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세계 IT업계에 가장 화제를 뿌리는 기업은 어디일까?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미국의 애플을 꼽을 것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매킨토시에 이르기까지 매력적인 기기를 만들 뿐더러 그 안에서 쓸 수 있는 컨텐츠와 서비스까지 취급한다는 점에서 애플은 진정으로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IT기업이라 볼 수 있다. 비록 혁신의 아이콘처럼 여겨진 스티브 잡스가 죽었어도 여전히 애플은 문화현상을 포함한 변화의 최선두에 서 있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애플의 모든 서비스가 온전히 들어온 것은 아니다. 복잡한 국내의 유통구조를 비롯해서 비즈니스적인 채산성, 법적규제 등의 복잡한 요인에 의해 일부 서비스만 들어와있는 실정이다. 종래에는 소득이 높은 일본이나, 인구가 많은 중국에 비해 작은 소비자를 탓하며 포기하는 면도 있었다. 


하지만 근래 한국에서도 애플제품의 판매고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늘고 있다. 이에 맞춰 애플의 서비스가 직접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한국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애플의 서비스 가운데 아이튠스의 향후 전망을 예상해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이다. 마침 아이튠스가 극비리에 한국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출처)





최근 애플이 국내 주요 음악 제작사를 접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아이튠스스토어 연내 오픈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아이튠스 이후`의 한국 음원시장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권리자들은 아이튠스스토어 국내 진출을 일단 환영하고 있다. 다운로드 방식 과금이라 곡을 팔 때마다 수익이 늘기 때문이다. 국내와 달리 정산과정이 빠르고 투명한 것도 장점이다.


인디음악계도 관심이 높다. 인디음악 팬은 음악에 대한 관심과 지불의사가 높은 편이라 아이튠스에도 지갑을 쉽게 열 것이란 기대다. 이창희 미러볼뮤직 대표는 “인디 콘텐츠 소비자나 아티스트는 아이폰 이용자가 많아 잠재 고객이 더 많다고 본다”며 “인디음악에선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사에 파격적 수익 배분과 해외 유통 지원을 약속하고 소녀시대나 미쓰에이 같은 고정팬이 있는 인기 아이돌 신곡 독점권을 확보, 곡당 2000~3000원에 판매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시장을 넓히고 싶은 대형 기획사나 국내 활동의 한계를 느끼는 인디음악인 등에게 해외 진출 지원은 매력적인 당근이다.


이런 전략이 먹히면 권리자와 직계약한 아이튠스를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되고 국내 유통사는 아이튠스로부터 권리를 넘겨받아 유통해야 하는 극단적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해외 플랫폼 종속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K팝과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 유통은 대부분 유튜브 등에 의존하고 있다. 여기에 아이튠스까지 가세하는 것. 국내 창작자에게도 어느 순간 이런 의존이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


아이튠스는 애플이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컨텐츠 유통 서비스다. 주로 MP3, AAC를 포함한 음원파일을 취급한다. 곡당 0.99달러를 기본으로 해서 단계별로로 가격을 설정할 수 있다. 미국5대 메이저 음반사를 포함한 글로벌한 컨텐츠 업체들의 참여, 저렴한 가격과 곡당 다운로드가 가능한 구조, 편리한 검색과 쉬운 다운로드 방법, 애플이 제공하는 우수한 보안성이 특징이다.



아이팟을 비롯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모든 모바일기기에서 쓸 수 있으며 매킨토시와 PC의 아이튠스도 지원하기에 사실상 플랫폼의 제한은 없다. 현재 전세계 대부분의 음원시장은 아이튠스가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아이튠스는 유독 한국에만 들어오지 않고 있다. 한류열풍과 걸그룹으로 한창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은 공백지로 남아있는 것이다.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가지를 들 수 있지만 대표적인 건 두 가지다. 첫번째로는 한국의 음원유통구조가 글로벌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 세계의 메이저음반사와 공급계약을 맺고 있지 않다. 한국어 특성상 주로 자국내에서만 소비되는 지역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아이튠스는 전세계, 그중에서도 영미권을 중심으로 하기에 특별히 한국같이 시장이 작고 지역성이 강한 곳에 들어올 매력이 없다.


또 하나로 인터넷이 일찍부터 발달한 한국에서 이미 멜론을 비롯한 모바일 음원구조가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냅스터에 곤혹스러워하던 미국과 거의 동시에 소리바다를 통한 논란을 겪은 한국은 아이튠스보다 훨씬 저렴한 서비스를 현재 제공하고 있다. 현재 멜론은 곡당 500원에서 600원 정도로 아이튠스의 요금의 절반 수준이다. 정액제에서는 1만원 남짓한 금액에 150여곡으로 곡당 100원도 안될 정도이다. 




아이튠스가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 들어와도 막상 한국음원에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할 것이다. 외국 음악을 위주로 서비스한다면 사업성은 있겠지만 이런 경우에도 한국음악과 외국음악의 가격차이에 대해서 끊임없이 불만이 제기될 것이다. 따라서 섣불리 들어오지 못한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튠스가 영원히 한국에 들어오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한류열풍을 타고 한국음악이 동남아와 유럽을 비롯한 세계에 퍼지고 있다. 한국의 음원업체들은 한국안에서는 강할 지 몰라도 글로벌한 서비스경험이나 사업경험이 거의 없다. 일정부분 시장이 커진 상태의 한국음원 시장이 애플의 눈에 포착되면 언제라도 전격적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아이튠스, 한국에 들어오면 성공할까? 




아이튠스가 한국에 서비스되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먼저 한국의 음원서비스와 가격경쟁을 치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튠스가 음원가격을 국내에 한정해서 낮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히려 저작권을 쥔 가수나 국내 음반사와 협의해서 아이튠스의 표준가격으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낮은 가격에 불만이 있는 관련 업체들이 애플을 등에 업고 단합해서 멜론 등 서비스업체에 압력을 넣는다면 시장에 상당한 파란이 일어날 것이다.


아이튠스는 한국에도 곧 들어올 것이다. 다만 그것이 어떤 가격정책과 협력상태를 가지고 들어오게 될 지가 문제다.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면서 자기 입지를 다지기 좋아하는 애플의 정책상, 한국 서비스 업체들은 아이튠스 상륙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애플이 한국의 음원서비스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들어온다면 성공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하지만 제대로 된 이해가 없이 무조건 서비스부터 개시한다면 외국 음원 정도만 활성화되는 절반의 성공을 거둘 것이다.


* 전체참조 : 애플 서비스, 한국진출 가능성과 전망. (디지에코 - 이슈앤 트랜드) , 필자 : 안병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