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란 무엇인가? 매우 철학적으로 보이는 이 질문에는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올 수 있다. 유용한 삶의 도구라는 대답부터 시작해서 이웃과 소통하게 해주는 기기, 패션소품 등의 대답도 나올 수 있다. 그 가운데 한가지 대답으로 이런 대답도 가능할 것이다. '휴대전화에 각종 센서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기기' 라고 말이다.



한번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카메라는 인간의 거의 모든 감각을 센서로 내장하고 있다. 먼저 카메라가 시각을 구현한다. 마이크가 청각을, 터치스크린이 촉각을 대신한다. GPS는 객관적 위치를 알려주고 가속도센서와 자이로스코프는 밸런스 감각을 구현할 수 있다. 아마도 좀 있으면 후각이나 미각까지도 검출 가능한 센서가 개발되어 내장될 지 모른다.

이런 센서들이 컴퓨터에 연결되고 인터넷으로 연결되면 놀라운 가능성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자유로운 개발이 가능한 앱이 창의성을 부여하게 되면 더욱 엄청난 기능을 발휘한다. 과거에는 SF소설에서나 상상가능하고 미래영화에서나 보던 기능을 우리가 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 근원이 되는 센서기술에 대해서 깊이 알아볼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개발되어 스마트폰에 쓰이는 각 센서의 기술수준과 그 전망을 고찰해보는 건 그런 의미에서 가치있는 일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 하나씩 알아보자.

카메라 - 화려하고 다채로운 기능을 가져다주는 광학 기술.

스마트폰이 철저한 디지털 기술의 집합체라면 아마도 카메라는 그 가운데서 가장 아날로그적인 기술이 집적된 센서라고 칭할 수 있다. 가장 미묘한 빛을 렌즈란 도구로 모아서 CMOS소자에 닿게 하고 그걸 전기신호로 바꾸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렌즈에 해당하는 부분은 아직까지 그 어떤 수단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아날로그 영역이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는 손톱만한 크기도 안되는 면적에 렌즈와 촬상센서, 셔터유니트를 집적시킨 모듈형 부품이다. 보통 우리가 손에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카메라와는 차이가 있다. 좋게 말하면 핵심기능만 모아 초소형으로 만든 셈이지만, 나쁘게 이야기하면 좋은 품질의 사진을 찍기 위한 아날로그적 요소들을 최대한 생략한 채 만들어진 셈이다.

현재 스마트폰에 들어간 카메라는 이른바 '폰카'라고 불린다. 크기는 작지만 화소는 수백만 화소를 넘어섰고 상당한 다이내믹 레인지를 보여준다. 적어도 빛이 충분한 곳에서는 상당히 우수한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나아가서 이면조사 방식을 쓰고 조리개값이 2.8까지 확보되어 어두운 곳에서의 성능도 나아지고 있다. 모듈 크기를 늘려 천만이 넘는 화소의 카메라를 내장한 스마트폰도 나왔다.

스마트폰에서는 이 카메라로 단지 사진과 동영상만 찍는 것이 아니다. 바코드를 인식하기도 하고 3차원 마크인 QR코드를 읽기도 한다. 동작을 감지하고 얼굴을 인식할 수도 있다. 증강현실같이 현실을 전송하고는 그 위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덧입혀 표시하기도 한다.

팬택의 최근 모델에서는 근접조도센서와 결합하여 모션인식기능까지 발휘한다. 사용자의 손짓이나 제스처를 인식해서 그에 따른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인간이 눈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도전한다고 봐도 된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까?



1) 하드웨어적으로 보다 정교하고 좋은 성능을 추구한다.

광학적으로 볼 때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폰카모듈은 최악의 조건에 가깝다. 크기가 작아야 하니 렌즈도 작을 수 밖에 없다. 빛을 인식해서 전기신호로 바꾸는 CMOS 센서도 크기를 늘릴 수 없다. 얇아야 하니 초점거리도 짧다. 배터리 수명을 고려해야하기에 전력소모도 아주 작아야 한다. 이런 악조건에서 사용자들은 보다 세밀하고 품질좋은 사진을 바란다. 이런 요구에 맞추기 위해서 많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아이폰4S에 들어간 카메라모듈은 소니의 부품으로 알려졌다. 발표회에서 공개된 바에 따르면 5개의 렌즈가 들어갔으며 이면조사 방식의 센서를 썼다. 렌즈를 5개나 넣은 것은 구면수차를 없애고 광학적 특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렌즈를 넣으면 당연히 빛의 투과가 제한되기에 사진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 이면조사센서다



