된 카메라 모듈과 처리기술이 이뤄낸 결과이다. 적어도 베가S5를 쓰면 간단한 촬영에서 DSLR을 부러워할 일이 별로 없을 듯 싶다.




이렇게 성능이 좋아질 수록 걱정되는 것이 있다. 바로 배터리 유지시간이다. 베가S5는 화면까지 커졌기에 더욱 심한 전력소모가 예상되었다. 그러나 의외로 이 제품의 배터리 유지 시간은 길다. WTR이라는 칩을 적용해서 필요없는 전력을 절약했기 때문이다. 이 칩으로 인한 배터리 효율은 25퍼센트 가량이니 상당하다.



처리속도를 담당하는 메인 AP는 베가레이서2에 채택된 퀄컴 S4 MSM8960이다. 요즘 여러 스마트폰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칩은 전력소모와 성능향상의 두 가지를 잘 만족시키는 좋은 칩이다.


이 밖에도 커진 화면으로 인해 소프트 키가 보다 사용하기 편리해졌다. 대화형 음석인식 기능도 탑재되어 편리함을 더한다.


이것으로 끝일까? 아니다. 마치 애플처럼 팬택은 이 제품에서 원모어띵을 준비했다. 베가S5와 연동해서 쓸 수 있는 화면출력 모듈이다. 스크린 링크 기능을 쓸 수 있는 이 제품은 스마트폰과 모니터를 와이파이 방식으로 무선연결해 준다. 와이파이 디스플레이 동글을 TV 단자에 꽂아주기만 하면 VEGA S5와 연동이 된다.




게임이나 웹서핑, 동영상 감상에 이르기까지 이 제품의 활용성은 매우 높다. 가속도 단자를 이용한 게임응 모니터로 즐기는 데까지 이르면 닌텐도의 위가 부럽지 않을 정도이다. 와이파이 동글의 정식 시판은 8월 정도 예상한다고 한다.




처럼 베가S5는 많은 좋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 특별히 SKT와 공동 마케팅을 벌이기에 SKT사용자만이 사용 가능하다. 마침 나는 SKT사용자이기에 별 무리없이 쓸 수 있겠지만 다른 가입자들은 약간 섭섭할 수도 있다.




직접 손에 들고 써 본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카메라의 선명함과 정확도는 기술의 진보를 느끼게 할 만큼 우수했다. 깔끔한 화면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충분히 드러낸다. 


미니윈도우라고 불리는, 멀티 태스킹 기술로 한 화면에 여러개의 창을 띄우고는 작업 여러개를 동시에 시킬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기술은 바로 이런 진보를 하라고 있는 것이다. 내 블로그 창을 연 상태에서 동영상이 원활하게 재생된다. 다중 코어의 장점이 충분히 전달된다.


고급스러운 느낌과 우수한 기술력, 사용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어우러진 베가S5는 좋은 5인치 스마트폰이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클럽에서 열린 쇼케이스와 마찬가지로 기존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으로부터 탈출해서 자유를 찾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앞으로 이 제품-베가S5를 주목해봐야겠다. 

본 포스팅은 SKY 오피니언 기자단 활동으로 지원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