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요가? 불교? 존레논과 스티브 잡스? 인도는 참으로 여러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공통적인 게 있다면 그 어떤 원초적인 정신이 살아있는 곳이란 점이다. 몸과 마음을 맑게 해주는 어떤 요소가 살아있다는 것이 인도의 느낌일 것이다.



그런 요소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면 아마도 음식이 아닐까. 채식을 통해 깨달음을 강조한다는 불교의 정진식도 있듯이 인도요리를 맛보고 싶다는 건 평소부터 내 희망사항이었다. 그래서 기회를 내서 친한 블로거와 함께 인도 요리 전문점을 찾았다.


인도라고 하면 흔히 말하는 요리는 카레다. 커리라고도 하는 이것은 인도의 향신료에서 착안해서 영국이 만들었고 그걸 다시 일본에서 쌀밥에 맞게 개량한 것을 한국이 받아들인 것이다. 갠지스강 유역에 위치한 오래된 도시 이름을 딴 베나레스는 이 커리를 기본으로 풍성한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다. 


숙대 근처에 있는 이 가게는 분위기부터 인도를 연상하게 한다. 음식을 먹으면서 이국적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우선 치킨 머쉬룸 스프부터 맛봤다. 닭과 버섯이 들어간 이 스프는 부드럽고도 담백한 맛을 낸다. 걸쭉하지 않고 산뜻한 기분을 주는 것이 다른 음식을 먹기 전에 입맛을 돋우시게 충분했다.


탄두리 치킨 샐러드는 전채요리지만 닭고기가 더 맛있었다. 역시 나는 채식주의를 할 수 없나보다. 사람은 고기를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다! 라고 울부짖은 어떤 독일 요리사의 말이 떠오른다. 적어도 나는 고기를 먹지 않으면 정신적으로 죽을 것 같다.


그렇다고 밥이 빠질 수는 없다. 카레의 원료인 강황으로 색을 입힌 고슬고슬한 밥은 닭고기와 아주 잘 어울렸다. 이것만으로도 슬슬 배가 부르려고 한다. 아! 이러면 안된다. 아직 먹고 싶은 것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감자와 야채를 향신료와 함께 넣어서 만든 사모사는 굳이 비유하자면 군만두와도 비슷하다. 그러나 모양도 다르거니와 한에서 씹히는 재료의 식감이 상당히 다른 느낌을 준다. 역시 같은 만두문화라도 중국과 한국 일본과는 또다른 형식으로 발전한 것이 재미있다.


다음에는 인도의 빵이라고도 할 수 있는 난에 치킨 마크니 소스를 찍어서 먹어보았다. 단맛과 좋은 향이 느껴지는 소스가 부드럽고 쫄깃한 난과 어우러지자 매우 맛있었다. 내가 지금 인도요리를 먹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다진 마늘을 넣은 마늘 난에 새우, 토마토를 넣은 프라운 마크니를 찍어 먹어보자 더욱 풍미가 살아난다. 이렇게 소스와 난 종류를 바꿔서 먹으니 보다 다양한 맛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샐러드크림 프라타는 얇은 빵에 토마토 소스와 크림을 얹어 구운 것이다. 샐러드와 함께 빵을 먹을 수 있으니 밸런스가 좋다고 할까. 인도의 이미지처럼 보다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을 듯 싶다.


식후에는 인도 전통차를 마셨다. 영국의 밀크티가 비슷하면서도 보다 진한 맛이 흘러나왔다. 


차를 마시며 잠시 인도를 생각했다. 사실 얼마전까지 인도여행을 하던 친구가 전화를 걸어왔다. 인도에 대해서 부푼 꿈을 가지고 간 친구인데 기대가 컷던 탓인지 실망을 잔뜩 한 기색이었다. 사실 해외라는 건 어쨌든 미지의 땅이다. 그곳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 객관적인 데이터는 있겠지만 개인의 취향이나 바램과 맞을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어떤 여행블로거는 말하기를 인도는 한번 빠져들면 그 매력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자주 가게 된다고 한다. 
친구를 위로해주며 나는 인도요리 한 번 먹어봐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회를 내서 이렇게 인도요리를 음미했다. 현실적으로 인도에 갈 수는 없기에 이렇게 인도요리를 먹으면서 그 친구가 보았을 인도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나는 과연 인도에 가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내가 바라는 인도는 어떤 모습일까? 베나레스에서 나는 내 마음속의 인도를 맛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