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꼽을 때 가장 먼저 꼽는 분야는 바로 가정용 텔레비전이다. 이미 애플은 컴퓨터만을 제조하는 전문업체가 아니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통해 지능형 가전제품을 취급하는 회사가 되었다. 또한 아이튠스와 아이북스를 통해 컨텐츠를 유통하는 회사의 이미지도 가져가고 있다. 따라서 애플이 TV를 만든다고 해도 별로 충격적인 일은 아니다.





실제로 스티브 잡스는 투병 중에도 티비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인터페이스를 연구하면서 드디어 ‘궁극의 텔레비전’을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잡스의 구상과 사업방향을 충실히 옮기는 애플의 특성상 애플이 티비 시장에 뛰어드는 건 이미 기정사실에 가깝다.


물론 애플의 티비사업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애플은 ‘취미’라는 이름을 붙이고 셋탑박스 형태의 티비를 만들어 팔았다. 매킨토시의 하드웨어를 간략화하고는 컨텐츠 유통수단으로 아이튠스를 이용한 첫번째 애플티비가 나왔다. 그리고 이것이 별로 반응이 없자, 아이패드의 하드웨어를 간략화시키고는 다운로드가 아닌 스트리밍 대여 형태로 판매하는 두번째 애플티비를 출시했었다. 그렇지만 잡스는 이것을 모두 ‘취미’라고 말하며 본격적인 사업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아마도 이것은 통합적인 사용자경험을 중시하는 애플의 성향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컴퓨터를 예로 들어보면 애플은 단순히 본체나 특정부분만 제조해서 내놓지 않는다. 아이맥은 모니터와 본체, 스피커가 일체화되어 있고, 키보드와 마우스에 이르기까지 모두 애플이 직접 제작한 제품을 공급한다. 모든 최종적인 경험을 통제하려는 이유다.


마찬가지로 애플이 직접 만드는 티비라면 본래 액정패널부터 시작해서 녹화장치에 이르기까지 당연히 애플의 제품으로 채워져야 정상이다. 따라서 기존의 티비와 연결해서 쓰는 셋탑박스는 애플입장에서는 불완전한 제품이다. 최종 사용자경험에서 모니터 화질이라든가, 세부조정을 통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애플티비는 마치 소프트웨어의 테스트버전처럼 미국을 비롯한 몇몇 지역에서만 서비스되고 있다. 넷플릭스 같은 비디오 렌탈 회사와 제휴했고 유튜브 영상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크게 주력하지 않고 있다. 


본격적인 일체형 티비는 이제까지 애플티비가 아닌 iTV(아이티비)란 이름으로 나올 거라 예상했었다. i시리즈야말로 아이폰, 아이패드와 더불어 애플의 주력제품이란 확실한 인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명칭이 아니라 약간 다른 이름으로 나올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출처)


TV 완제품 형태로 예상되는 차세대 애플TV가 아이패널(iPanel)로 불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제프리 시장분석가인 피터 미섹이 이같이 주장했다고 CBS, 애플인사이더 등 주요외신이 4월 5일(현지시간) 전했다.


피터 미섹은 애플이 올 연말까지 200만대 TV를 출하해 아이패드와 아이폰 판매를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애플TV가 아이TV(iTV)라는 이름 대신 아이패널(iPanel)로 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섹은 보고서에 애플TV가 TV를 뛰어넘는 제품이라서 제품이름에 TV를 넣지 않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TV는 TV 뿐만 아니라 게임기, 미디어허브, 컴퓨터, 홈엔터테인먼트 기기 등을 모두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영국 TV방송국 ITV가 상표권을 넘기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애플TV가 아이패널로 불릴지는 미지수다. 다만 애플이 TV 완제품을 개발한다는 그의 주장은 실현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홍하이가 최근 샤프에 8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결정했다. 시장분석가들은 그 이유를 애플TV 생산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사실 명칭이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티비든 아이패널이든 애플의 TV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 중요한 건 이 제품이 과연 어떤 파급력을 가지는 지, 그리고 한국에는 들어올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이다. 또한 한국에서 과연 성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전망도 중요하다.





새로운 애플티비 출시는 단순한 텔레비전 판매만 의미하는 게 아니다. 구체적으로는 그 안에서 볼 수 있는 글로벌 방송, 영화, 동영상을 뜻한다. 아이튠스나 앱스토어처럼 개인이 제작한 영상을 다른 사람에게 팔고 애플과 수익을 나누는 시스템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일단 애플이 집중하고 하드웨어를 만들어 컨텐츠와 함께 내놓으면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다.


차세대 애플TV, 아이패널의 가능성은?


동영상 방송 컨텐츠가 포함된 애플의 티비 서비스가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은?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도 있다. 아직은 미국에서만 서비스되며, 거기서도 성공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특별히 한국만 노려서 빠르게 서비스될 리도 없다. 따라서 논하는 것 자체가 의미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만 한단계만 돌려서 생각해보자. 현재 세계 가전제품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가 어디일까? 바로 한국 업체인 삼성과 엘지다. 이 두 기업은 기존의 강자였던 소니를 밀어내고 당당히 가전업계의 리더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애플티비든, 아니면 이에 맞선 구글의 티비든 한국업체를 배제하고 이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미 시장에서 쌓은 인지도와 제조기술, 마케팅 방식이 앞서 있다.


애플은 적어도 티비시장에서는 직접적인 경쟁상대로 삼성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애플티비가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시장을 일종의 테스트베드로 삼을 수 있다. 실제로 휴대폰 업체들이 점유율도 작은 한국시장을 이런 식으로 운용한 적이 있다. 아이패널의 성공가능성을 점치기 위해 기존의 애플서비스에 덧붙여 한국에 전격적으로 서비스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패널이 한국에 들어오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문화적인 차이와 제반 여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애플 제품과 서비스는 항상 기존 어떤 제품과도 다른 파격적인 기능과 서비스로 성공했다. 따라서 새로운 아이패널이 얼마나 혁신적이고 매력적인 제품인가에 따라 성공여부가 갈릴 것이다. 아이폰4S에 채택된 지능형 음성 서비스 시리(Siri)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 이것을 얼마나 교묘하게 이용해서 티비의 혁신을 가져오는가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애플의 제품과 서비스는 실질적인 성공과 관계없이 많은 경쟁업체들을 자극한다. 아이북스가 나오자 한국에서도 갑자기 많은 전자책 서비스가 정비되었고, 애플제품의 인기는 리셀러의 폭증을 가져왔다. 이번에도 아이패널의 성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삼성과 엘지가 구글티비 진영의 적극 참여할 수 있다.


이렇듯 소비자에게 있어서 애플의 서비스는 관련 산업전체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사실 아이패널의 진짜 중요한 가능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업계의 풍부함을 만들어주는 도전으로서 너무도 필요하다. 새로운 애플 서비스가 보다 많이 한국에 들어와서 소비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넓혀주기를 바란다.


* 전체참조 : 애플 서비스, 한국진출 가능성과 전망. (디지에코 - 이슈앤 트랜드) , 필자 : 안병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