이면조사센서는 앞으로 모든 전자식 카메라의 미래가 될 것이다. 종래의 센서는 제조공정 때문에 빛을 받는 부분 앞에 전기회로 배선이 위치한다. 따라서 우물 바닥에서 받는 빛처럼 양이 제한된다. 이면조사 센서는 배선이 있는 앞이 아니라 뒤쪽으로 빛을 받아서 보다 많은 빛을 확보한다. 때문에 보다 밝고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아직까지 이 방식은 커다란 크기를 만들기 어렵기에 작은 폰카모듈에 우선적으로 쓰이고 있다. 현재는 아이폰4S나 소니 엑스페리아 시리즈 등 공급되는 곳이 제한적이지만 나중에는 모든 디지털 카메라 영역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센서 앞에 있는 컬러필터의 배치방식을 개선한 포베온 방식을 비롯해서 센서 부분에서 많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종래의 센서도 기술을 개선해서 점차 ISO값을 올려 어두운 곳에서 민감도를 높인 사진을 찍어도 노이즈가 적게 생기고 있다. 앞으로 이런 성능개선노력은 곧바로 스마트폰 영역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2) 보다 정교한 시각인식을 제공할 것이다.



스마트폰 내장 카메라는 단지 사진을 찍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동작을 감지하고 밝기를 거출하며 모양을 인식한다. 이미 아이폰과 맥의 카메라를 이용해서 사진을 찍고 아이포토에 넣으면 얼굴이 자동으로 인식된다. 이런 기술이 보다 정교하게 발전하면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다.

팬텍의 스마트폰 베가 LTE EX는 모션인식을 통한 인터페이스를 탑재하고 있다. 손을 휘저으면 전화를 받을 수도 있고, 한번 스치면 다음 음악으로 넘어가는 등 다양한 명령을 지원한다. 신기하게 볼 수도 있지만 닌텐도의 Wii나 XBOX의 키넥트에서는 이미 보편화되고 있는 게임 인터페이스다. 따라서 이 방면의 카메라 기술이 발달하면 많은 부분에서 콘솔게임의 영역을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을 위해서는 센서의 내구 특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사실 카메라 센서는 항상 동작하지 않는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1초 남짓, 동영상조차도 보통 20분 이상 동작시키는 경우가 별로 없다. 그렇지만 동작인식 등에서는 4시간 이상도 켜진 상태로 작동해야 한다. 이럴 경우의 발열을 견딜 수 있는 개선이 필요해질 것이다.

3) 3D를 포함한 입체인식, 특수촬영 분야로도 발전한다.

최근 카메라계의 아이폰이라는 한 제품이 공개되었다. 사진을 찍을 때 초첨을 맞추는 보통 카메라와는 달리 일단 찍고 나면 어디든 자동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카메라였다. 이런 방식의 카메라는 기존의 카메라 영역보다 오히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혁신적 기술을 원하는 플랫폼에 잘 어울린다. 성급한 사람들은 벌써부터 해당 제품이 차기 아이폰에 내장되기를 바란다. 스마트폰에 있어서 센서의 발달은 그만큼 사람들을 보다 흥분시키고 창의력을 증진시킨다.


3D기술 역시 우리의 미래에 빼놓을 수 없다. 영화 아바타로 촉발된 3D붐은 각 가전회사의 경쟁적인 3DTV 출시와 함께 닌텐도의 3DS 게임기 등으로 궤도에 올랐다. 그런데 의외로 이 3D영상을 찍는 방법은 간단하다. 인간은 양쪽 눈을 이용해서 그 미묘한 시차로 입체감을 판단한다. 따라서 카메라도 두 대로 시차를 둬서 촬영하면 된다. 엇갈린 두 장의 같은 사진이 효과를 만들고 나면 다시 3D 디스플레이가 그대로 인간의 눈에 입체감으로 착각을 주도록 비춘다.

지금도 약간의 단가상승을 각오한다면 스마트폰에 카메라 모듈을 하나 더 내장하는 건 어렵지 않다. 한국에서는 LG의 옵티머스 3D 같은 모델이 이미 출시되어 있다. 앞으로 스마트폰에서는 3D촬영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것은 단순히 찍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3D를 이용한 입체의 인식 그 자체도 중요하다. 두 개의 카메라를 통해 들어온 엇갈린 모습과 움직임은 사물을 그저 평면적으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 입체적으로 인식해서 알려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카메라는 인간의 눈보다 더 발전할 수있다. 인간의 눈은 가시광선 범위 밖에는 보지 못한다. 하지만 카메라 센서는 개발하기에 따라서 파장이 긴 적외선을 볼 수 있고 파장이 짧은 자외선을 볼 수도 있다. 적외선을 이용한 열영상 감지나 자외선을 감지하는 특수촬영 분야로의 발전도 충분히 생각할 만 하다.

이렇듯 시각에 해당하는 카메라 센서의 발전은 스마트폰에 화려하고 다채로운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우리가 영화속에서나 보는 그런 신기한 기술이 눈앞에 펼쳐지기 가장 쉬운 영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전체참조 : 스마트폰에 적용된 센서, 미래전망은? (디지에코 - 이슈앤 트랜드) , 필자 : 안병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