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다룬 SF작품에는 시간순으로 크게 두가지 부류가 있다. 하나는 우리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먼 시간 후를 다룬 초미래 작품이고, 다른 하나는 비교적 짐작이 가능한 몇 십년 정도 미래를 다룬 근미래 작품이다.


아이폰4S의 가장 혁신적인 시도는 음성인식 인공지능인 시리(Siri)의 탑재다. 그러나 아직 베타란 단어를 달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기능은 비유하자면 초미래 작품에 가깝다. 당장 눈앞에서 무엇인가를 멋들어지게 보여줄 가능성은 별로 없으며 실제 사용자들의 평가도 그렇게 나오고 있다.



아이폰4S - 그 안에 탑재된 새 운영체제 iOS5의 가장 뛰어난 신기능이자 핵심은 아이클라우드다. 이것은 근미래로서 보다 강력하고도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기능이다. 이번에는 바로 이 아이클라우드에 대해서 분석해보도록 하자. 우선 외국 컬럼리스트의 글인 Michael deAgonia의 글을  소개한다. 그는 컴퓨터월드의 객원 기고가로서 비교적 자세하고도 전체 맥락을 잘 짚어 아이클라우드를 소개했다. (출처)

쉽게 말해서 아이클라우드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애플의 서버에 자동으로 백업하는 총체적인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사용자가 찍는 모든 사진, 생성하는 모든 문서, 기록한 모든 점수, 북마크 및 연락처, 구매하는 모든 음원 및 영화, 모든 벨소리, 문자 메시지 및 홈 화면의 배치 등이 모두 애플의 서버에 백업된다.
 
그 뿐인가? 아이클라우드는 확장성도 갖고 있다. 만약 다른 기기를 갖고 있다면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사용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모든 기기가 데이터를 전송 받도록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클라우드는 이 모든 것을 백그라운드(Background) 상태로 처리한다.
 


iOS 5를 탑재한 기기들은 연결된 상태에서 사용을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백업을 진행한다. 하루 종일 찍은 사진은 다른 기기들에 동기화되어 있는 사용자의 포토 스트림(Photo Stream)에 업로드 되고 사용자는 자신의 컴퓨터로 이 사진들을 영구 보존할 수 있고 애플의 포토 스트림 서버에서는 30일간 보존할 수 있다. 즐겨찾기, 연락처, 현재 읽고 있는 책에서 마지막으로 읽은 페이지 등 모든 데이터 또한 자동으로 백업되고 다른 기기들과 공유된다.

컴퓨팅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게 마련이다. 아이폰은 늘 사용 편의성을 강조해 왔고 이 때문에 아이튠즈를 통해 문서나 사진 등의 데이터를 옮기는 애플의 방식은 꽤나 복잡했다. 사진과 문서의 공유를 자동화함으로써 애플은 파일 시스템에 대한 접속을 한 차원 뛰어넘는 기능성을 제공하게 되었다. (일부 사용자는 반대의 이유로 애플의 행보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들은 파일 시스템에 접속하고 싶어하며 파일 시스템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애플은 컴퓨팅을 간소화하여 수동 문서 관리 등의 번거로운 작업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마니아들에게는 그다지 달갑게 들리지 않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컴퓨터의 작동 방식과 원리에 대해 무관심하며 단지 데이터에만 신경을 쓴다.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자동 동기화와 백업은 사용자들이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안전망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만든 아이클라우드는 그가 말했듯, 하늘에 뜬 저장공간 이상의 어떤 것을 제공한다. 그것은 데이터의 공유 외에도 컨텐츠의 자동수집과 자동갱신, 사용자 취향의 수집과 분석 등이 망라된 기능이다. 굳이 말하자면 도서관의 사서 기능과도 비슷하다. 아이클라우드로 인해 사용자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인터넷으로 연결된 개인사서를 한 명씩 가지게 되었다. 그 사서는 나를 위해 내 개인 정보공간이란 서재를 잘 관리한다.

하지만 굳이 이런 의미뿐이라면 이미 숱한 기자와 블로거들이 제시한 바 있는 정도다. 우리는 지식은 넘치지만 막상 지혜는 귀한 시대를 살고 있다. 아이클라우드가 무엇에 쓸모있는가를 넘어서, 이것이 노리는 바가 어디에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보자.  

아이폰4S의 핵심, 아이클라우드의 장단점은?

1 . 아이클라우드는 애플의 모든 기기들을 묶어주는 단 하나의 허브로서 의미를 가진다. 애플 사용자는 각각의 분리된 기기를 독립적으로 쓸 수도 있지만 아이클라우드를 통해서 서로 연결함으로서 보다 많은 즐거움과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애플에서는 차근차근 그런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할 것이다.



2 .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다소 모자라는 저장공간이나 처리속도를 보충하면서, 포스트 PC의 용도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아이클라우드는 필수적이다. 좀더 시간이 지나면 애플은 고속렌더링 작업이나 인코딩, 디코딩 작업등을 굳이 아이패드에서 하지 말고 클라우드에 올려놓고 맡겨달라고 말할 것이다. 사용자는 파일을 올리고는 나중에 마치 세탁소처럼 그 결과물만 찾아가면 된다. 단 유료서비스가 될 것이다.

3 . 아이클라우드는 이렇듯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반면에 애플의 하드웨어를 통해서만 서비스를 해준다. 따라서 배타적인 요소로서 애플 사용자가 다른 기기로 쉽게 옮겨가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편리함으로 유혹해서 클라우드에 저장된 막대한 데이터는 사용자가 애플의 울타리 안에 있을 때는 행복하지만 나가려할 때는 엄청난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4 . 나아가서 마치 위치정보나 구매정보처럼 아이클라우드를 통한 사용자의 데이터 정보는 애플의 마케팅 등 기타목적을 위해 공짜로 이용될 수 있다. 사용자는 어차피 아이클라우드를 쓸 때 동의했기에 아무런 권리도 행사할 수 없다. 나중에는 이 점이 큰 문제가 될 것이다. 당신이 아이패드를 통해서 성인영상을 몇 편이나 저장하고 몇시간을 봤는지, 예전 남자친구1, 2, 3라고 이름붙인 폴더 속 사진을 애플이 알고 있다는 사실만 해도 좀 두려울 것이다.

5 . 애플의 기기만 쓴다면 몰라도 다른 회사의 기기와 함께 쓸 때 아이클라우드는 오히려 불편하다. 애플은 자사 기기외에 다른 기기가 동반성장하는 걸 원치 않는다. 따라서 아이폰의 아이클라우드를 안드로이드 태블릿, 아마존 킨들과 함께 쓰고 싶다고 산타클로스에게 빌어도 절대 이뤄질 수 없는 소원이 된다. 


5 .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아이클라우드는 지능형 클라우딩 서비스의 미래로서 업계를 리드해 나가게 될 것이다. 다른 업체들이 단순한 저장공간밖에 제공하지 못할 때, 애플은 기기와 통합된 기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계는 있어도 이만큼 매력적인 기능과 서비스는 나오기 힘들다. 보다 편리한 모바일 생활을 구현해주는 기능으로 오히려 나는 아이폰4S를 쓰면서 반드시 아이클라우드를 써보라고 권하고 싶다. 단 개인정보의 노출이나 글로벌 기업에의 의존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예외일 것이다. 세상은 편리해질 자유가 있고, 개인에게는 그럼에도 자기가 편한대로 살아갈 자유가 있다. 나는 아이클라우드를 주목해서 볼 작정이다.